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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로 희생당한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이 생전에 사용하던 ‘416교실’(기억교실)을 찾은 시민들이 방명록과 편지 글 등을 찬찬히 살펴보고 있다. 교실 보존 문제와 관련해 사회적 합의를 위한 논의 테이블이 마련됐으나 단원고 학부모들이 교실 강제정리 방침을 밝히면서 어려움에 직면했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당한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이 생전에 사용하던 ‘416교실’(기억교실)을 찾은 시민들이 방명록과 편지 글 등을 찬찬히 살펴보고 있다. 교실 보존 문제와 관련해 사회적 합의를 위한 논의 테이블이 마련됐으나 단원고 학부모들이 교실 강제정리 방침을 밝히면서 어려움에 직면했다.
ⓒ 박호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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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안산 단원고 학교운영위원회와 재학생 학부모회로 구성된 단원고 교육가족이 세월호 참사 2주기 이후부터 '416 교실'을 강제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7일 416가족협의회와 학부모회 등이 참가한 '416 교실' 이전 협의가 무산된 것에 따른 발표로 보인다(관련 기사 : 단원고 '416교실' 이전 협의 무산, 학부모협의회 퇴장).

장기 단원고 학교운영위원장은 18일 오후 안산교육지원청 별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장 위원장은 "희생자와 국민의 비난이 있더라도 재학생들의 최소한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다음 달 25일부터 5월 5일까지 교실 안에 있는 미수습 물품과 기록물 등을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장 위원장은 "세월호 참사 2주기인 4월 16일까지 전 국민 추모 기간을 고려해 교실을 주말에만 부분 개방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5월 6일부터 16일까지 교실 리모델링을 통해 여름학사 시작 전 학습교실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 모든 일정은 학생들이 수업하는 평일에는 진행하지 않고 주말을 이용해 정리할 것이며, 희생 학생들도 못다 이룬 꿈을 후배들이 펼쳐주기를 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장기 운영위원장이 이날 회견에서 밝힌 416 교실 정리 계획은 추교영 전 단원고 교장이 지난 2월 29일 발표하기로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그 전날인 2월 28일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중재로 사회적 합의를 이루기 위한 협의회를 열기로 하면서 발표를 보류한 내용이다. 

"교실 이전 추인 안 돼, 5차 협의회 참석할 이유 없다"

장 위원장은 지난 17일 안산교육지원청에서 열린 단원고 존치교실 관련 4차 협의회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이날 416가족협의회는 '단원고 존치교실 관련 협의회 제안문'을 추인하지 않아 교실 이전 합의가 무산됐다. 학부모협의회는 '세월호 참사 2주기를 기해 존치교실을 이전해 줄 것'을 학교 측에 요구하고 회의 중간에 퇴장했다.

장 위원장은 "4차 회의가 끝난 후 학부모들이 과감하게 교실을 정리하지 못하고 지금까지 기다린 게 후회스럽다고 말한다"며 "24일로 예정된 5차 협의회에는 교직원은 참석할지 몰라도 학부모들은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장 위원장은 "2차 협의회 때부터 교실 정리를 하는데 시간을 끌기 위해 말미를 준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도 이렇게 됐기 때문에 학부모들이 교실을 정리하는데 공사업체 선정 등 제약이 따라 집행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졸업 이후에 교실을 바로 정리했다면 방학 기간에 공사를 진행했을 텐데 지금 수업 중에 공사를 하게 되면 학생들이 불편한 게 한둘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을 볼모로 하지 않으려고 많은 걸 양보하며 끝까지 정리 결정을 안 해 준 것에 대해 학부모들이 불만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장 위원장은 "세월호 참사 2주기 기념행사와 관련해 교육가족 나름대로 준비하고 예산도 잡으려고 했는데 현재까지는 학생회 주관의 추모 프로그램을 후원하는 것 외에는 취소됐다"고 말했다.

장 위원장은 "이 시간 이후 발생하는 모든 책임은 유가족과 경기도교육청에 있다"고 주장하며 "이재정 교육감을 직무유기로 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원고 교육가족이 단원고 정상화를 위한 사회적 합의를 위해 마련된 논의 테이블에 불참 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희생 학생들의 '416 교실' 문제는 다시 한 번 격랑에 휩싸이게 됐다.


태그:#단원고 416교실, #단원고 기억교실, #단원고 교육가족, #단원고 존치교실 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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