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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서 감히 교육감님께 말씀드립니다. 학교비정규직에게도 차별밥상이 아닌 평등밥상이 될 수 있도록 즉시 시정을 하여 주실 것을 요청 드리며, 학교의 모든 선생님들이 행복해야 아이들이 행복할 거라고 믿는 소망으로 경남의 전체 학부모의 마음을 모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학부모 양영아(창원)씨가 박종훈 경남도교육감한테 보낸 편지 일부 내용이다. 18일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남지부는 학부모가 박 교육감한테 편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학교비정규직노조 경남지부는 지난 2월 말부터 경남도교육청 마당에서 '임금투쟁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학교비정규직노조 경남지부는 교사 등 정규직은 월 13만 원 정도의 식대를 받지만 비정규직은 한 푼도 없다며 '밥값'을 요구하고 있다.

18일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남지부는 학부모 양영아(창원)씨가 경남도교육청에 '교육감께 보내는 편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18일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남지부는 학부모 양영아(창원)씨가 경남도교육청에 '교육감께 보내는 편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 학교비정규직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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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을 자녀로 두었다고 한 양씨는 편지에서 "말로만 평등을 가르친다면 아이들이 평등을 배울 수 있을까요?"라며 "학교 안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선생님들이 차별받는 것은 여러 가지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차별적인 임금과 여러 처우들 중에서 우선으로 개선되어야 할 것은 밥값이 아닐까 생각됩니다"고 했다.

무상급식 재개를 위한 활동을 벌이기도 했던 양씨는 "그동안 부끄러움 무릅쓰고 처음으로 피켓 들고 거리로 나섰고, 처음으로 떨리는 목소리로 기자회견문도 읽어보았고, 행진이며, 집회며, 서명이며, 다양한 활동으로 애썼던 학부모님들의 마음에 부응하는 교육감님의 특단이었으리라 짐작해 봅니다"라고 했다.

그는 "밥값 못 내서 차별받는 아이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으로 우리 어른들의 마음이 움직여 경남전역을 들썩이게 만든 무상급식 원상회복을 위한 활동이 전개되었지요"라고 했다.

양씨는 "학교 안에서는 누구라도 차별받지 않고 평등하게 급식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온 경남을 들썩였습니다"며 "그런데 학교 안에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계신 선생님들은 밥값을 지급 받지 못한다고 합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부모 교육을 받다보니 '아이들은 어른들의 등을 보고 배운다'는 얘기를 듣게 되었습니다"며 "차별밥상이 아닌 평등밥상이 될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학부모 "차별 없이 밥값을 당장 지급"

양영아씨를 비롯한 학부모들은 "학부모들은 차별에 저항하고 있는 노동자들을 적극 지지한다. 학교비정규직 노동자에게도 차별 없이 밥값을 당장 지급하라"는 내용의 의견서를 경남도교육청에 전달하기도 했다.

학부모들은 "경남교육은 작년 한 해 홍준표 지사의 무상급식 지원중단으로 아이들의 밥값문제로 몸살을 앓았다"며 "아직 완벽하게 해결 된 것은 아니지만 학부모들의 무상급식을 원하는 의지와 행동, 그리고 경남교육감의 고뇌어린 결단으로 3월 아이들의 밥값 문제는 회복되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부모들이 무상급식 회복을 위해 해보지 않았던 피켓시위, 집회 이런 것을 했던 것은 단순히 아이들 밥값에 대한 부담이 아니었다"며 "학교에서부터 차별의 밥상을 받아야 하는 그 현실이 너무도 가슴 아팠고, 이것은 잘못되어도 단단히 잘못되었다는 생각에서였다"고 덧붙였다.

학부모들은 "학교에 교사, 공무원도 소중하다. 그러나 그보다 더 열악한 아픈 손가락 학교비정규직도 존재 그 자체로 소중하다"며 "이 교육적 가치로 경남교육감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했다.

이들은 "먹는 것으로 차별하는 것만큼 비참한 것은 없다. 무상급식문제의 첫 마음으로 학교비정규직 노동자의 밥값지급을 결단해 달라"며 "교육감께서 결단을 내리지 않는다면 학부모들도 학교비정규직노동자들의 밥값이 지급될 때 까지 함께 행동 할 것이며, 학교에서부터 평등교육 실현하기 위해 앞장 설 것"이라 밝혔다.


태그:#학교비정규직, #경남도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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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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