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10년 전, 시카고에서 개최된 레슬매니아22의 메인이벤트는 엄청난 야유 속에 마무리됐다. 악역이 이겨서였을까? 경기의 승자는 당시 WWE(World Wrestling Entertainment)를 대표하는 선수로 자리매김했던 존 시나였다. 하지만 존 시나의 상승세에 불만을 가진 많은 팬들의 야유 속에 환영 받지 못하는 비운의 스타가 됐다.

10년 전 야유가 재현될 위기에 처한 레슬매니아

 관중의 야유 속에 등장하는 로만 레인즈

관중의 야유 속에 등장하는 로만 레인즈 ⓒ WWE


그로부터 10년이 지나 WWE는 당시의 야유가 반복될 위기에 처해있다. 현재 WWE 월드 헤비웨이트 챔피언인 트리플 H를 상대로 로만 레인즈가 도전하는 경기가 메인 이벤트로 진행될 예정인데 로만 레인즈에 대한 팬들의 반응이 부정적이다.

WWE 최고의 대회인 레슬매니아의 메인 이벤트에서 앞으로의 모습이 기대되는 선수가 승리를 거둔다는 것은 굉장히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 그렇기 때문에 레슬매니아32를 통해 WWE를 대표하는 선수로 완벽한 대관식을 해야 하는 로만 레인즈에 대한 팬들의 부정적인 반응은 WWE에겐 크나큰 골칫거리이다.

 이미 한 차례 레슬매니아의 메인이벤트에서 좌절한 로만 레인즈

이미 한 차례 레슬매니아의 메인이벤트에서 좌절한 로만 레인즈 ⓒ WWE


로만 레인즈는 이미 작년에 개최된 레슬매니아31에서 브락 레스너를 상대로 메인 이벤트를 맡았다. 브락 레스너를 누르고 WWE를 대표하는 선수로 완벽히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으나 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하고, 머니 인 더 뱅크의 권한을 이용해서 경기 막판에 참가한 세스 롤린스에게 승리의 기쁨을 뺏겨야 했다. 당시에도 로만 레인즈에 대하여 부정적이었던 팬들의 반응을 의식해서 진행된 마무리였다.

팬들의 환호보다 야유가 더 큰 로만 레인즈

무엇이 로만 레인즈에 대한 반응을 이토록 부정적으로 만들었을까? 로만 레인즈는 멋진 외모와 강렬한 카리스마를 두루 갖춰 탁월한 상품성을 인정받고 있는 선수이다.

그렇기 때문에 WWE도 로만 레인즈를 적극적으로 밀어줬으나 이 과정에서 팬들의 역반응을 얻게 됐다. 지나치게 빠르게 밀어붙였다라는 반감과 선수의 기량 자체에 대한 의문 등 여러  문제가 뒤섞여 시작된 야유가 아직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코수술을 하고 잠시 쉬었던 로만 레인즈는 이번 주에 개최된 RAW에 컴백해서 트리플 H를 무자비하게 공격했다. 하지만 팬들의 반응은 역시나 그를 환영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오는 4월 3일에 개최되는 레슬매니아32까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분명 우려가 되는 부분이다. 역대 최다 관중수에 도전하는 레슬매니아32인데 관중수 목표를 이루더라도 끝마무리가 좋지 못하다면 큰 오점으로 남게 될지 모른다.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

 서바이버 시리즈2015에서 WWE 월드 헤비웨이트 챔피언에 올랐을 당시

서바이버 시리즈2015에서 WWE 월드 헤비웨이트 챔피언에 올랐을 당시 ⓒ WWE


로만 레인즈는 분명히 재능이 있고 어느 정도 자신의 자리를 확고하게 구축한 선수이다. 이미 작년에 두 차례 WWE 월드 헤비웨이트 챔피언에 오르기도 했다. 다만 WWE를 대표할 수 있는 선수가 되기 위해 전진하는 과정에서 팬들과 마찰이 생겼고, 지금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헤서는 결국 로만 레인즈가 본인의 능력을 팬들에게 인정받아야 한다.

그 방법은 로만 레인즈에 대한 계획을 설계하는 WWE도 함께 깊이 고민하고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우선 레슬매니아32에서 보여주는 팬들의 반응이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다.

반응이 계속 좋지 않다면 WWE는 무작정 로만 레인즈를 최고의 선수로 밀어줄 수 없다. WWE가 지나온 역사를 보면 선수의 능력을 믿고 밀어주는 과정에서 성공한 경우도 있었지만, 끝내 '왕관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정상의 자리에 오르지 못하거나 아주 잠시만 그 자리를 누려야 했던 경우도 있었다. 로만 레인즈에게 어떠한 미래도 무조건적으로 보장되어 있지는 않다. 반드시 본인이 쟁취해야만 한다.

앞서 예를 들었던 존 시나는 당당하게 자신만의 길을 걸으며 야유하는 팬들 못지 않게 많은 자신의 팬들을 거느리면서 훌륭한 상품성을 유지했고, WWE를 대표하는 선수로 엄청난 경력을 쌓았다. 야유를 하는 팬들도 10년 전에 비해 많이 줄어들었고, 느리지만 조금씩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왔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로만 레인즈도 언젠가는 그렇게 될 수 있을까? 앞으로의 성공을 위해 레슬매니아32를 최대한 인상적으로 마무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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