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올림픽에서 메달에 도전할 신태용호 와일드카드의 윤곽이 일부 드러났다. 신태용 올림픽 감독겸 A대표팀 코치는 손흥민(토트넘)의 와일드카드 발탁을 공식화했다.

최근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오는 3월 A매치 명단에서 손흥민을 제외했다. 올 여름 리우올림픽 본선에서 와일드카드 발탁이 유력한 손흥민을 두고 원소속팀 토트넘의 협조를 구하기 위한 배려였다. 신태용 감독 역시 일찌감치 손흥민을 선발하겠다는 구상을 숨기지 않았다.

발표가 조금 이른 감은 있지만 어차피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평가. 손흥민은 이미 신태용호 출범 때문에 본선확정시 유력한 와일드카드 0순위로 꼽혔다.

올림픽대표팀을 업그레이드할 손흥민의 가치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 ⓒ tottenham hotspur SNS


손흥민은 독일 분데스리가 1부리그에서 세 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고, 지난해 아시아 선수 최고 이적료인 2200만 파운드(약 400억원)를 기록하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에 입단하며 이미 한국축구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으로 자리잡았다. A대표팀에서도 팀내 최다 득점을 올리는 등 부동의 에이스로 꼽힌다. 월드컵과 아시안컵, UCL 등 최고 수준의 무대를 잇달아 체험하며 풍부한 큰 경기 경험까지 갖추고 있다.

손흥민은 2선과 최전방까지 공격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비교적 2선 자원이 풍부한 올림픽팀이지만 손흥민의 기술과 경험에 견줄만한 선수는 없다. 엔트리가 18명에 불과한 올림픽 본선에서 한 선수가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멀티 능력도 중요한 강점이다. 또한 아시아 무대보다 훨씬 강한 팀을 상대해야 하는 올림픽 본선에서 빠른 스피드와 돌파를 이용한 역습축구에 최적화된 손흥민은 반드시 필요한 존재다.

더구나 손흥민은 아직 병역을 해결하지 못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 때는 차출 가능한 나이였음에도 홍명보의 외면을 받았고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 때는 당시 소속팀 레버쿠젠의 반대로 차출이 불발되는 등 유난히 연령대별 대표팀이나 병역혜택과 관련된 대회와 인연이 없었다. 유럽무대에서 안정적인 축구경력을 이어가기 위해서라도 병역혜택이 절박하고, 그만큼 이번 대회에 임하는 동기부여도 강할 수밖에 없다. 물론 병역혜택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손흥민은 기량만으로 충분히 올림픽팀에 필요한 선수다.

변수는 손흥민이 EPL 진출 이후 주전 경쟁에서 밀려나며 경기력이 다소 떨어졌다는 점이다. 분데스리가 시절 부동의 주전으로 활약하며 높은 득점력을 자랑했던 손흥민은, 토트넘에서는 주전과 벤치를 오가는 로테이션 멤버에 그치고 있다. 손흥민은 지난 도르트문트와의 유로파리그 경기에서 오랜만에 득점을 신고하며 올 시즌 6골 6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꾸준함이 부족하고 리그와 중요한 경기에서의 활약이 저조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토트넘이 과연 손흥민의 올림픽 차출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협조해 줄지도 아직은 지켜봐야 한다.

한편 손흥민의 발탁이 기정사실화됨에 따라 또 다른 유럽파 공격수 석현준(25·FC포르투)의 와일드카드 발탁 여부는 다소 불투명해지면서 일부 팬들은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대표팀의 차세대 공격수 석현준, 가능성은 남아있다

석현준, '내가 먼저야' 한국 축구대표팀 석현준이 3일 오후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라오스와의 경기에서 캄라와 볼을 다투고 있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석현준. ⓒ 유성호


포르투갈 명문 FC포르투에서 뛰고 있는 석현준 역시 대표팀의 차세대 공격수로 주가를 높이고 있이는 자원이다. 아직까지 병역을 해결하지 못했다는 것도 손흥민과 공통점이다. 어린 시절부터 해외무대를 전전하며 많은 고생을 겪었던 자수성가형 스타라는 점에서 팬들의 지지도 높다.

당초 석현준도 올림픽팀 와일드카드 후보 중 하나로 유력하게 거론됐다. 하지만 손흥민이 발탁된 지금 석현준의 와일드카드 차출 가능성은 많이 낮아졌다. 공격 못지않게 신태용호가 시급하게 보완해야 할 과제는 수비진이다. 지난 1월 올림픽 지역예선을 겸한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도 신태용호는 공격보다는 수비에서 더 많은 문제를 노출했다.

신태용 감독은 일찌감치 본선에서는 와일드카드를 활용하여 A대표급 선수 중에서 수비진을 보강하겠다는 계획을 예고한 바 있다. 남은 2장은 아무래도 중앙수비수나 수비형 미드필더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홍정호, 장현수, 한국영 등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이들 모두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을 인정 받았고 A대표팀에서 중용되었던 선수들이다.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주축멤버로 꼽히고도 부상으로 낙마한 아쉬움을 겪었다는 공통점도 있다.

석현준은 전형적인 원톱 자원으로 분류된다. 제공권과 몸싸움에 강하고 포스트플레이 능력을 갖춘 타깃맨으로서 손흥민과는 다른 장점을 통해 올림픽팀에 기여할 수 있는 카드다. 현재로서 신태용호에 원톱 자원 역시 보강이 필요한 포지션임은 틀림없다.

다만 손흥민이 부분적으로 최전방 스트라이커 역할을 소화해줄 수 있고, 기존 자원 중에도 어쨌든 김현, 황희찬 같은 선수들이 있음을 감안할 때, 굳이 수비수 카드 한 장을 포기하면서까지 석현준을 꼭 데려가야 하는지 감독 입장에서 망설여질 수 있다. 석현준이 올 1월 포르투 이적 이후 출전시간이 들쭉날쭉해지면서 시즌 초반만큼의 활약을 이어가지못하고 있는 것도 약간 아쉬운 대목이다.

물론 석현준이 리우행 올림픽대표팀에 승선할 가능성도 아직은 열려있다. 앞서 언급한 수비수 자원 후보들 역시 소속팀의 올림픽 차출 동의를 얻어낸다는 보장이 없다. 물론 상대적으로 차출이 용이한 K리거나 아시아 리그 소속 선수 중에서 대안을 찾을 수도 있지만 검증된 대형 수비수의 영입이 불가능할 바에는 아예 석현준같이 확실한 선수를 기용하여 공격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선택할 수 있다.

더구나 올림픽 본선까지 기존 선수들의 부상같은 변수도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신태용 감독의 구상에 과연 석현준의 자리는 남아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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