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 2위 울산 모비스와 4위 안양 KGC는 4강 플레이오프를 넘어서지 못한 채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실패했다. 모비스는 오리온을 상대로, KGC는 KCC를 상대로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두 팀 모두 정규시즌에 비해 아쉬운 경기력을 보였고, 그만큼 기대에 못 미치는 활약을 펼친 선수들이 많았다. 특히 그중에서도 최악의 경기력을 보인 선수들이 존재한다.

4강 플레이오프를 끝으로 2015-2016시즌을 마감한 모비스와 KGC 선수들 중 4강 플레이오프 '워스트 5'를 선정해봤다. 두 팀 모두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만큼, 각 부문마다 경쟁률이 치열했다. 치열한 경쟁(?) 끝에 모비스 2명, KGC 3명이 워스트 5에 올랐다. 그 선수들의 면면을 살펴보자.

우선 가드는 KGC 박찬희다. 박찬희의 팀 동료 김기윤, 모비스의 에이스 양동근도 후보 중 한 명이었다. 김기윤과 양동근 모두 정규시즌에 비해 부진한 경기력을 드러내며 챔피언결정전 진출 실패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참고로 정규시즌 3점슛 성공률 2위 김기윤은 4강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3점슛 성공률 25%를, 정규시즌 3점슛 성공률 3위 양동근은 4강 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3점슛 성공률 15.4%에 그쳤다.

하지만 김기윤과 양동근의 부진도 박찬희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박찬희는 정규시즌 당시에도 저조한 경기력을 보이며, 빠르게 성장한 김기윤과의 포지션 경쟁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박찬희의 정규시즌 성적은 평균 21분 출장에 5.0득점 1.8리바운드 3.0어시스트에 불과했다. 그리고 그의 부진은 4강 플레이오프에서 정점을 찍었다.

박찬희는 KCC와의 4강에서 평균 11분여를 뛰며 1.5득점 1.0리바운드 1.5어시스트에 그쳤다. 단점이라 꼽히는 공격력은 물론이고 장점이라 꼽히던 리딩 및 수비력에서도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였다. 그로 인해 김승기 감독은 박찬희를 오랜 시간 코트에서 뛰게 놔둘 수 없었다. 심지어 3차전과 4차전을 통해 김윤태가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면서, 박찬희는 벌써부터 다음 시즌 경쟁을 고민하게 됐다.

포워드는 모비스 전준범과 KGC 전성현이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이 비시즌 큰 공을 드린 전준범은 이번 시즌 들어 팀의 주전 슈터로 자리매김했다. 전준범은 정규시즌 당시 54경기에 모두 출장해 평균 25분을 뛰며 9.3득점 2.8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특히 3점슛 성공률 38.3%를 기록하며 지난 시즌에 비해 크게 성장했음을 증명했다.

하지만 4강 플레이오프에 들어서자 전준범은 큰 경기 경험 부족을 여실히 드러내고 말았다. 지난 2014-2015시즌 플레이오프 당시 2경기에서 총 4분 46초밖에 뛰지 못한 전준범은 이번 4강 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평균 24분 49초를 뛰며 3.3득점 3.0리바운드에 그쳤다. 특히 3점슛 14개를 시도해 단 한 개밖에 성공시키지 못하며 모비스의 탈락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전성현은 6강 플레이오프와 4강 플레이오프에서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대학 시절 불법 스포츠 도박 혐의로 인해 정규시즌 54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은 전성현은 6강 플레이오프에서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 전성현은 삼성과의 6강에서 평균 23분여를 뛰며 11.0득점을 기록했다. 특히 경기당 평균 3점슛 3개를 성공시켰고, 3점슛 성공률은 38.7%에 달했다. 정규시즌 공백을 전혀 느낄 수 없는 활약이었다.

그렇지만 전성현의 활약은 '깜짝'으로 끝이 났다. 전성현은 4강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평균 17분여를 뛰며 1.5득점에 그쳤다. 3점슛 14개를 시도했지만 성공시킨 것은 단 한 개에 불과했다. 전성현의 깜짝 등장으로 아무런 대비책 없이 당했던 삼성과 달리, 전성현에 대한 대비를 충분히 마친 KCC는 전성현의 유일한 장기인 3점슛을 완벽히 봉쇄했다. 그렇게 전성현은 플레이오프에서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센터 포지션은 모비스 아이라 클라크와 KGC 찰스 로드다. 우선 클라크는 2015-2016 정규시즌 초반 리오 라이온스의 대체 선수로 모비스에 컴백했다. 클라크가 지난 2014-2015 플레이오프에서 유재학 감독이 기대한 모습을 보인 덕분에, 유재학 감독은 라이온스의 대체 선수로 단번에 클라크를 선택했다. 지난 플레이오프에서 보인 골밑에서의 확실한 활약상을 기대한 것이다.

하지만 대체 선수로 합류한 75년생 클라크의 활약상은 기대보다는 아쉬움이 컸다. 클라크는 경기마다 큰 기복을 보였고 함지훈, 빅터와 골밑에서 공존하지 못했다. 그리고 4강 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평균 25분을 뛰며 11.0득점 7.0리바운드 3.3턴오버로 모비스의 챔피언결정전 진출이 아닌 탈락에 힘을 보태고 말았다.

찰스 로드도 빼놓을 수 없다. 로드는 정규시즌 중반까지 KGC의 골밑을 든든히 지켰다. KGC 선수단이 절실히 로드를 원했던 만큼, 로드 역시 그들의 기대에 확실히 부응했다. 하지만 시즌 중반 가족들의 비보를 전후로 로드는 크게 흔들렸다. 로드가 흔들리면서 '분위기'를 잘 타는 KGC 팀 전체가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다행히도 로드는 삼성과의 6강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평균 16.5득점 9.5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주위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김준일과 라틀리프가 버틴 삼성의 골밑을 상대로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펼친 것이다. 하지만 로드는 KCC와의 4강 플레이오프에서 허버트 힐과 하승진을 상대로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로드는 4경기에서 평균 13.8득점에 그쳤고 KGC에서의 2015-2016시즌을 마감했다.

이처럼 박찬희, 전준범, 전성현, 클라크, 로드 외에도 양동근, 김기윤, 양희종, 송창용 등 워스트 5에 들만큼 부진한 활약을 펼친 선수들이 많았다. 소속팀의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이끌지 못한 채 정규시즌 대비 부진한 활약을 보인 모비스와 KGC 핵심 선수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의 아픔이 그들을 한 단계 성장시킬 수 있을지 관심 있게 지켜보자.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박찬희 전준범 전성현 클라크 로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스포츠를 사랑하는 분들과 소중한 소통을 나누고 싶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