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6 V리그가 정규리그를 마치고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있다. IBK기업은행이 두 시즌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되찾았고, 현대건설은 전반기의 상승세가 꺾인채 아쉽게 2위로 내려앉았다. 한편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펼쳐졌던 3위 싸움에서는 결국 흥국생명이 웃으며 플레이오프행 마지막 티켓을 손에 넣었다.​

이로써 2015-16 V리그는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의 플레이오프 승자와 IBK기업은행의 챔피언결정전으로 최종 우승팀을 가리게 되었다. ​그리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한 GS칼텍스와 한국도로공사, 그리고 KGC인삼공사의 시즌은 끝났다.

희망을 보인 GS칼텍스

4위 GS칼텍스(15승 15패, 승점 47)는 승점 1점차로 흥국생명에 밀려 아쉽게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했다. ​시즌 초반 외국인선수 캣벨이 무릎 부상으로 인해 제대로 된 경기력을 보이지 못한 것이 가장 뼈아팠다. 또한 경기 중에 소위 말하는 멘탈 붕괴 문제와 풀세트 승부에서의 낮은 승률이 GS칼텍스의 발목을 잡았다. ​

6팀 중에 범실을 가장 많이 기록한 것도 바로 심리적으로 흔들릴 때 쉽게 무너진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후반기 들어 이소영의 공격력이 살아나고 캣벨도 부상에서 많이 회복되며 확 달라진 모습을 보였으나 마지막 흥국생명과의 맞대결에서 1-3으로 패하면서 반전 드라마는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GS칼텍스는 비록 이번 시즌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하였으나 팀 전력은 나쁘지 않다. 이소영, 표승주, 강소휘 등 레프트 자원​이 풍부하고, 한송이도 센터로의 변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또한 노련한 정지윤 대신 젊은 이나연이 주전 세터로 자리잡아 가는 모습을 보였다.​ 비시즌 동안 ​신인 강소휘가 수비력을 향상시키고 팀의 부족한 점을 보완해줄 외국인선수가 제 역할을 해준다면 다음 시즌 GS칼텍스는 더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추락한 한국​도로공사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팀​인 한국도로공사(13승 17패, 승점 41)는 이번 시즌 5위로 추락하였다. 새롭게 사령탑을 맡은 이호 감독이 시즌 초 갑작스레 물러나면서 팀 분위기가 어수선해졌다. 일부 언론에서 감독과 선수단과의 불화설이 흘러나오면서 더욱 뒤숭숭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젊은 박종익 감독대행이 고참 선수들을 제대로 지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까지 받게 되었다.

팀 분위기는 그대로 성적으로 나타났다. ​리시브와 디그는 안정적이지만 범실이 많이 발생하였다. 니콜이라는 훌륭한 외국인선수가 빠지자 공격에서 마침표를 찍어줄 마땅한 선수가 보이지 않았다. 결국 3위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친 흥국생명에 1승 5패, GS칼텍스에 2승 4패로 열세를 보이며 5위로 시즌을 마감하였다.​

도로공사는 무엇보다 팀 분위기 쇄신이 우선되어야 한다. 박종익 감독대행을 승격시킬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감독을 영입할 것인지 결정을 내려야 다음 시즌 준비에 들어갈 수 있다. 레프트 포지션은 신장이 좋고 공격력이 뛰어난 반면 수비가 부족한 선수와 반대로 수비에 강점을 지닌 선수의 조화와 정리가 필요하다. 고참 선수들이 주전으로 뛰고 있는 세터와 센터 포지션에도 백업을 보강하여 몇 년 후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

​2년 연속 최하위 KGC인삼공사

KGC인삼공사(7승 23패, 승점 22)는​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에도 최하위에 머물렀다. 시즌 마지막 경기 후에 이성희 감독이 말한 것처럼 대대적인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KGC인삼공사의 수비력은 리시브 1위, 디그 1위를 기록할 정도로 리그 최강이다.

하지만 후위공격을 제외한 공격 전부분에서 최하위​​를 기록할 정도로 수비에 비해 공격력이 절대적으로 떨어진다.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에서 ​1순위로 가장 좋은 외국인선수를 뽑았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헤일리가 리그에서 유일하게 2000번이 넘는 공격 시도를 하며 공격에서 절대적인 부분을 책임졌다.

하지만 트라이아웃으로 뽑은 선수는 자유계약 시절의 선수와 확실히 수준 차이가 있다. 따라서 외국인 선수 한 명에게만 의존하면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힘들다. 국내 선수들의 뒷받침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KGC인삼공사는 결국 2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하고 말았다.

KGC인삼공사는 국내 선수의 활용이 절실하다. 트레이드를 통해서든, FA로 대형 선수를 영입하든 반드시 선수단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 외국인 선수와 짝을 이룰 국내 선수가 있어야 제대로 된 팀 공격이 이루어질 수 있다. 수비와 외국인 선수에게 올려준 후 나머지는 어택커버하는 전술만으로는 절대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없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조금씩 발전하는 모습을 보인 2년차 문명화가 그나마 위안이 된 시즌이었다. KGC인삼공사의 전력 보강을 통해 다음 시즌에는 6개팀이 모두 접전을 펼치는 V리그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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