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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발전소 건설 예정구역을 즉각 해제하라'. 7일 삼척 대학로공원에서 열린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 5주기 반핵 집회.
 '핵발전소 건설 예정구역을 즉각 해제하라'. 7일 삼척 대학로공원에서 열린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 5주기 반핵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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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원전 건설 계획에 맞선 삼척 시민들의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천주교원주교구정의평화위원회와 삼척핵발전소반대투쟁위원회 등 삼척시 내 반핵 단체들은 7일 삼척 대학로공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사고 5주기가 되는 시점을 맞아 "정부가 핵발전소 예정 구역 고시를 해제할 때까지 반핵운동을 멈추지 않겠다"고 결의했다.

5년 전인 2011년 3월 11일은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 사고'가 발생한 날이다. 그날 이후로 세계 각국은 핵발전소가 생산하는 에너지 비율을 줄이거나 독일처럼 아예 탈핵으로 가는 원전 축소 정책을 지향하고 있다. 그런데도 한국 정부는 여전히 원전 확대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정부는 원전 반대 여론을 무릅쓰고 2029년까지 원전 2기를 더 신설한다는 계획이다.

그같은 계획에 따라 정부는 2012년 9월, 삼척시 근덕면과 영덕군 영덕읍을 신규 원전 예정 구역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두 지역 중 어느 곳에 원전 2기를 건설할지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심하기 때문이다. 삼척 시민들은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 사고가 있기 전인 2010년 말, 김대수 전 삼척시장이 앞장서 원전을 유치하려는 것을 막기 위해 반핵운동을 시작했다.

그리고 2014년 10월에는 삼척 시민 주도로 '원전 유치 찬반 주민투표'를 실시했다. 그 결과, 투표에 참여한 시민 중 약 85%가 반대표를 행사하는 놀라운 결과를 보여주었다. 2014년에 실시된 6.4지방선거에서는 '원전 유치 반대'를 공약으로 내건 김양호 후보가 김대수 전 시장을 누르고 압도적인 표 차이로 시장에 당선됐다. 이후 시민들은 '핵발전소 예정 구역 해제'를 목표로 한 싸움을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원전 건설 계획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어 보인다. 오히려 시민들의 원전 반대 여론을 가라앉히려고 하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김양호 시장을 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재판 결과, 대법원은 김 시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검찰의 압력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검찰은 그해 다시 김 시장을 2014년 주민투표를 실시할 당시 직권을 남용했다는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그리고 삼척 시민들의 위촉을 받아 주민투표관리위원장을 맡았던 정성헌 한국DMZ생명평화동산 이사장을 기부금품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함께 기소했다. 재판을 통해서 반핵 운동에 제동을 걸고 있는 형국이다.

 7일 삼척 대학로공원에서 열린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 5주기 반핵 집회. 거래 행진에 나선 시민들.
 7일 삼척 대학로공원에서 열린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 5주기 반핵 집회. 거래 행진에 나선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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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 시민들의 반핵 의지 꺾기 위한 행태 멈춰라"

반핵단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김양호 시장을 비롯한 공무원들과 주민투표관리위원장을 기소하여 핵 반대 민심에 재갈을 물리려 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핵발전소를 반대하는) 우리의 의지는 결코 흔들림이 없다"며 "그들이 재판하는 법원 마당은 삼척 시민들의 핵 반대 평화광장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핵단체들은 정부를 향해 "삼척 시민들의 반핵 의지를 꺾기 위한 행태를 멈추고, 정부가 에너지 정책을 전환할 것"을 강하게 요구했다. 반핵단체들은 "시간이 지나면, 삼척 시민들을 억압하고 탄압하면 우리의 핵 반대 의지가 수그러들 거라고 여긴다면 지금 당장 그 생각을 거두어야 한다"며, "정부는 즉각 핵발전소 예정 구역을 해제하라"고 촉구했다.

삼척 시민들의 반핵 의지는 강고하다. 반핵단체들은 "(핵발전소 폭발 사고로) 후쿠시마 청소년 갑상선암 발생은 다른 곳의 아이들보다 60배에 가깝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하고 있다"며, "후쿠시마를 보면서 아름다운 땅! 삼척을 어떻게 우리가 지켜내고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하는지를 알고 있기에 이렇게 투쟁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기자회견에서 삼척핵발전소반대투쟁위원회 상임대표인 박홍표 신부는 "우리는 안전한 삶을 위해 핵발전소와 핵무기를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삼척 시민들을 향해 "국가 정책을 바꾸기 위해서는 국민이 힘을 보태줘야 한다"며 "이번 국회선거에서 환경과 자연을 보호하고 국민의 생명을 안전하게 보장하는 탈핵 후보를 뽑아줄 것"을 부탁했다.

공동대표인 성원기 교수(강원대)는 또한 "이번 국회의원 선거는 대단히 중요하다"며 "이번 선거를 통해서 재생 가능 에너지 산업을 키울 수 있는 '발전차액지원제도'(FIT)를 하겠다는 후보를 뽑아서 국회로 보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성 교수는 "탈핵은 희망이 아니라 현실이 될 수 있다"며 "삼척이 움직이면, 대한민국 탈핵 이뤄낼 수 있다"고 말했다.

성 교수는 2013년부터 전국을 돌며 '탈핵희망 도보순례'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28일 동안 영광에서 서울까지 517km를 걸었다. 성 교수는 이 순례에서 "재생에너지 확대정책을 채택하면 탈핵이 가능하다"며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를 수익이 보장되는 가격에 매입하는 발전차액지원제도의 도입이 바로 탈핵의 시작"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삼척 시민들은 기자회견이 끝난 후에는 "핵발전소 예정 구역 해제"를 외치며 10여 분 동안 삼척 시내 거리를 행진했다. 기자회견에 앞서서는 '핵 없는 삼척을 위한 생명평화미사'를 진행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단체들은 천주교원주교구정의평화위원회, 삼척핵발전소반대투쟁위원회, 근덕·노곡원전반대투쟁위원회, 삼척환경시민연대, 삼척시농업인단체협의회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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