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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인보우 보트' 주최 '성소수자 혐오 의원' 투표에서 '최악 중의 최악 1위'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선정됐다.
 '레인보우 보트' 주최 '성소수자 혐오 의원' 투표에서 '최악 중의 최악 1위'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선정됐다.
ⓒ 레인보우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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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9일 국회에서 열린 '3당 대표 초청 국회기도회'에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행사에서 두 사람이 한 발언이 알려지면서 이후 논란이 됐다.

당시 김 대표는 "오늘 여러분이 나라를 살리기 위해 주장하시는 차별금지법, 동성애법, 인권 관련법에 대해서는 여러분이 원하는 대로 당에서도 방침을 정하도록 하겠다"고 발언했다. 박 의원은 "차별금지법, 동성애법, 인권관련법, 이거 저희 다 반대한다"며 "동성애법 이것은 자연의 섭리와 하나님의 섭리를 어긋나게 하는 법"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영선 의원의 발언에 문제가 제기되자, 박 의원은 "야당을 이상하게 만드는 것으로 이걸 활용하는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지난 7일 <허핑턴포스트 코리아>의 기사에 따르면, 박 의원은 당시 행사의 편향성을 지적하며 "소수 약자들을 자극해서 야당을 상처 주기 위한 의도가 다분히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또한 박 의원은 "혐오 발언에 대한 문제 제기에 대해서는 해명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영선 의원은 지난 2013년, 당시 민주통합당 김한길 의원이 대표 발의한 차별금지법에 공동발의로 참여하며 뜻을 함께하지 않았던가? 당시 차별금지법은 끝내 통과되지 못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당시 '민주통합당이 보수 기독교 단체의 공세로 소수자 인권을 위한 차별금지법을 포기했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민주당 vs. 보수 기독교 단체'로 굳어진 구도에서 탈피하기 위해서 법안 처리를 관철하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박영선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의 대표로 참석한 자리에서 성소수자의 인권을 부정하는 발언을 했다. 박 의원의 발언에 관해 시민단체는 '동성애 혐오 발언'이라고 비판을 제기했다.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진행된 성소수자 인권단체의 '성소수자 혐오 의원' 투표에서는 박영선 의원이 1위로 뽑히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성소수자 유권자 운동체 '평등을 위한 한 표, 레인보우 보트'가 추진한 20대 총선 후보자 중 '성소수자 혐오의원'을 뽑는 설문조사 결과였다. 레인보우 보트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의 박영선 의원이 압도적인 득표 수로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이는 박영선 의원의 발언에 대한 성소수자들의 분노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박 의원 향한 비판, '야당 흠집내기'가 아니다

예전부터 성소수자 인권을 위한 정치적 활동에 대해 보수 기독교 단체는 늘 반발해왔다. 이와 같은 동성애 혐오는 나름의 역사가 있다. 가까운 예로는 지난 2011년 서울시 학생 인권조례가 있다. 조례 제정 당시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 항목을 이유로 당시 서울시 교육감과 교육청, 조례 제정에 우호적인 의원들이 '동성애를 조장하거나 확산한다'며 공격받기도 했다.

보수 종교단체는 2013년에도 이와 비슷한 논리로 당시 민주통합당이 발의한 차별금지법을 "종북게이는 물러가라"고 주장하며 반대했다. 2014년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공약이었던 서울시민인권헌장 제정 시도가 보수 종교단체의 반대에 부딪혔다. 이들은 "동성애, 동성결혼 조장하는 '나쁜 인권' 아웃!"이라는 식의 주장을 하며 인권헌장 제정에 반대했다.

 2014년 12월 6일, 성소수자 인권단체 회원들이 서울시청에서 성소수자 차별금지를 명시한 인권헌장을 거부하고 보수기독교단체와 면담에서 '동성애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박원순 서울시장 규탄 농성을 시작하고 있다
 2014년 12월 6일, 성소수자 인권단체 회원들이 서울시청에서 성소수자 차별금지를 명시한 인권헌장을 거부하고 보수기독교단체와 면담에서 '동성애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박원순 서울시장 규탄 농성을 시작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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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는 보수 종교단체들이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에 반대하는 주장이었다. 특정 의원이나 정당이 한 주장은 아니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는 지인들은 '보수 기독교 앞에서 보인 박영선 의원의 모습과 더불어민주당의 침묵에 환멸감을 느낀다'고 한다.

더불어민주당, 혹은 박영선 의원이 누군가의 권리를 자신들의 체면 치레를 위해 포기한다면 유권자들은 더불어민주당의 무엇을 보고 지지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박영선 의원의 발언에 대한 문제 제기는 '선의의 쓴소리'라고 말하고 싶다. 박영선 의원의 주장처럼 '야당에 대한 흠집 내기'가 아니라, 야당에 걸고 있던 기대에 대한 '실망감의 표현'에 가깝다고 봐야 한다.

사실 박영선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일 뿐, 논란이 된 박영선 의원의 발언이 더불어민주당을 대표하는 입장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 더불어민주당의 성소수자 권리에 대한 세부적 당론이 어떤 것인지, 4월 13일에 치러질 제20대 국회의원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사람들이 더욱 궁금해 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테러방지법에 반대하며 필리버스터를 하면서까지 반대 의견을 보였던 더불어민주당이 총선을 치러야 한다는 이유로 필리버스터를 중단했다. 중단되기 전 박영선 의원은 필리버스터의 35번째 주자로 나섰다.

박 의원은 "테러방지법을 막기 위해 야당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며 "그럼에도 필리버스터를 중단하려고 하는 것은 총선에서 이기려고 하는 것"이라고 궤변을 늘어놓았다. 이러한 주장은 더불어민주당이 지키고자 하는 핵심적 가치가 '선거를 통한 의석 확보'인지 '국민의 권리'인지 의심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눈앞의 선거보다 '국민의 권리' 생각해야

 김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테러방지법 의결을 막기 위해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김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월 23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테러방지법 의결을 막기 위해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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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필리버스터를 통하여 보았듯이, '사회적 소수자와 성소수자의 권리'에 대하여 더불어민주당에 소속된 의원들이 다 박 의원의 발언처럼 주장하지는 않는다. 필리버스터에 참여한 김광진 의원, 진선미 의원은 의정활동 중 '성소수자 인권 증진을 위해 힘썼다'는 이유로 보수기독교 단체에 공격을 받은 바 있다.

필리버스터에 참여한 강기정 의원은 버니 샌더스의 리버티 대학 연설을 인용하며 국회 속기록에 '동성결혼에 대한 지지의견'을 남겼다. 또한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충남도민 인권선언'을 통해 제1장 인권 보장의 기본원칙에서 성소수자의 권리를 보장하기로 했다.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을 이유로 인해 차별받지 않을 권리'에 대하여 제1조 차별금지의 원칙으로 보장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의원들의 노력과는 별개로 동성애 혐오 발언이 나오거나 소속 의원이 논란을 일으킬 때, 더불어민주당은 당 차원의 공식입장을 표명하지 않으며 침묵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모습은 더불어민주당을 지켜보는 사람들에게는 정치 혐오와 함께 무력감을 안겨준다. 정당 혹은 정치인이 소수자 혐오에 동참하거나 혐오 발언을 방관하는 것은 정치가 '세상을 변화시킬 것'이란 기대를 접거나 정치에 무관심하게 만든다. 이것을 더불어민주당은 알아야 한다.

'국민 사찰' 의혹 등 테러방지법 독소조항 문제를 거론하던 필리버스터 중단에 성소수자 혐오 발언까지. 더불어민주당의 이런 행보는 '국민의 권리보다 선거가 그들에게 더욱 중요한가?'라는 물음을 떠오르게 만든다. 그게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지 않고 더불어민주당이 침묵으로 일관한다면, 과연 선거에서 더 많이 표를 얻을 수 있을까?

국회에서 테러방지법이 통과된 이후로 다수의 국회의원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보안에 강한' 해외 메신저로 이동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런 사찰 논란으로 벌어지는 '사이버 망명'처럼, '혐오'의 화살도 언젠가 다른 누군가에게 돌아가지 않을까. 당분간은 동성애자를 비롯한 성소수자가 '혐오의 대상'이 되겠지만, 다음은 누가 혐오의 대상이 될 것인지 사회에 불안이 번질 수도 있다.

그 불안함을 잠재우고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정치가 해야 할 일이다. 어떠한 권력이 사회적 소수자 혐오를 도구화하고 불안을 퍼트릴 때, 정치권이 그것에 맞서지 않고 침묵해서는 안된다. 이를 실천하려는 의지가 더불어민주당에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다른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지금과 같은 정치적 침묵은 앞으로의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재윤 시민기자는 '행동하는 성소수자 인권연대' 소속 활동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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