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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호랑이!"

중국 대륙을 통일한 모택동의 말이다. 그는 "제국주의자들은 부처가 되지 못 한다"라고도 말했다. 나는 이 말들을 좋아한다. 왜냐? 주권국가의 권리를 훼손하는 미국과 서방 군국주의·제국주의자들의 북한에 대한 부당한 제재를 생각할 때 특히 그렇다. 먼저 미국이 '종이호랑이'인 이유는 이제 미국이 북한을, 이라크·리비아·시리아처럼 쉽게 공격할 수 없기 때문이다.

UN은 세계보편주의(Universalism)를 표방하는 불편부당해야 하는 국제기구다. 그러나 미국과 서방은 UN을 자신들의 외교 정책의 도구로 오랫동안 악용해왔다. 지금도 대명천지에 꼭 같은 짓을 벌이고 있다. '평화 애호국'이면 누구나 UN 회원국이 될 수 있고 "국가 간의 정상적인관계"(Normal relations among states)가 중요하며, 주권국가의 권리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미국은 힘이 조금 있다고 해서 국제 정세에서 안하무인한 태도를 보여왔다. 지금까지 군국주의 적 군사적 외교(Militaristic foreign policy)로 세계의 주권국가들을 대상으로 선전포고도 없이 주권국 침약을 밥 먹듯 해오지 않았는가.

UN 안보리를 위시한 미국의 태도, 이해 불가

유엔 안보리가 초강력 대북 제재안을 결의하기로 예정된 1일 오후 중국에서 바라본 북한 신의주 지역이 고요하다.
▲ 조용한 신의주 유엔 안보리가 초강력 대북 제재안을 결의하기로 예정된 1일 오후 중국에서 바라본 북한 신의주 지역이 고요하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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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상황도 아닌데, UN 안보리는 대북제제 결의안을 통해 주권국가에 대한 제재라며, 수출입 화물의 검색을 의무화한다든지, 항공유를 무차별 금지한다든지 등의 행보를 보였다. 게다가 김정은·이설주의 시계나 수정 재떨이와 장식품 등 개인의 사치품 따위를 금지한다는 것 역시 주권국가에 할 일이 아니다.

북한은 미국에는 돌 하나 던지지 않았다. 비핵화를 말하려면 미국의 비핵화와 전세계의 비핵화부터 말해야 하는 게 순서다. 이번 대북제재를 두고 "20년만의 최강의 제재"라고 사만사 파워 UN 미국대사가 말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 발언을 한국 외교관들은 복창한다.

필자가 미국을 두고 '이빨 없는 종이호랑이'라고 폄하하는 이유는 '중국' 때문이다. 중국은 북한과 관련해 민생 부문을 제재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천명하고, 인도주의적 측면은 제제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무엇보다 제재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협정이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도 제재의 실효는 중국에 달려 있다. 전례를 살펴봐도 3~6개월이면 중국의 제재가 느슨해질 수 있다고 언론들이 말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1500km에 달하는 북중 국경에서, 특히 강폭이 좁은 두만강 밑으로 땅굴을 파서도 제재를 빠져나갈 구멍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금융제재 역시 어렵겠지만, 이미 북한은 방코델타은행 거래 차단 이후 금융거래 회피수단을 강구하고 있다고 한다.

러시아 역시 2015년 11월 이후 자신들의 국익과 전략적 이익에 따라 북러 군사협력을 강화 해 왔다. 그리고 이번 대북제재에서도 세 가지를 수정했다. 첫째는 항공유 제3국 재급유 허용, 둘째는 러시아의 나진항 경유 석탄수출 허용, 셋째는 개인 제재 목록에 포함됐던 장성철 조선광업개발회사 러시아 대표의 제재 목록 제외다. 그리고 20만에서 50만 명으로 추정되는 북한의 해외노동자 차단문제 역시 이번 제재에서 제외됐다.

부디 미국이 정치·외교사의 오점을 지우길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싸운 미 육군 3성장군 데니엘 볼져(Daniel Bolger) 장군은 그의 최근 저서 <우리는 왜 졌는가>(Why We Lost, 2014)에서 말했드시 미국은 '무식과 오만'(Ignorance and arrogance) 그리고 '체제 붕괴와 체제 전복이라는 잘못된 중동 전략'과 '속전속결의 군사작전 및 전술의 약점' 때문에 중동에서 실패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그리고 유럽은 중동에서 유입된 피난민 때문에 위기에 처해있다.

따라서 약간의 과장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이제 백인 식민주의자들, 군국주의 제국주의자들의 '빤스에 불이 붙었다'라고 말한다. 3월 2일 미국의 수퍼 화요일 예비선거 결과, 트럼프의 독주를 보고 세계의 언론들이 이구동성으로 "다양한 성격의 미국에 맞지 않는 무식하고 교만한" 그를 걱정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미국과 세계를 위협할 위험한 사람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이제 중러가 합의하는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협정에 미국도 동조해 합리적 한반도 문제해결에 동참할 것이다. 그리하여 미국 정치사와 외교사의 오점을 지우기를 바란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정대화님은 현재 부산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 전 UN 사무국 관리입니다.



태그:#북한, #미국, #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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