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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열린 세종보, 죽은 물고기 떠올라

세종보 수문이 정기점검을 위해 열렸다. 작업자들이 수문에 낀 부유물을 걷어내고 수문 보수에 나서고 있다.
 세종보 수문이 정기점검을 위해 열렸다. 작업자들이 수문에 낀 부유물을 걷어내고 수문 보수에 나서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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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보 수문이 열렸다. 지난해에 이어 정기점검을 위한 목적으로 1년 만에 개방이다. 물 빠진 상류는 펄 바닥이 드러나면서 악취를 풍기고 있다. 작은 웅덩이에 갇힌 물고기는 숨을 헐떡이며 죽어가고 있다.

2일 모니터링을 위해 금강을 찾았다. 먼저 찾아간 공주보의 수문이 열려있다. 상류에서는 각종 쓰레기와 부유물이 강물에 둥둥 떠내려온다. 열린 수문으로 쓰레기와 부유물이 흘러내리면서 하얀 물거품이 하류를 뒤덮었다.

보 상류 300m 지점 수상공연장을 찾았다. 30cm 정도 수심이 낮아진 강바닥, 바닥은 온통 조류 사체로 가득하다. 일부는 떠올라 죽은 물고기와 뒤섞여 엉키면서 악취까지 진동한다. 지난 2월 28일 방생한 것으로 보이는 중국산 줄무늬거북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세종보로 올라갔다. 전도식 가동보인 수문이 바닥에 드러누워 있다. 상류 물 빠진 강바닥은 시커먼 침전물이 쌓여 있다. 발목까지 푹푹 빠져서 옴짝달싹하기가 힘들 정도다. 앙상하게 말라죽은 버드나무도 보였다.

물 빠진 강변엔 수자원공사 직원들이 웅덩이에 갇힌 물고기를 잡아서 본류에 놓아주고 있었다. 일부 직원은 부유물 수거를 진행 중이었다. 지난해 물을 빼면서 웅덩이에 갇힌 물고기가 죽었다는 <오마이뉴스>의 지적에 따른 조치로 보인다. 하지만 일부 손길이 닿지 않은 곳에서는 물고기가 죽어가는 상태였다.

세종보 관계자 "폐사 대처, 물고기 옮기고 있다"

세종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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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술

세종보는 지난 2009년 5월 착공한 세종보는 2177억 원의 예산을 투입한 총 연장 348m(고정보 125m, 가동보 223m), 높이 2.8~4m의 저수량 425㎥ '전도식 가동보'다. 2012년 6월 20일 준공했다. 그러나 완공 5개월 만에 수문과 강바닥 사이에 쌓인 토사가 유압장치에 끼면서 결함이 드러나면서 한겨울 잠수부가 동원되어 보수했던 곳이다. 

좌안 입구에 '세종보 수문 정기점검'을 알리는 표지판이 세워졌다. 표지판에는 "하상에 설치된 전도식 수문인 점을 고려하여 세종보 수문 '유지관리매뉴얼'에 의거한 영농철 및 어류 산란기 도래 이전 정기점검"이라고 적혔다.

3월 2일부터 11일까지 10일간 진행된다고 한다. 점검 내용은 가동보 수문구동을 위한 실린더 점검 및 실린더실 토사제거, 유압 배관라인 점검 및 토사제거, 가동보 수밀고무 보수, 가동보 수문병합부 및 보수, 바닥보호공 사석 보완, 수류확산장치 점검 등이라고 알리고 있다.

현장을 방문한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은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갑자기 물이 빠지면서 일부 물고기가 죽어가고 있다. 준공과 동시에 보의 핵심 역학인 유압실린더에 토사가 끼는 구조적 결함으로 한겨울 잠수부가 동원되어 수문을 여닫았던 곳이다. 해마다 혈세가 투입되어 정비해야 할 정도로 결함투성이인 세종보는 이번 기회에 상시 개방으로 되돌려야 한다."

세종보 관계자는 "해마다 진행하는 점검으로 작년에 물이 빠지면서 일부 물고기 폐사에 대처하기 위해 직원들이 갇혀있는 물고기를 잡아서 옮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2일) 중으로 1차 점검을 끝내고 내일(3일) 중으로 수문을 닫고 수문 아래쪽에 하상과 장비를 점검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이어 "수문 점검이 끝나고 담수하는 과정에 바닥에 있던 조류들이 떠오를 것을 대비해 조류제거선을 들여왔다. 담수 과정에 떠오른 조류 수거에 들어가면 시각적인 면에서 깨끗해 보일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세종보 선착장에 조류 제거선 대기

공주보 상류 수상공연장 인근이 바닥에서 떠오른 조류 사체로 가득하다.
 공주보 상류 수상공연장 인근이 바닥에서 떠오른 조류 사체로 가득하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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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한국수자원공사는 떠오르는 조류 제거를 위해 조류 제거선을 대청댐에서 가져다 놓았다. 지난해 수온이 떨어지면서 가라앉았던 조류 사체가 떠올라 금강의 수면을 뒤덮었다는 <오마이뉴스>의 보도가 나간 이후 취한 조치로 보인다.

지난 2월 26일 세종보 선착장에 들여온 조류 제거선은 바지선 형태의 선박으로 컨베이어 벨트가 장착돼 있다. 수자원공사는 배를 운항하면서 강물 위에 떠 있는 조류를 컨베이어 벨트를 이용하여 거둬들이는 방법으로 처리계획을 세우고 있다. 조류 제거선은 당일 시험가동을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태그:#4대강 사업, #세종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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