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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 공주보→예당저수지 도수로 대책위원회 황성렬 상임위원장이 혈세 낭비, 환경파괴라며 공사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금강 공주보→예당저수지 도수로 대책위원회 황성렬 상임위원장이 혈세 낭비, 환경파괴라며 공사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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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축산식품부는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공주보 물을 예당저수지로 보내는 도수로 공사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에 시민단체들은 저수량 80%, 총공사비 1126억 원을 투입하는 것은 4대강 사업에 대한 합리화이자 예산낭비, 환경파괴사업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충남환경운동연합, 대전환경운동연합, 대전충남녹색연합, 금강유역환경회의, 충남참여자치시민연대, 충남시민사회연대회의, 민주노총 충남지역본부 등 단체들은 25일 오후 2시부터 세종시 농림축산식품부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사업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저수율 80%에 시급함이 웬말이냐! 정부는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하라!"
"대기업 특혜의혹 수의계약 낙찰자 선정 취소하고 사회적 논의기구 구성하라!"

24일 기준으로 예당저수지 저수율이 80%라고 한다. 저수지 인근에 산다는 농민이 현재의 예당저수지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24일 기준으로 예당저수지 저수율이 80%라고 한다. 저수지 인근에 산다는 농민이 현재의 예당저수지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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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우 홍성·예산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의 사회로 참석자들은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구호를 외쳤다. 김 국장은 "예당저수지가 어제(24일) 기준 80%로 물이 가득 차서 넘칠 지경인데 타당성 조사까지 제외하고 환경영향평가까지 무시하면서 공사를 강행하려 한다. 그동안 계속해서 중단을 요구했으나 정부는 답변이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유종준 당진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지난해 일시적인 가뭄을 핑계로 시급, 긴급하다며 정부는 다 썩어가는 4대강의 오염수를 사용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더욱이 내일(26일) 농어촌공사는 천억대의 공사를 수의계약을 통해 대기업에 넘기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특혜의혹을 제기했다.

황성렬 금강 공주보→예당저수지 도수로 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은 "이 사업을 보면서 4대강 사업이 생각난다. 이명박 정권에서 4대강 사업을 하면서 타당성조사, 환경영향평가 등을 무시하고 졸속으로 공사를 강행했다. 그런데 이 사업도 마찬가지다. 금강에서 예당저수지로 물줄기가 바뀌는 것인데 수만 년을 내려오며 살아가던 물줄기가 합쳐가는 사업을 갑작스럽게 진행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사업을 하면서 충남도의 관련 공무원과 의견을 물었을 뿐 관련된 주민들, 시민들, 단체와 전문가 자문도 없었다. 이런 졸속 사업은 지금 당장 중단하고 처음으로 돌아가 예비타당성조사, 환경영향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만약 정부가 밀어붙인다면 오늘부터 주민감사를 비롯한 여러 방안을 마련하여 사업이 중단되도록 총력을 다할 것이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 담당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예산지역 등이 작년에 가뭄이 심해서 올해 농사를 짓지 못하고 생활용수까지 부족할 정도였다. 그런데 작년 11월에 비가 내리면서 담수가 되었다. 그런데 11월에 비가 이렇게 내린 경우는 드문 경우다. 그리고 영농 초기에는 사용이 가능하지만 이후에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기 때문에 공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가뭄으로 강화와 상주에서 공사를 시작했으며 추가로 20여 곳에서 공사를 하려는 조사가 진행 중이다"며 "이번 공사는 2009년 4대강 사업 공사 때부터 용수를 인근으로 보내려는 준비를 해왔다. 그런 시기에 가뭄이 심한 지역에 우선 추진한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단체들은 26일 수의계약이 이루어지는 농어촌공사를 항의 방문하여 수의계약을 저지하겠다는 강경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다음은 유진수 금강유역환경회의 사무처장이 단체의 뜻을 담아 낭독한 성명서.

대전·충남 시민단체들이 세종시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도수로공사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대전·충남 시민단체들이 세종시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도수로공사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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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을 핑계로 한 무분별한 토목공사 중단하라!
현재 농림축산식품부는 금강 공주보의 물을 예당저수지로 보내는 공사계획을 세우고 있다. 총사업비는 당초 988억원에서 계속 증가해 현재 1126억원에 이르고 있다.

지난해 11월 농림부는 예당저수지 저수율이 평년대비 35% 수준(평년 68%)으로 2016년 봄에 심각한 농업용수 부족 우려가 있다며 금강 공주보-예당저수지 도수로 사업 추진 의사를 밝혔다. 올해 도수로 공사를 착공해 6월에는 154ha에 대한 부분급수를 가능하도록 하며 내년 6월까지는 예당저수지 전체 관개면적에 대해 용수를 공급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현재 예당저수지의 극심한 가뭄은 지난해 연말 계속된 비로 인해 상당부분 해소된 상태다. 최근 예당저수지의 저수량은 80% 정도에 이르고 있다. 정부가 밝힌 도수로 사업의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그럼에도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사업을 강행하는 것은 4대강 사업에 대한 합리화이며 예산을 낭비하고 환경파괴 사업을 벌이려고 하는 것이다.

도수로 사업을 추진할 근본적인 이유가 사라지자 정부는 단지 이번뿐만 아니라 항구적인 가뭄해소를 위해 공사를 해야 한다고 얼버무리고 있다. 올해 봄 가뭄이 우려된다며 시급하다고 예비타당성 검토마저 생략하고서 이제서 딴 소리다. 단지 올해 봄 가뭄이 문제가 아니라 항구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면 그럴수록 더욱 예비타당성 검토와 철저한 환경영향평가가 필요한 것 아닌가.

그리고 그렇게 급한 사업이 아니라면 언제 올지도 모르는 대형 가뭄을 대비해 환경훼손 우려를 무릅쓰고 1천억원이 넘는 혈세를 쏟아 부을 것이 아니라 실제 피해가 발생했을 때 해당 농가에 경작보상을 하는 편이 훨씬 지혜로운 것 아닌가.

또한 농어촌공사는 금강 공주보-예당저수지 도수로 공사를 시행할 사업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긴급'하다는 이유를 들어 공개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체결하려 하고 있다. 내일 26일 낙찰자를 확정한다고 한다. 전형적인 특정 기업 밀어주기다. 이 사업의 목적이 진정 어디에 있는지 의문스럽다.

예당저수지의 평균 저수율 68%를 상회하는 80%의 저수율을 보이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 '긴급'또는 '시급'하다는 표현은 어불성설이다.

이번 도수로 사업은 환경적으로 크나큰 문제를 안고 있다.

보 건설 이후 심각한 수질오염 문제를 겪고 있는 금강 공주보의 물을 예당저수지로 보낼 경우 수질 악화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2014년에도 충남수자원종합계획 수립 과정에서 공주보의 물을 사용하는 방안이 검토된 적 있으나 당시 용역을 맡았던 수자원공사는 공급 가능 수량 부족과 수질문제 등을 들어 난색을 표한 바 있다.

더욱이 오랜 세월동안 전혀 다른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는 금강 수계와 삽교호 수계가 서로 물길이 연결된다면 심각한 생태계 교란이 우려되지 않을 수 없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예당저수지 저수율이 80%를 보이고 있는 지금의 상황을 반영해 당장 내일 예정된 낙찰자 선정부터 취소하고 지역사회와의 충분한 논의와 함께 예비타당성 검토 및 철저한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해야 한다.

우리의 요구에 대한 즉각적 조치가 없을 시에는 국민감사 청구를 비롯해 농림부의 책임을 묻는 대대적인 범도민운동을 벌일 것임을 천명하는 바이다.



태그:#도수로공사, #농림축산식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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