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순정만화 '유리가면'의 주요 등장인물들 마야,유미,치구사. 마야의 성장 스토리와 엄친딸 유미와 홍천녀 배역을 놓고 벌이는 경쟁, 멘토 치구사의 혹독한 트레이닝이 주요 이야기다. 수많은 배우들을 입문시킨 전설의 만화.

전설의 순정만화 '유리가면'의 주요 등장인물들 마야,유미,치구사. 마야의 성장 스토리와 엄친딸 유미와 홍천녀 배역을 놓고 벌이는 경쟁, 멘토 치구사의 혹독한 트레이닝이 주요 이야기다. 수많은 배우들을 입문시킨 전설의 만화. ⓒ 대원씨아이


순정만화의 신화 <유리가면>이라는 만화가 있다. 주인공 마야의 성장 이야기가 주된 줄거리다. 마야는 세기의 라이벌 아유미와 전설의 여주인공역인 '홍천녀' 자리를 두고 피할 수 없는 운명의 승부를 펼쳐나간다.

마야는 그녀의 천부적 재능을 알아본 왕년의 대여배우 츠키카게 치구사에 의해 연극을 시작하게 된다. 평소엔 수수하고 어려 보이기만 한 소녀지만 연극무대에만 서면 유리가면을 쓴 것처럼 180도 돌변하며 그대로 자신이 맡은 배역이 되고야 마는 마야다.

이에 반해 라이벌 아유미는 감독인 아버지와 여배우인 어머니 사이의 외동딸인 좋은 환경에다 외모 또한 출중하다. 거기에 피나는 연습도 마다치 않는 노력파다. 아유미는 그녀를 견제하는 다른 여배우를 실력으로 눌러버린다. 이렇게 홍천녀에 먼저 한발 다가선 것은 아유미였으나, 마야의 본능적 감각의 연기재능과 남다른 발상의 표현에 질투와 두려움마저 느낀다.

홍천녀의 선발권을 오롯이 가진 츠키카게 치구사는 마야에게 누구보다 엄한 존재이다. 학교 축제에서 '여해적 비앙카'를 훌륭히 연기하며 관객들의 극찬을 받지만, 연극이 끝난 후 치구사는 마야의 손짓 하나, 대사의 호흡 하나하나에 대해 세세히 지적한다.

무대에서 유리가면을 쓰는 것 같은 김소혜

 프로듀스 101 그룹배틀 평가에서 김세정과 김소혜가 노래를 부르고 있다. 소혜가 가사실수를 하자 매의 눈으로 바라보는 배윤정 트레이너

프로듀스 101 그룹배틀 평가에서 김세정과 김소혜가 노래를 부르고 있다. 소혜가 가사실수를 하자 매의 눈으로 바라보는 배윤정 트레이너 ⓒ Mnet


<프로듀스 101>은 101명의 연습생 중 최종 11명을 선발하는 걸그룹 프로젝트이다. 지난 12일 방송된 <프로듀스 101> 네 번째 이야기에서 이러한 유리가면의 이야기가 언뜻 보였다.

이날 '아이러니(Irony)' 1조의 무대는 단연 화제에 올랐고 그 중심에는 김세정(젤리피쉬)과 김소혜(레드라인)가 있었다.

김소혜는 배우를 양성하는 레드라인의 배우 지망연습생이다. 소혜는 왜 출전했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노래와 춤에 대한 기본기가 전혀 안 되어 있었다. 단지 그녀가 가지고 있는 최대의 장점이 있다면, 그것은 무대에만 서면 돌변하는 눈빛이었다. 연기자 엔터테인먼트 출신답게 유리가면을 쓴 것처럼 돌변하는 표정 하나로 시선을 끌어모은다.

 무대에만 서면 눈빛이 돌변하는 소혜. 마치 유리가면을 쓴 것처럼 변화하는 모습은 부족한 실력을 만회하는 본능적 재능이다.

무대에만 서면 눈빛이 돌변하는 소혜. 마치 유리가면을 쓴 것처럼 변화하는 모습은 부족한 실력을 만회하는 본능적 재능이다. ⓒ Mnet


세정은 아이돌에 특화된 멤버다. 예쁜 외모와 좋은 발성의 노래 솜씨, 무대매너에 좋은 인성까지 두루 갖추고 있다. 세정은 현재 <프로듀스 101>에서 소미(JYP)와 1, 2위를 다투고 있다. 벌써 최종후보 11인에 거론될 정도의 유망주다.

이런 둘이 하나의 미션을 수행했다. 최종 11인 선발을 향해서 서로가 경쟁대상이지만 하나의 그룹이 되어 단체 미션을 하게 되었다. 이렇게 둘이 함께하게 된 데는 세정의 선택에 있었다.

보기에 아무런 기초도 없는 소혜를 뽑은 것은 어쩌면 어리석은 선택 같아 보인다. 그렇지만 세정은 소혜의 예의 그 눈빛에서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본 것은 아닐까? 소혜가 충분히 파트를 소화할 것이라는 세정의 말은 이를 뒷받침한다.

김세정과 김소혜가 보여준 '케미'

<유리가면>에는 전형적인 클리셰가 있다. 주인공 마야에게 새로운 역을 주면 마야는 시행착오를 거치며 그 배역이 되기 위해 피나는 연습을 한다. 그리고 무대는 성공적 공연으로 이어진다. 거기에 앞서 살펴보았듯이 스승인 치구사의 피드백이 이어지며 프로토타입이었던 공연이 완성형으로 바뀐다. 이 과정을 거칠 때마다 마야는 한층 성장해간다.

 김소혜는 배윤정 트레이너로부터 "가수가 하고 싶냐"는 냉혹한 평가를 받았다. 친절한 세정의 지도로 최선을 다하는 소혜. 다시 이어진 평가에서 배 트레이너는 그들의 노력에 눈물을 흘리고 만다.

김소혜는 배윤정 트레이너로부터 "가수가 하고 싶냐"는 냉혹한 평가를 받았다. 친절한 세정의 지도로 최선을 다하는 소혜. 다시 이어진 평가에서 배 트레이너는 그들의 노력에 눈물을 흘리고 만다. ⓒ Mnet


아이러니 1조의 무대가 그러했다. 이 노래에 대해 전혀 모르는 소혜는 연습평가에서 배윤정 트레이너에게 '가수가 정말 하고 싶은지'에 대해 지적당했다. 배윤정은 아이러니 1조가 전혀 준비가 안 되어 있다며 준비가 될 때 평가하겠다고 말했다. 여기서부터 유리가면에는 없는 상생의 방법이 나온다. 바로 세정이 소혜를 전담하며 노래와 춤을 가르친 것이다. 거기에 소혜가 조금이라도 나아지면 이어지는 세정의 폭풍칭찬은 소혜를 춤추게 하는 피그말리온 효과를 가져왔다.

다시 이어진 배윤정 트레이너 앞에서의 평가,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소혜가 틀리지 않고 춤과 노래를 마치자 배 트레이너는 감격하며 눈물을 보이고 만다. 배 트레이너는 많이 고생했겠다면서 박수를 쳐주고 싶다고 했고, 세정과 소혜는 서로를 안고 눈물을 흘렸다. 세정은 소혜가 혼자서 쉬지 않고 계속 연습했다며 소혜의 노력에 대해 칭찬했다.

 수준급의 노래 실력과 미모를 겸비한 김세정. 벌써부터 준비된 최종 11인중 한명으로 거론되고 있다. 소미(JYP)와 치열하게 1위 다툼을 하고 있다.

수준급의 노래 실력과 미모를 겸비한 김세정. 벌써부터 준비된 최종 11인중 한명으로 거론되고 있다. 소미(JYP)와 치열하게 1위 다툼을 하고 있다. ⓒ Mnet


그렇게 시작된 본무대. 세정의 노래 시작을 여는 보이스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무대에 서자 또다시 돌변하는 눈빛으로 다가오는 소혜. 그런데 다음이 문제였다. 소혜가 가사를 틀렸다. 순간 배윤정 트레이너의 눈빛이 매서워졌다.

그렇지만 소혜는 마치 원래 가사인 듯 자연스럽게 대처하며 퍼포먼스를 이어갔다. 실수를 지적하는 자막이 없었다면, 아마 관객이나 시청자나 알아차리기 어려웠을 것이다. 소혜의 본능적 대처능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결국, 아이러니 1조는 2조를 큰 차이로 이기며 각각 1000표의 어드밴티지를 획득했다. 전체 등수에서도 세정은 204표로 당당히 전체 1위에 올랐다. 방송이 끝나자마자 실시간 인기 검색어에 세정과 소혜가 엎치락뒤치락 1, 2위를 오갔다.

다음 방송분부터는 아이러니에서 최고의 케미를 보여주었던 세정과 소혜가 이제 다시 경쟁하는 사이가 된다. 현재 세정은 소혜가 따라가기에 '넘사벽'인 위치에 있다. 유리가면에서 그러했듯이, 원석인 소혜가 다듬어지면서 11인 최종목표를 향해 성장해 나가는 보석이 될지 아니면 원석 그대로 남을지 지켜보는 것도 시청의 묘미가 될 터이다. 또한, 이제는 대세로 거듭난 세정에게는 소미에게 그러했듯이 견제가 이어질 것이다. 유리가면의 유미처럼 세정이 실력으로 자신이 최종 11인 중 한 명임을 보여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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