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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4세의 나치 친위대원 출신 라인홀트 한닝에 대한 독일 법원의 재판을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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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 제2차 세계대전 때 나치 정권이 유대인을 학살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경비병으로 일했던 90대 노인을 재판대에 세웠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각) 독일 법원은 나치 정권의 대규모 유대인 학살에 공조한 혐의로 기소된 아우슈비츠 경비병 출신 라인홀트 한닝(94)에 대한 재판을 시작했다. 

검찰은 한닝이 18세 때 자발적으로 나치 친위대(SS)에 가입하고, 20세가 되는 1942년부터 1944년 6월까지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경비병으로 일하면서 최소 17만 명이 숨진 유대인 학살에 직·간접적으로 공조했다고 밝혔다.

한닝은 유대인 수감자들을 노동 가능한 인원과 가스실로 보내는 인원으로 구분하는 일을 맡았다. 검찰은 "한닝의 지위가 경비병이지만 학살을 용이하게 하는 역할을 맡아 주요 가해자에 해당한다"라며 그를 "아우슈비츠의 살인 기계"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닝은 아우슈비츠에서 일한 사실은 시인했지만, 유대인 학살에 가담하지는 않았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변호인은 한닝이 나치 정권의 '부속품(accessory)'에 불과하다고 항변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아우슈비츠 생존자들이 증인으로 나섰다. 레온 슈바르츠바움(95)은 "마치 지옥을 보는 것 같았다"라며 "살이 타는 냄새가 온종일 진동했고, 굴뚝에서는 연기가 그치지 않고 계속 뿜어나왔다"라고 끔찍했던 당시를 설명했다.

독일의 과거사 청산... "정의 구현에 때는 없다"

독일은 한닝을 시작으로 90대의 고령이 된 나치 친위대원 4명의 재판을 열기로 했다. 다음 달 29일부터는 아우슈비츠에서 의무병으로 일하며 3천여 명의 살인을 방조한 혐의로 기소된 후베르트 자프케(95)의 재판이 시작된다. 

홀로코스트에 가담하거나 동조한 나치 정권 부역자들이 대부분 90대의 고령이 되었기 때문에 이들이 사망하기 전 처벌해야 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2011년부터 재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지난해 7월 '아우슈비츠의 장부 관리인'으로 불리며 수감자들의 돈이나 물품을 갈취했던 오스카 그뢰닝(95)이 재판에서 징역 4년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한닝도 징역 3∼5년형이 예상되지만, 나이를 고려해 실제 형을 살게 될지는 불투명하다.

하지만 고소인단에 참여한 아우슈비츠 생존자 저스틴 손더(90)는 "정의 구현에 부적절한 때는 없다"라며 "많이 늦었지만 당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직시하는 것은 지금이라도 결코 늦지 않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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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정에 나온 아우슈비츠 경비병 출신 나치 친위대 라인홀트 한닝(94)의 재판소식을 전하는 영국 데일리 미러 트위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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