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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업계 1위 업체인 SK텔레콤이 케이블TV 업계 1위 업체인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이번 CJ헬로비전과의 합병추진 목적을 차세대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로서 기반을 확보하고, 인터넷기반 방송서비스인 OTT(Over the Top)를 포함한 뉴미디어 시장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기업의 성장을 추구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그런데, 이번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이 승인될 경우, 무선통신 시장의 과반을 점유하고 있는 1위 사업자 SK텔레콤이 케이블TV 가입자 420만 여명을 보유한 케이블 TV(SO) 1위 업체이면서 알뜰폰 사업시장에서 최대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 CJ헬로비전을 소유하게 돼 방송과 통신을 아우르는 '공룡 사업자'가 탄생하게 된다.

나아가, 이 둘의 합병은 단순히 사업의 외형만 커지는 것이 아니라, SK텔레콤이 이동통신, IPTV, 초고속 인터넷에 이어, 이제 케이블TV까지 결합해서 판매할 수 있게 되면서, 유·무선 시장의 지배력이 한 회사에 집중되는 독과점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이러한 거대 방송·통신 융합 회사의 탄생은 특정회사의 시장지배력의 커져 시장의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을 해칠 수밖에 없다. 특정 사업 분야에서 한 회사의 시장지배력이 증가해 공정경쟁 환경이 무너질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의 몫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특정 사업시장이 하나 또는 소수의 기업에 의해 독과점 될 경우, 경쟁 상대가 없거나 소수의 기업들만이 경쟁을 하게 되면서 서비스 가격은 상승하게 되고, 독과점 기업들이 서비스 품질에 대한 투자를 줄이면서 제공하는 서비스의 품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따라서 대부분의 국가들이 시장의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상태를 보호하기 위해 특정 기업의 시장 독과점을 제한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추진은 이러한 시장의 공정한 경쟁을 헤치는 행위로 허용돼선 안 된다.

무선통신 1위 + 케이블TV 1위 = 공룡사업자... 피해는 소비자가 본다

특히, 이번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은 IPTV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무선통신 1위 사업자가 케이블TV 시장 1위 사업자를 인수하는 것으로 방송 서비스 분야의 거대 사업자가 탄생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사기업이 소유하고 있지만 사회적으로 공적 임무를 수행하는 방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IPTV와 케이블TV 사업 분야는 다른 사업 분야와 달리 방송의 공정성과 다양성 그리고 객관성을 보장할 수 있는 환경을 가장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

그런데 이번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추진은 특정기업이 방송서비스 시장을 독과점하여 방송서비스 시장의 다양성 보장과 공정한 경쟁을 방해하는 것으로 재고돼야 한다. 방송은 우리사회 다양한 계층의 의견을 수렴하여 여론을 형성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사회적 기구로 다양한 계층의 의견이 여론에 포함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송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들이 존재해야 한다.

그런데 SK텔레콤이 추진하는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은 이러한 방송서비스 시장의 다양성을 말살하는 행위로 소비자인 국민들의 이익에는 반하고, 오로지 기업의 이익추구에만 유용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 정부가 취해야 할 조치

정부의 바람직한 시장정책은 거대 단일 자본이 시장지배력을 키우는 독과점 현상을 최대한 억제하고, 다양한 규모의 회사들이 다양한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시장의 경쟁을 촉진하는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왜냐하면, 자본주의의 역동적인 에너지가 바로 시장의 자유로운 경쟁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추진은 거대한 방송·통신 업체의 등장으로 방송·통신 시장의 독과점을 유발해, 시장의 자유로운 경쟁을 저해하고 소비자들이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서비스 가격의 인상을 불러오고, 제공하는 방송서비스의 종류도 제한적이 되어 소비자들의 서비스 선택권이 축소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특히, 방송·통신 산업의 경우, 새로운 사업자가 시장에 진입하기 어려운 진입장벽이 높은 사업 분야로 만약 시장에서 경쟁이 없어지게 되면, 다시 경쟁적인 시장으로 만들기는 매우 어렵게 상황에 놓이게 된다. 따라서 방송·통신 시장의 독과점 현상을 초래할 수 있는 이번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합병 신청은 허가돼선 안 된다.

미국연방통신위원회(FCC)는 지난 2014년 2월 미국 케이블TV업계 1위인 컴캐스트와 2위인 타임워너케이블 간의 초대형 인수·합병 추진 신청에 대해 방송시장의 독과점을 우려하여 인수·합병을 불허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했다. 그러자, 두 회사는 자진에서 인수·합병을 취소했다.

이번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에 대해서도 언론·시민단체들이 나서 방송서비스 시장의 독과점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방송서비스 시장의 독과점이 불러올 다양한 문제점들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업의 입장이 아닌 소비자인 국민들의 입장에서 현명한 판단을 해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최진봉 시민기자는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재직중 입니다. 이 기사는 한겨레신문에 실린 기사를 보완한 것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SK텔레콤, #CJ헬로비전, #인수합병 , #최진봉 , #방송독과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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