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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합의와 관련해 개별적으로 피해자 할머니들을 직접 찾아가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다는 외교부 발표에 대해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여론 호도용이라며 "일본 정부의 부도덕한 행태를 다시 보는 듯 실망스럽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4일 외교부는 "정부 등록 '위안부' 피해자 생존자 46명 중 국내 거주자 18명으로부터 직접 또는 보호자 동석 형태로 의견을 들었다"며 "이중 14명이 긍정적 반응을, 4명이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일부 피해자들이 정대협에 강한 거부감을 표시했다는 내용도 외교부가 공개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도 아닌 우리 정부가... 절망스러울 지경"

 29일 오후 임성남 외교부 1차관이 전날 타결된 일본군위안부 문제 관련 한ㆍ일 정부 협상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운영하는 서울 마포구 연남동 쉼터를 찾아 이용수, 길원옥, 김복동 할머니를 만났다. 면담을 마치고 나온 임 차관은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은 채 현장을 떠났다.
 지난 12월 29일 오후 임성남 외교부 1차관이 전날 타결된 일본군위안부 문제 관련 한ㆍ일 정부 협상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운영하는 서울 마포구 연남동 쉼터를 찾아 이용수, 길원옥, 김복동 할머니를 만났다. 당시 임 차관은 면담을 마치고 나온 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은 채 현장을 떠났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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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정대협은 같은 날 입장문을 통해 "피해자들을 배제한 채 '최종적·불가역적 해결'이라며 한일 정부끼리 합의하고 나서야 피해자들을 설득하고 다니는 이 뒤바뀐 순서는 12·28 합의가 그랬듯 절차상으로도 맞지 않고 그 내용마저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대협은 "노환과 의사소통 곤란 등으로 직접 의사를 청취하지 못한 경우들을 고려하면 결국 피해자 직접 청취는 3건에 불과하다"면서 "긍정적 반응이 부정적 반응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정대협은 "합의에 대해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는 피해자들 모두 당사자가 아닌 보호자 측 반응이라고 (외교부가) 첨언하고 있는 것 역시 마치 합의 반대 의견은 그마저도 피해자의 목소리가 아닌 것처럼 호도하고 있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정대협은 이어 "정대협을 비롯한 피해자 지원단체들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외교부가 직접 의사를 청취했다고 하는 3명의 피해자들 중 한 분은 외교부와의 만남에서 '결코 일본을 용서할 수 없다'는 절절한 심정을 밝혔고, 정부가 신분노출 우려 등을 이유로 면담을 거부했다고 한 피해자들 다수는 정부 간 합의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대협은 "더욱이 '정대협 등 단체 측'에 거부감을 표현했다고 하는 보고는 피해자와 지원단체 간의 이간질을 노골화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일본정부가 법적 배상을 거부하며 민간모금으로 추진했던 아시아여성기금 지급 당시의 부도덕한 행태를 다시 보는 듯 실망스럽다. 일본정부도 아닌 우리 정부가 이 같은 행보에 나서고 있음은 절망스러울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다음은 4일 정대협이 발표한 입장 전문이다.

순서가 뒤바뀐 정부의 '위안부' 피해자 개별 방문,
숫자놀음으로 여론을 호도해 굴욕합의를 지켜내려는 것인가

오늘 외교부가 12·28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내용을 설명하고 피해자 요망사항을 청취하기 위해 피해자 개별방문을 실시한 결과를 발표했다.

피해자들을 배제한 채 '최종적·불가역적 해결'이라며 한일 정부끼리 합의하고 나서야 피해자들을 설득하고 다니는 이 뒤바뀐 순서는 12·28 합의가 그랬듯 절차상으로도 맞지 않고 그 내용마저 신뢰할 수 없다.

외교부는 국내 거주 피해자 42명 중 이번 방문으로 이루어진 피해자 및 보호자 면담이 18명이라 확인하고 있으나, 노환과 의사소통 곤란 등으로 직접 의사를 청취하지 못한 경우들을 고려하면 결국 피해자 직접 청취는 3건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외교부가 '주요 반응'이라며 내놓은 결과는 14명의 피해자가 정부 간 합의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이는 4명의 부정적 반응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 합의에 대해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는 피해자들 모두 당사자가 아닌 보호자 측 반응이라고 첨언하고 있는 것 역시 마치 합의 반대 의견은 그마저도 피해자의 목소리가 아닌 것처럼 호도하고 있는 모양새다.

그러나 정대협을 비롯한 피해자 지원단체들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외교부가 직접 의사를 청취했다고 하는 3명의 피해자들 중 한 분은 외교부와의 만남에서 '결코 일본을 용서할 수 없다'는 절절한 심정을 밝혔고, 정부가 신분노출 우려 등을 이유로 면담을 거부했다고 한 피해자들 다수는 정부 간 합의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합의 직후 외교부 차관들이 쉼터 '평화의 우리 집'과 '나눔의 집' 거주 피해자들, 이용수 할머니를 만나 호된 꾸지람을 받았던 기억은 잊었는지, 지난 20여 년 간 말로 하기조차 힘든 성노예 경험을 수도 없이 증언하며 거리에서, 전국 각지에서, 국제사회에서 정의 회복을 요구해 온 이 피해자들의 요구는 뒷전으로 밀어둔 채 여론 호도용 발표를 내놓은 것이다. 이 피해자들의 요구야말로 피해당사자로서 줄기차게 밝혀 온 공식적인 요구임에도 정부는 '의도적 무시'로 일관하고 있다.

일부 피해자가, 소녀상 문제로 금번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지 못해 혜택을 받지 못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내용은 결국 소녀상 철거나 이전을 정당화하기 위한 정부의 의도를 의심하게 하는 것으로도 보인다.

더욱이 '정대협 등 단체 측'에 거부감을 표현했다고 하는 보고는 피해자와 지원단체 간의 이간질을 노골화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는 은폐됐던 일본군 '위안부' 역사를 밝혀내고 피해자들 곁에서 20여 년 간 고군분투해 온 지원단체의 노력을 무력화시키려는 의도나 다름없다. 비밀스럽게, 그리고 갈등을 부추겨가며 정부의 의도를 관철시키려는 모습은 앞서 일본정부가 법적 배상을 거부하며 민간모금으로 추진했던 아시아여성기금 지급 당시의 부도덕한 행태를 다시 보는 듯 실망스럽다. 일본정부도 아닌 우리 정부가 이 같은 행보에 나서고 있음은 절망스러울 지경이다.

또한 정부의 이번 방문 중, 피해자들을 배제한 정부간의 합의에서 일본정부가 불법적인 범죄임을 인정하지도, 따라서 법적 책임을 인정하지도 않았다는 사실과 그럼에도 '최종적 불가역적 해결'이 선언됐고, 일본정부는 그 '최종적 불가역적 해결' 후에도 여전히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부정하는 망언을 이어가고 있으며, 정부는 그에 대해 변변한 대응도 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피해자들에게 전해졌는지 의문이다.

일본정부는 '위안부' 강제동원에 대한 증거가 없다는 답변서를 유엔인권기구에 내면서 한일 간 합의를 통해 '위안부' 문제가 최종 해결됐다고 강조하고 있다.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합의로 홀가분하게 책임을 벗어버린 듯한 일본정부의 작태가 비열함은 말할 것도 없고, 일본은 그저 뒷짐 지게 둔 채 잘못된 합의를 들고 다니며 피해자들을 설득하는 책임을 떠 안은 한국정부의 작태는 볼썽사납다.

한국정부에 묻는다. 왜 진작 그렇게 열 올려 피해자들을 찾아 나서고 의견을 듣지는 못했는가. 시간이 없는 피해자들을 두고 숫자놀음으로 여론을 호도하며 피해자와 시민사회의 뜻을 저버리는 행태를 언제까지 계속할 것인가. 합의 후 쏟아져 나오는 일본정부의 망언은 합의 위반이 아닌 것인가. 합의정신을 훼손하는 언행을 삼가라고 앵무새처럼 반복만 할 뿐 끝내 이 잘못된 합의를 지켜내기 위해 굴욕의 한일 외교를 계속해 나갈 것인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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