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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학연수와 유럽 여행을 동시에 가고 싶은데…." 

유럽 여행도 하고 싶고 꼭 스펙 때문이 아니더라도 외국어 하나쯤은 제대로 구사하고 싶다. 아마 20~30대라면 한번쯤 고민해 본 생각이지 않을까? 물론 나이에 상관없이 여행과 외국어는 많은 이들의 공통적인 희망사항일 것이다.

몰타는 어학연수와 유럽여행을 함께 만족시키기에 좋은 조건을 갖춘 나라다. 남유럽이라는 지리적 위치, 따뜻한 기후 그리고 상대적으로 다른 영어권 국가에 비해 저렴한 물가 등을 이유로 볼 수 있다. 해마다 몰타를 찾는 한국인도 증가하는 추세인데 변함없이 떠나게 된 계기는 '영어공부'를 첫 번째로 꼽는다.

하지만 나라마다 몰타를 찾는 이유는 조금씩 다르다. 실제로 한국에서 알려진 '각광받는 어학연수지'보다 더욱 다양한 모습들이 이 작은 섬 안에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인의 경우에는 세계문화유산을 보기 위해 50~60대가 많이 찾는 편이다. 유럽의 젊은이들은 천혜의 자연환경에서 다이빙, 트레일(Trail), 암벽등반과 같은 취미를 즐긴다. 몰타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영국인 노부부는 여유로운 삶을 위해 은퇴를 하고서 이주했다고 전했다. 물론 세계 각지에서 영어연수를 위해 몰려드는 사람들도 여전히 많다.

몰타 에세이 <아무도 모르는 누군가의 몰타> 출간을 앞두고 있을 때 같은 시기에 누군가 몰타 가이드북을 낼 것이란 소식을 접했다. 인터넷에 간간이 떠도는 정보 이외엔 아무도 몰랐던 나라인데 함께 몰타를 알리게 된 점이 왠지 인연이라 여겨졌다. '몰타에 대해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아 정보를 공유하며 자연스럽게 책을 쓰게 됐다는 <그럴 땐 몰타> 이세영 저자. 지난 1일과 11일 두 차례에 걸쳐 이세영 저자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녀와 함께 몰타의 문화와 역사 그리고 가이드북에 싣지 않은 정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정보를 모아 책을 내보면 어떨까"

  마샤슬록(Marsaxlokk)에서 휴식 중인 <그럴땐 몰타> 이세영 저자.
 마샤슬록(Marsaxlokk)에서 휴식 중인 <그럴땐 몰타> 이세영 저자.
ⓒ 정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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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에 몰타를 가시게 된 계기가 궁금하네요. 

"일을 그만두고서 여행을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여행만 하기에는 영어실력이 부족하니까 영어공부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거죠. 필리핀은 치안이 염려되고 다른 나라는 비용적인 부담이 컸어요. 사실 어학 연수가 목적도 아니고 여행에 시간과 돈을 더 투자하고 싶었어요.

그렇게 피지를 염두에 두고서 유학원에 상담을 하러 갔더니 '왜 피지를 가려고 해요?' 물어보는 거예요. 저는 기본적인 영어공부를 하고서 터키, 그리스, 이탈리아와 같은 나라를 여행하고 싶다고 답했어요. 그러자 유럽에 '몰타'라는 나라가 있다며 소개해주더라고요. 비용도 피지보다 저렴하고 치안도 좋고 유럽여행하기도 편하다면서 말이죠. 그날부터 몰타에 대해 찾아보았고 결국 떠나게 되었네요."

- 몰타 체류기간이 얼마나 되시나요? 
"7개월 동안 있었습니다. 몰타에서 지냈던 시간을 일수로 치면 거의 3개월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저는 몰타에서 떠나는 유럽여행을 자주 다녔어요. 영국, 프랑스, 스위스, 독일, 오스트리아, 체코, 헝가리, 이태리, 스페인, 포르투갈, 터키를 다녀왔어요. 정작 몰타에서 있었던 시간은 여행기간 보다 짧네요."

- 여행을 많이 하셨네요. 몰타에서 유럽여행을 하면 어떤 이점이라도 있나요? 
"비행시간이 짧고 티켓이 저렴하여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떠날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네요. 이탈리아 같은 경우에는 몰타에서 정말 가까워서 세 번을 다녀왔어요. 여행을 끝내고 돌아가서도 다시 떠날 때도 짧은 시간 안에 편히 쉴 수가 있어서 굉장히 좋았습니다."

 몰타 가이드북 <그럴땐 몰타>는 몰타에 대한 기본정보를 비롯해 몰타명소와 관광코스까지 자세하게 안내되어 있다(이세영 글, 사진 / 상상력놀이터 펴냄 / 2015-12-14 / 1만6000원).
 몰타 가이드북 <그럴땐 몰타>는 몰타에 대한 기본정보를 비롯해 몰타명소와 관광코스까지 자세하게 안내되어 있다(이세영 글, 사진 / 상상력놀이터 펴냄 / 2015-12-14 / 1만6000원).
ⓒ 정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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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이드북 <그럴 땐 몰타>를 쓰게 된 동기가 궁금하네요. 
"우선 제가 떠날 때도 그랬지만, 몰타에 대한 정보가 많이 없었어요.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싶어 몰타를 다녀와서 블로그에 정보를 정리하다 보니 질문을 많이 받게 되었죠. 그러면서 제가 올려놓은 몰타 정보를 보시고 고마워하시는 분들이 생겨났어요.

'광고가 아닌 진짜 정보'를 올려줘서 고맙다는 메시지였는데, 그때 든 생각이 '이러한 정보를 모아서 책을 내면 어떨까?'였어요. 몰타에 있었을 때는 책을 쓸 마음이 없었으니 가이드북 자료가 될 만한 정보 업데이트가 필요했어요. 그래서 책을 쓰려고 몰타를 다시 한 번 다녀왔죠."

7000년 넘은 건축물, 여기에서 볼 수 있다

 클렌디(Qrendi)지역에 위치한 하자르 임(Hagar Qim) 신전의 모습.  (사진제공=몰타관광청)
 클렌디(Qrendi)지역에 위치한 하자르 임(Hagar Qim) 신전의 모습. (사진제공=몰타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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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므아나이드라(Mnajdra) 신전의 모습 Image by Clive Vella (사진제공=몰타관광청)
 므아나이드라(Mnajdra) 신전의 모습 Image by Clive Vella (사진제공=몰타관광청)
ⓒ 정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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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에선 몰타가 '어학연수지'로 알려져 있어서 여행으로만 가시는 분들은 드문 것 같아요. 몰타에 있는 문화유적을 보는 것도 의미 있을 거라 생각되는데,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을 많이 보존하고 있죠?   "네, 맞아요. 몰타는 단위면적당 세계문화유산이 가장 많은 나라입니다. 특히 클렌디 지역(Qrendi, 몰타 섬 남서부)에 고고학적 유적이 아주 잘 보존되어 있어요. 사람이 만들었다고는 믿기 힘들 정도의 거석 신전인데 누가 왜 만들었는지 21세기인 지금도 풀지 못한 수수께끼라고 해요.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딩글디 절벽(Dingli cliffs)에서 하자르 임(Hagar Qim) 신전은 걸어서 5분 정도 걸립니다. 므아나이드라(Mnajdra) 신전도 가까워요. 전부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거석신전이죠. 몰타 동전 뒷면에 보면 므아나이드라 신전의 형상이 새겨져있기도 해요.

신전 근처에는 실내박물관도 있어요. 외부도 바깥에선 못보도록 유적을 하얀 천막으로 덮어놨는데 일부 관광객들은 '티켓을 팔기 위한 묘책'으로 생각하더라고요. 실제로 천막을 씌운 이유는 햇빛과 바람으로부터 유산을 보호하려는 거예요. 10유로를 내면 실내외 전부 다 볼 수 있습니다. 단, 클렌디 지역은 접근성이 좀 불편해서 찾아가시는 길이 어려울 수 있어요.

또 하나 말씀드릴 곳은 고조입니다. 우리가 보통 생각하기엔 인류 최초의 돌로 만든 건축물은 이집트 피라미드가 아닐까 생각하잖아요. 사실 역사상 가장 오래된 거석 신전이 바로 고조에 있습니다.

간티야(Ggantija) 신전은 거인을 뜻하는 자이언트에서 기원된 이름인데 현재 6미터의 높이로 돌담이 쌓여져 있어요. 원래 크기는 16미터가 넘는 걸로 추정된다고 해요. 신전을 이루는 돌 하나가 50톤이 넘는데 기원전 3000년대 만들었다고는 상상이 안 되지요. 역사가 7000년이 넘은 건축물인데도 보존 상태가 굉장히 좋아요. 이런 세계유산을 보는 일은 상당히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되네요."

 기본적으로 몰타의 도로는 1-2차선이다. 도로의 폭이 좁고 차선이 구분되어있지 않는 것이 특징. 운전자석도 한국과 반대이며 신호도 잘 없어서 운전하기가 불편하다.
 기본적으로 몰타의 도로는 1-2차선이다. 도로의 폭이 좁고 차선이 구분되어있지 않는 것이 특징. 운전자석도 한국과 반대이며 신호도 잘 없어서 운전하기가 불편하다.
ⓒ 정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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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몰타는 투어차량 아니고서야 교통이 불편하긴 하죠. 혹시 차량을 렌트해서 여행을 하는 건 어떨까요?  "저는 반대해요. 우선 표지판도 영어보다 몰타어가 많아요. 안그래도 운전자석이 반대 방향인데 사고날 확률이 굉장히 높아요. 신호나 가로등도 없어서 운전하기 힘들고 주차장도 없어요.

게다가 몰타 사람들이 운전을 매우 거칠게 하거든요. 물론 교통이 안 좋아서 렌트를 하면 좋지만 추천하는 편은 아니예요. 렌트카 종류도 거의 수동식이어서 오토로 하실 분들은 미리 예약을 하셔야 해요. 차가 없을 확률이 높거든요. 연식도 오래되고 새차는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 몰타는 역사적인 영화 촬영지로도 많이 알려진 것 같아요. 고대부터 현대까지 다양한 시대를 배경으로 촬영되지 않았나요?
"네, 그렇죠. 영화로는 <트로이>(Troy, 2004), <글래디에이터>(Gladiator, 2000), <월드워Z>(World War Z, 2013)가 몰타에서 촬영됐죠. 안젤리나 졸리와 브래드 피트가 출연한 <바이 더 씨>(By the Sea, 2015)도 흥행만 성공했다면 몰타가 참 많이 알려졌을 것 같은데 참패해버렸네요.(웃음)

<다빈치 코드>(The Da Vinci Code, 2006)도 몰타에서 촬영했다는데 어떤 장면인지 아직 잘 모르겠어요. 아, <블루 라군>(The Blue Lagoon, 1980)도 코미노를 배경으로 찍은 영화입니다."

몰타 기사단 이야기

 수도 발레타(Valletta)에 위치한 몰타 기사단 궁전 (Grandmaster's Palace) 내부의 모습. 현재는 박물관으로 관람객에게 일부공간이 허용되고 있다. 그 외의 공간은 대통령 집무실로 이용된다.
 수도 발레타(Valletta)에 위치한 몰타 기사단 궁전 (Grandmaster's Palace) 내부의 모습. 현재는 박물관으로 관람객에게 일부공간이 허용되고 있다. 그 외의 공간은 대통령 집무실로 이용된다.
ⓒ 정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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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 몰타를 생각하면 '몰타 기사단'을 함께 떠올리시는 분들도 많으실 것 같네요. 아직 현존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몰타 기사단과 몰타는 어떤 관련이 있는지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우리가 알고 있는 성 요한 기사단이 바로 '몰타 기사단' 입니다. 구호 기사단, 로도스 기사단, 몰타 기사단 등으로 불려지는데 십자군 전쟁 때 만들어진 기사단이에요. 당시 십자군이었던 8개국의 기사단이 몰타로 넘어오면서 200년간 거주했어요. 그리하여 몰타 기사단으로 불리게 된 거죠. 원래는 국적없이 떠돌아다니다가 로마황제의 도움으로 1530년대에 몰타에 정착하게 됐어요.

성 요한 기사단이 몰타에 오기 전에는 지리적인 위치상 다른 열강들에게 굉장히 침입을 받았는데, 몰타 기사단(성 요한 기사단)이 오고 나서는 몰타에 안정기가 접어들었어요. 황금기라고 보시면 되죠. 다른나라의 보호를 받으면서 전쟁이 줄어들고 몰타의 부흥기가 온 거예요.

원래는 구호 목적으로 설립된 기사단인데 몰타는 예전부터 지중해에 있는 병원으로 유명했어요. 구호활동을 하면서 전쟁으로 인해서 다치고 병든 사람들이 몰타에 와서 치료를 받기도 했으니까요. 엠디나(Mdina) 자연사 박물관도 예전에는 병원이었어요. 지금 있는 큰 건물들도 예전에 다 병원이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몰타 기사단은 로마황제 덕분에 몰타에서 정착을 할 수 있었지만 몰타에 대한 소유권은 없었어요. 그런데 1565년에 오스만 제국의 침략을 받는데 당시 오스만 군 4만여 명을 상대로 9000여 명의 불과한 성 요한 기사단이 승리를 거둡니다. 그 공으로 당시 몰타는 스페인령이었는데 몰타의 소유권을 가지고 있는 찰스 5세가 기사단에게 몰타를 내줬어요. 그때부터 나폴레옹이 공격하기 전까지 기사단이 몰타를 통치했습니다."

- 몰타 대학교(University of Malta)가 의료로 유명한 이유도 역사와 무관하진 않겠네요. 
"네, 아무래도 그렇겠죠."

 성 요한 대성당(st john’s co cathedral) 내부 모습
 성 요한 대성당(st john’s co cathedral) 내부 모습
ⓒ 정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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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 요한 대 성당(St. John's Co-Cathedral )도 몰타에서 중요한 건축물 중 하나인데 몰타 기사단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들었어요.  "네, 성 요한 대성당은 몰타 기사단이 16세기 말에 성 요한을 위해서 만든 성당입니다. 아마도 죽기 전에 봐야 할 세계 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을 거예요. 상당히 반전 매력을 가진 건물이죠.

몰타는 겉만 보면 모든 건물이 다 똑같이 보여요. 별로 특색이 없거든요. 그런데 안을 들어가보면 정말 내부가 멋집니다. 전부 라임스톤에 건물 크기도 비슷하지만 내부의 느낌은 전혀 다른 것 같아요. 성 요한 대성당은 몰타에 왔다면 꼭 가봐야 하는 명소 중 하나죠."

몰타에 큰 다리가 없는 이유

 몰타에서는 건물을 지을 때 라임스톤(석회암)을 사용해야 하는 규정이 있다. 이에 몰타주민들은 발코니, 대문, 손잡이 등을  특색있게 꾸며 다른 건물과 차별화를 둔다.
 몰타에서는 건물을 지을 때 라임스톤(석회암)을 사용해야 하는 규정이 있다. 이에 몰타주민들은 발코니, 대문, 손잡이 등을 특색있게 꾸며 다른 건물과 차별화를 둔다.
ⓒ 정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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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고 보면 몰타 집들도 신기한 점이 많네요. 전부 라임스톤이라 구분하기 어려운데 대문의 색상 혹은 손잡이만 다른 거예요(돌고래, 물고기 모양). 당시에 그게 너무 인상적이라 한참 대문 구경에 시간을 쏟았어요.(웃음)
"맞아요. 몰타는 건물의 시작과 끝이 모호해요.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집인지 알 수가 없어요.(웃음) 사실 그 이유도 제가 듣기로 라임스톤(석회암)으로 집을 지어야 하는 정부의 규정이 따로 있나봐요.

결국 다른 집과 구분지으려면 발코니, 손잡이, 문패 등에 특징을 두는 거죠. 분명 몰타는 옛것을 고수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페리를 타면 몰타섬에서 고조섬 20분, 발레타(Valletta)에서 슬레이마(Sliema)까지 10분이 걸려요. 아마 우리나라였다면 분명히 다리를 놨을 거예요. 대교(大橋)를 놓으면 더 빨리 편리하게 왕래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누군가 '왜 다리를 만들지 않아요?'라고 물어봤는데 몰타 사람들은 인위적인 걸 설치하면 자연경관을 해친다고 생각한다고 해요. 편리함보다 그들이 가지는 문화를 고스란히 유지하려고 하는 거죠."

 몰타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경험으로 꼽히는 보드파티 현장. (사진제공=몰타 챔버컬리지Chamber College)
 몰타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경험으로 꼽히는 보드파티 현장. (사진제공=몰타 챔버컬리지Chamber College)
ⓒ 정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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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몰타에 여행을 온다면 특별히 즐길만한 게 뭐가 있을까요? 저는 보드파티가 생각 나긴 하는데…. "사실 가이드북에 적지 않았는데 저도 보드파티가 좋아요. 춤과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들 찾는 편이죠. 보드파티는 해질무렵 바다 위를 떠다니는 선상클럽이라고 생각하시면 되요. 저는 클럽은 싫어하지만 보드파티는 굉장히 독특한 경험이었어요.

사람들은 아주 시끄럽게 몸을 부딪혀가며 춤추고 주류도 무한정 제공받으며 자유롭게 술을 마셔요. 하지만 이런 흥겨운 분위기 만이 보드파티의 매력은 아니죠. 가장 좋았던 건 이 배가 망망대해를 표류하듯 떠다니다가 바다 한가운데 정박하는 거예요. 배가 멈추면 사람들은 배에서 뛰어내려서 수영을 하고 다이빙을 해요. 제가 어디서도 경험하지 못한 자유로운 느낌을 받았어요.

하늘을 바라보는데 별이 쏟아져버릴 것 같고 수온도 믿기 힘들 정도로 따뜻해요. 시끄러운 분위기가 부담스러울 수는 있겠지만 자연을 사랑한다면 이것이야말로 몰타에서만 할 수 있는 이색적인 경험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몰타 사람들은 워터파크에 갈 필요가 없다?

 피터스풀(St.Peter's Pool)에서 한 사내가 다이빙을 하고 있다.
 피터스풀(St.Peter's Pool)에서 한 사내가 다이빙을 하고 있다.
ⓒ 정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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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몰타 곳곳을 다녀보셨을 텐데 그중에서 가장 좋았던 장소가 어디인지 궁금하네요. "마샤슬록(Marsaxlokk)에서 조금 올라가면 있는 곳인데 피터스풀(St.Peter's Pool)입니다. 이곳은 다이빙을 할 수 있는 절벽이 있어요. 가는 길이 조금 힘들긴 한데 도착하면 정말 경이로운 곡선 모양으로 깎여진 절벽이 보여요. 그 절벽 밑에 말도 안될 정도로 맑은 물이 차있는데 사람들은 그 속으로 뛰어내려요. 아파트 3층 정도의 높이인데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게 풍덩 다이빙을 해요. 가는 게 힘들어서 그런지 사람도 많이 없고 이국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장소입니다."

- 몰타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하나 말씀해주세요. 
"워터파크가 떠오르네요.(웃음)"

- 몰타에 워터파크가 있었나요? 전혀 몰랐네요.(웃음)
"제가 수영을 못해요. (웃음) 몰타는 바다가 천연풀장이다보니 사람들이 워터파크를 잘 안가죠. 우리나라는 워터파크를 가도 줄을 서서 들어가잖아요. 몰타는 사람들이 전부 바다에 몰려있기 때문에 워터파크가 한적해요. 무료 선베드에 외부음식도 전부 반입이 가능하고 입장료(12유로)만 내면 끝이죠.

제가 워터 슬라이드를 타려고 줄을 서 있는데 안전요원이 수영을 잘하냐고 물어봤어요. 알고 봤더니 물 깊이가 3미터라는 거예요. 그걸 듣고 깜짝 놀랐는데 몰타는 어린 아이들도 수영을 잘하는 것 같아요. 워터파크는 큰 기대를 하고 가지 않는게 좋아요. 다만 수영을 못하거나 해파리를 무서워하는 분들이 즐기기에 적당한 것 같아요. 작지만 유스풀, 인공파도, 다이빙, 워터 슬라이드 있을 건 다 있었어요. 불편한 점은 탈의실이 따로 없다는 거예요. 샤워실은 있는데 화장실에서 수영복을 갈아입어야 해요."

- 저자 소개에 "청춘의 한켠을 몰타에 내어주고 왔다"라고 적혀있던데, 몰타에 가기 전과 후를 비교해 본다면 어떤가요?
"몰타를 가기 전과 후는 완전 달라요. 몰타를 가기 전에는 무슨 일이든 걱정도 많고 불안해 했어요. 뭐든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 대학 휴학도 못하고 뭘 해야 할지 모르겠으나 주어지는 일에 최선을 해야겠다 마음 먹었죠. 모든 일에는 시기가 다 정해져있다고 생각했어요.

대학 다닐 때는 이것만 버티면 졸업이다. 막상 취업을 하니까 이런 쫓기듯 사는 삶이 언제 끝나게 될지 보장이 없더라고요. 내가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하나 막막하기도 했어요. 몰타에서는 진짜 내가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계속 떠올렸던 것 같아요.

특히 우리는 좋아하는 거 없이 그냥 남들 하는 대로 따라가잖아요. 저도 그런 사람 중에 한 명이었고요. 솔직히 몰타에 가서 제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답은 찾진 못했어요. 근데 하나 깨달은 게 있어요. 바로 '행복하게 사는 법'. 뭔가 예전에는 미래의 행복을 위해서 현재를 참았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지금 오지 않을 미래보다 지금 내가 누릴 수 있는 행복이 중요하다'고 몰타에서 만난 사람들이 말해주더라고요. 다녀와서도 대책없지만 그 마음 계속 품고 살아가는 것 같아요. 만약에 몰타에 안갔다면 지금 이시간도 불안해했을 것 같아요."

- 마지막으로 몰타를 한마디로 정의내려 본다면?
"자신의 삶의 속도를 찾아주는 곳."

몰타는 사라지는 것보다 간직되어지는 게 많은 나라다. 내가 처음 고조에 갔을 때 바다를 보면서 무심코 떠올렸던 말이 잊히지 않는다. "저 바다의 나이는 몇 살 일까?" 바다의 나이를 가늠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일이긴 했지만 오래된 세계의 느낌을 난 지울 수가 없었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세월이 느껴지는 광경으로 인해 신기한 타임슬립을 경험하는 기분마저 들었다.

몰타는 수천 년 역사의 흔적을 보물처럼 품고 있다. 아무 것도 없는 작은 섬처럼 보이지만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는 깊은 역사와 문화가 숨어있다. 몰타는 알면 알수록 그들이 지켜온 것들에 대해 자연스레 경외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처럼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변하지 않는 몰타지만 점점 더 편리한 것들로 채워져 가는 세상 사람들에 의해 혹여 변하지는 않을까, 나는 그것이 가장 두렵다.

몰타에 다녀온 많은 사람들이 한결같이 말하는 것은 몰타는 작지만 거대한 무언가가 숨어있다는 것이다. 요새화 된 성곽을 중심으로 역사와 문화의 자취가 지금까지 고스란히 녹아있다. 과거 숱한 침략과 지배를 받았던 전략적 요충지가 현재는 살아있는 역사를 보여주는 세계문화유산의 집결지가 됐다. 몰타 곳곳에 묻어나는 고색 짙은 분위기와 아름다운 자연경관은 마법이라는 표현을 써도 전혀 과장되지 않을 듯 하다.

몰타는 국내에 알려졌듯이 영어 연수와 유럽여행을 함께 하기에 적합한 나라에 속한다. 하지만 그보다 몰타에 대해 더 알리고 싶은 사실은 이 작은 섬이 변함없이 품고 있는 시간의 흔적들이다. 깊은 역사와 문화가 깃들여진 세계유산 그리고 코발트 빛 지중해와 함께할 수 있는 다채로운 경험까지. 여름이 마지막까지 영원한 몰타에 숨겨진 수 많은 놀라움을 사람들이 어서 만날수 있길 바란다.

[추가 정보] 몰타에서 사진찍기 좋은 장소

1. 부지바(BUGIBBA) 카페 델 말(cafe del mar)
2. 부지바(BUGIBBA) 클래식 카 뮤지엄(Malta Classic Car Museum)
3. 발레타(Valletta) 까사 로까 피콜라(Casa Rocca Picola)
4. 발레타(Valletta) 마노엘 극장(Manoel Theater)
5. 마샤슬록(Marsaxlokk) 선데이 피쉬 마켓 (Sunday Fish Market)

몰타 워터파크 Splash & Fun Water Park 홈페이지 바로 가기(☞ 클릭)

* 사진제공 = <그럴 땐 몰타> 이세영 저자

덧붙이는 글 | 몰타에 대해 더 궁금한 분들을 위해 최근 출간하게 된 몰타관련 책을 소개합니다. <아무도 모르는 누군가의 몰타>| 정수지 글| MIROUX 그림 | 책미래 펴냄 | 2015-12-10 |1만 4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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