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이 거침 없는 10연승을 달렸다.

배구 명가로 불리며 삼성화재와 함께 한국 남자배구의 투톱을 형성하던 현대캐피탈은 최근 몇 시즌 동안에는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되는 부진을 보였다. 현대캐피탈은 이번 시즌 최태웅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으면서 팀을 새롭게 정비했지만 전반기를 마칠 때까지만 해도 뚜렷한 변화의 조짐이 없었다. 그러나 후반기가 시작된 이후 꾸준한 무패 행진을 펼친 끝에 10연승 고지에 올랐다.

현대캐피탈의 최다 연승은 프로 원년인 2005-2006시즌에 달성한 15연승이었다. 이듬해   2006-2007시즌에는  김호철 감독이 팀의 10연승을 이끌며 연승 퍼레이드를 이어갔다. 프로 초창기 현대캐피탈을 이끌던 대표적인 선수로는 박철우, 송인석, 후인정, 이선규, 권영민 등이 있는데 송인석과 후인정을 제외하고는 지금까지 현역으로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시즌 현대캐피탈은 명가 재건에 본격 나서고 있다. 9연승을 했던 현대캐피탈이 10연승 고지로 올라서는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2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KB손해보험과의 원정 경기에서 하위팀의 강한 도전에 자칫 10연승 달성이 무산될 위기도 몇차례 있었다.

첫 세트를 잡으며 출발하였지만 2세트를 내주면서 KB손해보험의 강한 추격에 부딪혔다. 이후 3세트와 4세트를 양팀이 번갈아 따내며 경기는 마지막 세트로 들어갔다. 예상하지 않은 KB손해보험의 선전에 고전하며 10연승의 길목에서 승리가 무산되는 듯도 했다. 그러나 마지막 5세트에서 오레올의 강한 공격력이 살아나면서 15-11로 마지막 세트를 마무리하고 10연승을 이어가게 되었다.

스피드와 팀플레이를 앞세운 현대캐피탈의 배구

현대캐피탈은 세터 출신의 최태웅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후 '스피드 배구'를 팀 컬러로 내세웠다. 삼성화재가 특급 용병을 앞세운 원톱 배구를 추구하는 반면, 명가재건에 나선 현대캐피탈은 전체적인 팀플레이를 바탕으로하는 빠른 배구를 추구하면서 이번 시즌 새로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여자배구에서 과거에 흥국생명이 스피드 배구를 추구하면서 한때 코트를 지배한 적이 있다. 단순한 스파이크나 오픈공격 보다는 전체적인 팀플레이를 앞세운 스피드 배구는 보는 사람들에게도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빠른 발과 기민한 움직임이 더해지는 스피드 배구는 상대 수비의 허점을 노리면서 경기의 실마리를 풀어간다.

흥국생명 이후 V리그에서는 스피드 배구가 크게 부각 되지 않았다. 이번 시즌에 현대캐피탈이 스피드를 앞세운 팀 플레이배구를 보여주면서 과거의 단순한 배구 패턴에서 변화한 모습들이 관중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세터를 주축으로 이뤄지는 스피드 배구는 플레이어 전원이 경기에 참여하는 가운데 센터의 역할이 강조된다. 모든 선수들이 세터와 호흡을 맞추면서 다양한 속공과 상대의 블로커를 따돌리는 이동 공격도 활발하게 이뤄진다.

경기의 조율사로 불리우는 세터의 토스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스피드 배구가 현대캐피탈의 상승세를 이끌면서 한동안 중요도가 저하되었던 스피드 배구가 새로운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2006-2007시즌에 10연승을 달성한 이후 9시즌 만에 10연승 달성에 성공한 현대캐피탈이 팀 최고 연승인 15연승의 기록까지 갱신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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