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웍스 애니메이션 로고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로고 ⓒ DreamWorks Animation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아래 드림웍스) 픽사와 더불어 1990년대 이후 디지털 애니메이션의 서막을 연 업체 중 하나다. 일일이 장면 하나하나를 사람이 직접 그려 만든 셀 애니메이션을 사실상 역사 저편으로 밀어버린 건 두 회사의 치열한 경쟁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봐도 과언은 아니다.

디즈니의 품으로 들어간 픽사가 지난해 <인사이드 아웃>으로 건재함을 과시했지만, 드림웍스는 최근 2~3년 사이 <가디언즈>, <터보>, <미스터 피바디> 등 몇몇 작품들의 부진으로 속앓이를 하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28일 개봉한 <쿵푸 팬더 3>을 시작으로 <크루즈 패밀리 2>(2017년), <드래곤 길들이기 3>(2018년) 등 드림웍스가 매년 기대작들을 제작해 반격에 나설 예정이다. 또 한 번 양사의 치열한 전쟁이 예고된다.

1994년 회사 설립, 1998년 창업 첫 작품 <개미>를 시작으로 짧은 시간에 디즈니& 픽사 등과 더불어 업계 강자로 자리 잡은 드림웍스의 이야기를 키워드를 통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하나] 창업자

 드림웍스 CEO 제프리 카젠버그 (www.dreamworksanimation.com/leadership/)

드림웍스 CEO 제프리 카젠버그 (www.dreamworksanimation.com/leadership/) ⓒ DreamWorks Animation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은 1994년 영화감독이자 앰블린 스튜디오를 설립한 스티븐 스필버그, 전직 디즈니 출신 CEO 제프리 카젠버그, 음반 업계의 큰손인 데이비드 게펜 등 3인이 손잡고 출범시킨 '드림웍스 SKG'를 뿌리에 두고 있다.

이후 애니메이션 부서를 설립하고 2004년 지금 형태로 독립 법인으로 분리,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사업이 본격화된 건, 스필버그가 야심 차게 진행했던 앰블린 산하 앰블리메이션의 애니메이션 작품들이 잇달아 흥행 참패를 겪게 된 영향도 컸다.

앰블린 시절 1980년대 개봉했던 <피블의 대모험>, <공룡시대>가 제법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이후 앰블리메이션을 통해 제작한 <피블의 대모험 2>, <발토> 등이 잇달아 쓴맛을 보면서 결국 스필버그는 앰블린 산하 애니메이션 부서를 없애고 드림웍스를 통해 새롭게 사업을 시작했다. 여기엔 디즈니에서 밀려난 카젠버그의 힘도 한몫을 했다.

[둘] 첫 작품

 영화 <개미>의 한 장면

영화 <개미>의 한 장면 ⓒ CJ엔터테인먼트


드림웍스를 통해 선보인 첫 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는 1998년 개봉된 <개미>(세계 흥행 1억7000만 달러 이상)다. 공교롭게도 같은 해 픽사 역시 곤충 소재의 디지털 애니메이션 작품 <벅스 라이프>를 만든 탓에 이 두 영화는 호사가들의 좋은 비교 대상이 되곤 했다. 결과적으론 <벅스 라이프>(세계 흥행 3억6000만 달러 이상)의 압도적인 승리로 끝났다.

[셋] 아드만 스튜디오

창업 초기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이 자리를 잡지 못할 때 의외의 효자 노릇을 한 작품들이 있었으니 바로 <치킨 런>(2000년), <월레스와 그로밋 : 거대토끼의 저주>(2005년)의 선전이 바로 그것이다. 둘 다 드림웍스가 합작한, 영국 아드만 스튜디오의 대표작들이었다. 기존 드림웍스가 선보였던 셀/디지털 애니메이션이 아닌, 스톱 모션 클레이 애니메이션으로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이후 아드만 조차 자신들의 장기를 버리고 3D 디지털 애니 <플러시>(2006년)을 제작하고 만다. 결국, 이 작품의 '폭망'과 더불어 드림웍스-아드만의 관계는 끝나고 말았다. 현재 아드만은 소니, 스튜디오 카날 등과 손잡고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넷] 셀 애니메이션

 영화 <이집트 왕자> 포스터

영화 <이집트 왕자> 포스터 ⓒ CJ엔터테인먼트


디지털 애니메이션의 대명사인 드림웍스지만 창업 초기엔 기존 셀 애니메이션 제작을 병행한 바 있다. 머라이어 캐리와 고 휘트니 휴스턴의 주제곡이 크게 사랑받았던 <이집트 왕자>(1998년)을 필두로 <엘도라도>(2000년), <스피릿>(2002년), <신밧드 : 7대양의 전설>(2003년)을 연이어 제작했다. 하지만 <이집트 왕자> 외엔 모두 흥행 참패를 겪었고, 결국 드림웍스는 셀 애니메이션 사업을 접고 말았다.

[다섯] 효자 상품

지금의 드림웍스가 있게 된 데에는 2000년대 초반 <슈렉>, 2000년대 중반 이후의 <마다가스카>, <쿵푸 팬더>, <드래곤 길들이기> 시리즈의 공이 컸다. 4개 시리즈가 지금까지 벌어들인 돈은 무려 69억 달러 이상에 달한다.

<슈렉> 시리즈 5편 합계 14억9260만 달러 (전세계 합산 35억 달러)
<마다가스카> 시리즈 4편 합계 6억7348만 달러 (전세계 합산 14억 달러)
<드래곤 길들이기> 시리즈 2편 합계 3억9458만 달러 (전세계 합산 11억 달러)
<쿵푸팬더> 시리즈 2편 합계 3억8068만 달러 (전세계 합산 9억 달러)

[여섯] 슈렉

 영화 <슈렉>의 한 장면

영화 <슈렉>의 한 장면 ⓒ CJ엔터테인먼트


지난 2001년 첫선을 보인 이래 총 4편+1편의 스핀오프(<장화 신은 고양이>)를 선보인 드림웍스의 인기 시리즈. 못생겼지만 정의감과 애정 넘치는 캐릭터 슈렉, 그의 반려자 피오나 공주 등 극 중 다양한 캐릭터들이 펼치는 아기자기한 이야기는 전 세계 영화팬들을 사로잡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특히 2004년 선보였던 <슈렉 2>는 역대 드림웍스 사상 최고의 수입을 올린 작품이다. 북미 4억4000만 달러 이상. 세계 9억2000만 달러 이상을 벌었고 각각 세계 7억 달러 이상 수입을 기록한 <슈렉 3> <슈렉 포에버>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일곱] 최고 제작비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중 가장 많은 제작비가 투입된 작품은 바로 <몬스터 대 에일리언>(2009년)다. 무려 1억7000만 달러 이상이 투입되었던 야심작이었지만, 간신히 제작비를 건지는 수준의 흥행에 머물고 말았다. 이밖에 1억6000만 달러 이상이 쓰인 <드래곤 길들이기> <슈렉 포에버> <슈렉 3> 등이 엄청난 예산이 사용된 드림웍스의 작품들로 기록됐다.

[여덟] 주제곡

 <이집트 왕자> 주제곡 'When You Believe' 싱글 음반 표지

<이집트 왕자> 주제곡 'When You Believe' 싱글 음반 표지 ⓒ 소니뮤직코리아


전통적으로 음악적 요소가 강조된 디즈니와 달리, 드림웍스는 이야기 및 캐릭터에 주력한 탓에 강한 인상을 남긴 주제곡·삽입곡은 그리 많지 않다. 앞서 언급된 <이집트 왕자> 사운드트랙 정도가 휘트니 휴스턴, 머라이어 캐리, 보이즈 투 맨, 에이미 그랜트 등 다양한 장르의 팝스타들을 기용해 미국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경쾌한 모던록 위주로 채워진 <슈렉> 시리즈에선 2편 삽입곡 'Accidentally In Love'(그룹 카운팅 크로우즈)가 세계 주요국가 인기 차트 상위권을 석권하기도 했다. 한편 <쿵푸 팬더>에선 시로 그린과 잭 블랙이 호흡을 맞춘 리메이크곡 'Kung-Fu Fighting'(1970년대 칼 더글러스 원곡)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아홉] 상복

아직 아카데미, 골든글로브 등 주요 영화상과는 크게 인연이 없는 상황이다. <이집트 왕자>에 삽입된 'When You Belive'가 아카데미상 주제가 부문을 받았고 <슈렉>, <월레스와 그로밋 : 거대 토끼의 저주>가 각각 장편 애니메이션 부문을 수상했다. <월레스와 그로밋>이 사실상 아드만 작품임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론 <슈렉> 하나인 셈이다. 골든글로브에선 <드래곤 길들이기 2>가 애니메이션 부문을 수상한 것이 유일하다.

[열] 쿵푸 팬더

 영화 <쿵푸팬더3>의 한 장면

영화 <쿵푸팬더3>의 한 장면 ⓒ CJ엔터테인먼트


지난 2008년 처음 등장한 <쿵푸 팬더>는 뚱보 팬더의 좌충우돌 무술 고수 입문기를 다룬 코믹 디지털 애니메이션이다. 주인공 푸(목소리 잭 블랙 분)의 푸근한 외모 + 재밌는 줄거리가 조화를 이루면서 이후 2편 역시 좋은 반응을 얻었다.

1000만 관객을 동원한 <겨울왕국> 등장 이전 국내에서 가장 많은 영화팬들을 극장으로 모았던 애니메이션은 바로 <쿵푸팬더>였다. (1편 500만 명, 2편 460만 명 이상)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블로그(http://blog.naver.com/jazzkid)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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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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