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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모든 언론사들이 고심 중이다. 2014년 미국 뉴욕타임스 혁신보고서 유출 이후 전통 미디어들의 변신은 숨가쁘게 진행돼왔다. <중앙일보>는 사내 모든 매체를 '세포막으로 연결된 하나의 유기체'처럼 만들겠다는 내용을 담은 혁신보고서를 냈고, <파이낸셜뉴스>는 CMS(콘텐츠관리시스템)를 온라인 기사 작성 중심으로 개편했다.

카드 뉴스, 인터렉티브 뉴스는 보편적 디지털 기사 형태로 자리잡았고, 알고리즘 분석을 통한 추천기사도 주요 언론사들이 제공하는 디지털 서비스가 됐다. 콘텐츠 생산과 유통, 독자 수용의 전 단계에 걸쳐 각 언론사들은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다양한 디지털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뉴스제작, 디지털 포맷개발 함께 가야

 <한겨레>의 신년 사명(미션)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언론'이 건물 로비에 걸려 있다.
 <한겨레>의 신년 사명(미션)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언론'이 건물 로비에 걸려 있다.
ⓒ 강명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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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한겨레>는 조직개편을 감행했다. 조직개편의 핵심은 편집국 내에 디지털기술부국장을 겸직으로 발령낸 것이다. 편집국에 디지털기술 개발자를 배치해 기자와 개발자 사이의 소통을 원활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미국의 <뉴욕타임스>, 영국의 <가디언>을 비롯해 상당수 해외 언론에서는 이미 편집국에 개발자가 상주하며 다양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한국방송(KBS)>, <한국일보> 등 소수 언론사가 시도하고 있을 뿐이다.

지난 14일, 마감 시간을 앞둔 <한겨레> 편집국은 조용하지만 분주했다. 대부분의 직원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모니터를 주시하고 있었다. 몇몇은 각층을 오가며 업무를 처리하거나 다급하게 편집국으로 돌아와 기사를 작성하기도 했다. 편집국 바로 옆에는 디지털미디어사업국 내 팀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편집국과 디지털팀의 가까워진 거리는 언론사가 직면한 디지털 환경 대응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듯했다.

편집국과 디지털팀을 오가며 업무수행 중인 엄원석 디지털기술부국장은 "신문이 디지털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디지털 윤전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는 개발부서가 만들어진 콘텐츠를 인터넷과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독자에게 배달하는 역할을 했다면, 앞으로는 기자와 개발자가 함께 디지털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과정에서부터 어떻게 독자에게 전달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사의 성격에 적합한 디지털 콘텐츠 형식을 갖출 때 더 많은 독자의 눈길을 끌 수 있다. 디지털 환경에서는 기술적 능력이 콘텐츠 품질을 좌우한다.

모든 언론이 시도하고 있는 혁신의 핵심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이라고 엄 부국장은 설명했다. 콘텐츠 생산에서부터 디지털을 기반으로 할 뿐만 아니라 편집국 조직문화 자체가 디지털마인드로 바뀌어야 혁신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조직문화를 바꾸기 위해서는 제작부서와 개발부서의 인적 교류가 필수적이다. 분리된 조직에서는 효율적 공감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번 조직개편은 인적 교류의 출발점이라며 엄 부국장은 교류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콘텐츠를 만들고 개발할지는 그 다음 문제예요. 편집국 구성원들의 인식을 바꾸는 과정이 선행돼야 합니다."

소통 가능한 유연한 조직만이 살아남아

 엄원석 디지털기술부국장은 “신문이 디지털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디지털 윤전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엄원석 디지털기술부국장은 “신문이 디지털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디지털 윤전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강명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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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는 지난 2014년 개발자와 기자의 커뮤니케이션을 돕기 위해 개발기획자 2명을 편집국에 배치하기도 했다. 이봉현 미디어전략부국장은 이번 조직개편은 "기자와 개발자가 협업하는 강도를 한 단계 높인 것"이며 "앞으로 더 긴밀하게 협력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인적 교류의 당사자인 엄 부국장은 조직문화를 바꾸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고 털어놨다. 소통을 위한 시간과 공간이 더 많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가장 쉬운 소통방법은 같이 밥 먹으러 다니는 거예요. 편하게 얘기하면서 서로의 시각차를 좁혀나갈 수 있거든요. 작은 변화가 모여서 커다란 물결을 만들어나가는 거죠."

아직까지 편집국 내에서 진행 중인 실무자 간의 협업 작업은 많지 않다. 협업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를 전략적 측면에서 고민하는 단계다.

엄 부국장은 급변하는 외부 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할 조직 유연성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2008년 애플에서 아이폰을 출시한 후 스마트폰이 일상을 지배하게 됐습니다. 앱을 만들던 카카오가 포털 다음을 합병했고,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까지 등장하는 등 미디어를 둘러싼 외부 환경은 끊임없는 지각변동을 겪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변화가 생길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어요."

올 상반기에는 링크를 통해 언론사 사이트에 접속할 필요 없이 페이스북 내에서 뉴스를 볼 수 있는 인스턴트아티클스가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인 버즈피드도 곧 국내 뉴스 시장에 진입한다.

외부 환경이 바뀌면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할 때마다 인력 충원으로 대응할 수는 없다. 조직이 비대해질수록 조직 유연성과 효율성은 떨어진다. 예측할 수 없는 변화에도 기자와 개발자가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유연한 조직체계를 갖추면 불확실성에 따른 손해를 줄일 수 있다.

개인화된 콘텐츠로 젊은 독자 공략

기사 제작 단계에서부터 디지털 전략을 세우기 위해서는 독자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엄 부국장은 지적했다.

"언론사들은 독자를 파악하기 위해 열독률, FGI조사(소수의 응답자와 집중적 대화를 통해 정보를 얻는 면접조사) 등의 방법을 사용하고 있지만 종이신문에서는 독자들이 어떤 기사를 읽었는지 세세하게 파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반면 인터넷과 모바일 등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서는 독자들이 언제, 어디서 어떤 기사를 읽었는지에 대한 방대한 데이터 확보가 가능합니다."

디지털데이터에서 얻은 주요한 결론은 '독자 연령대가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에 따라 모든 언론사들이 살아남기 위해 젊은 독자 확보를 위한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엄 부국장은 말했다.

<한겨레>가 지난해 4월 비주얼을 강화해 홈페이지를 개편한 것도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10월에는 개인화에 초점을 맞춘 모바일 페이지도 선보였다. 기존의 충성 독자들이 개인화된 콘텐츠를 구독해 더 많은 기사를 읽게 만들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언론이 수용자가 원하는 콘텐츠만을 제공할 수는 없다. 엄 부국장은 디지털 전략을 고민할 때도 "저널리즘적 가치를 지킨다는 전제 하에 독자 기반을 늘리기 위한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독자가 뉴스를 접하는 플랫폼이 다양해진 만큼 이에 대한 답도 하나일 수 없습니다. 종합적 판단을 하는 과정에서 독자 기반을 확대하기 위한 기준이 하나 더 추가된 거죠."

디지털시대는 미디어의 위기이자 기회다

 디지털팀은 편집국 바로 옆에 자리하고 있지만 편집국과 디지털팀의 협업은 아직 전략적 측면에서 고민하는 수준이다.
 디지털팀은 편집국 바로 옆에 자리하고 있지만 편집국과 디지털팀의 협업은 아직 전략적 측면에서 고민하는 수준이다.
ⓒ 강명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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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와 <가디언> 등 세계 유수 언론사는 2010년대 초반부터 종이신문 발행 중단을 검토했다. 한국언론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신문 구독률은 20.2%로, 40.0%였던 2006년에 비해 절반으로 떨어졌다. 그럼에도 권언유착 등 한국 언론 특성상 종이신문이 쉽게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봉현 미디어전략부국장은 "종이신문이 어려워진 건 사실이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뉴스를 소비하고 있다"며 "뉴스를 소비하는 매체가 달라진 것일 뿐 뉴스의 영향력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지적했다. 한편으로 종이신문은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소구하는 매체로 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언론이 마주한 디지털 미디어 환경은 위기인 동시에 기회라고 이 부국장은 말했다.

"과거에는 자본이 많은 회사가 광대한 배달망을 기반으로 영향력을 행사했지만, 지금은 좋은 콘텐츠만 있으면 세계 어디에서도 우리 기사를 읽힐 수 있습니다. 이건 기회죠. 가장 좋은 콘텐츠를 가지면 가장 영향력 있는 신문사가 될 수 있어요. 최고의 콘텐츠로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게 디지털 한겨레의 최종 목표입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건물 로비에 걸린 신년 구호가 눈에 들어왔다. 2016년 한겨레의 신년 사명(미션)은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언론'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온라인 미디어 <단비뉴스>(www.danbinews.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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