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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 오전 11시 30분 계룡시청 시장실에서  조성우(56) 퇴임 공무원이 최홍묵 계룡시장으로부터 근정훈장을 전수받고 있다.
 18일 오전 11시 30분 계룡시청 시장실에서 조성우(56) 퇴임 공무원이 최홍묵 계룡시장으로부터 근정훈장을 전수받고 있다.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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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도 많았고…. 다른 사람들 같았으면 포기했을 겁니다. 정말 축하합니다"

최홍묵 충남 계룡시장이 덕담을 건넸다. 18일 오전 11시 30분 계룡시청 시장실. 조성우(56) 퇴임 공무원이 최 시장과 마주 섰다. 최 시장은 이날 정부를 대신해 조 씨에게 훈장을 수여했다. 녹조근정훈장(아래 근정훈장)이다.

근정훈장은 재직 기간이 33년 이상인 공무원에게 수여된다. 조 씨는 34년 8개월을 복무했다. 졸업하는 학생에게 개근상이 가장 값진 상이라면, 퇴임한 공무원에게 근조 훈장보다 가치 있는 상이 있을까.

특히 조 씨에게 이날 훈장은 남달랐다. 그는 지난 2012년 7월 어느 날, 계룡시청으로 출근하기 위해 집을 나서다 기다리고 있던 경찰의 저지를 받았다. 경찰청 보안과와 충남경찰청 보안수사대 직원들이었다.

이들은 조 씨의 집과 시청 사무실 책상, 일하던 충남도청 책상까지 압수 수색했다. 혐의는 국가보안법 7조(찬양, 고무) 위반이었다. 인터넷 신문 등에 실린 80여 건의 칼럼 등 기사 글을 자신의 블로그에 게재한 게 화근이 됐다. 33년 차 공무원 생활을 하던 때였다.

33년 차 공직 생활하던 2012년 어느 날...

그는 "개인적인 취미생활로 언론사 홈페이지에 공개돼 있는 칼럼과 사설 등을 블로그에 게재했다"며 "언론사 홈페이지에 게시돼 있는 똑같은 글이 개인 블로그에 옮겨 놓는 순간 왜 이적표현물로 둔갑하느냐"고 항변했다. 또 "양심에 한 점 부끄러움 없는 대한민국의 건강한 국민이었고 성실한 공직자였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검찰 또한 그를 기소했고 징역 1년 6월 형을 구형했다. 근정훈장은 물론 연금마저 사라지고 불명예 퇴직을 당할 위험 앞에 섰다. 보안법 위반 혐의로 수사대상에 오르자 계룡시청은 그를 면사무소로 좌천 발령했다. 충남도 본청에서 시청으로 발령된 지 2개월 만의 일이었다.

다행히 법원은 1, 2, 3심 모두 "북한을 미화 찬양하는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또 "30년 넘는 기간 동안 공직생활을 해 오다 갑자기 북한을 이롭게 하는 행위를 할 만한 이유나 계기를 찾아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그는 대법원 판결이 끝난 지난해 5월까지 숨을 죽이고 가슴을 졸여야만 했다. 속은 까맣게 타들었다. 무죄판결을 받긴 했지만, 마음은 만신창이가 됐다.

보안법으로 재판 "공직에 대한 미련이 사라졌다"

 근정훈장을 받은 이훈재(왼쪽,37년 6개월 근무)씨와 조성우씨(오른쪽, 34년 8개월)가 최홍묵 시장과 함께 섰다.
 근정훈장을 받은 이훈재(왼쪽,37년 6개월 근무)씨와 조성우씨(오른쪽, 34년 8개월)가 최홍묵 시장과 함께 섰다.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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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가 확정되자 그는 지난해 7월 명예퇴직을 신청, 스스로 공직을 떠났다. 그는 "개인적으로 국가관이 투철하다고 자부해왔다"며 "공직생활 내내 훈계 한 번 받은 일 없는데도 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까지 받게 되자 공직에 대한 미련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무죄판결을 받고 근정훈장을 받아 무척 기쁘고 영광"이라며 "보안법으로 고초를 겪어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이 남다르다"고 소회를 밝혔다.

때문인지 조 씨는 정치권에 할 말이 많은 듯했다.

그는 "겪어보니 국가보안법이 아니라 정권보안법이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권이 입으로는 삼권분립을 말하지만, 정치적인 수사에 불과하다"며 "지금처럼 검찰총장, 대법관, 헌법재판 등 사법부의 수뇌부를 대통령이 임명하면 정치적으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또 "진정한 자유민주주의는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서 사법부의 수뇌부를 임명할 때 실현된다고 생각한다"며 "상식이 통하는 자유민주국가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조 씨는 향후 계획에 대해 "사는 계룡시에서 마을 돌며 소외되고 억울한 이웃의 삶을 비추는 동네 신문 기자로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계룡시에서 근정 훈장은 조 씨 외에 이훈재(37년 6개월 근무), 김대준(35년 9개월 근무) 씨가 함께 받았다. 이 씨는 직접 기술 특허를 받아 건물 옥상 등에서 빗물을 이용해 쉽게 화초나 채소를 키우는 시설을 보급 중이다. 김 씨는 건강이 좋지 않아 이날 훈장 전수식에 참여하지 못했다.

다음은 이날 조 씨와 나는 주요 일문일답 요지다.

"동네 신문 기자로 억울한 이웃 삶 들여다 보겠다"

-국가보안법으로 기소돼 고초를 겪다 녹조근정훈장을 받았다. 소감은?
"보안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 6월형을 구형받은 상태에서 1, 2,3심 모두 무죄판결을 받았다. 그런 사연 끝에 받은 훈장이라 무척 기쁘고 영광이다"

-대법원 무죄 판결 직후인 지난해 7월 명예 퇴직했다. 정년이 5년여가 남아 있는데 왜 명퇴를 신청했나?
"공직생활 내내 훈계 한 번 받은 일이 없는데도 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까지 받게 되자 공직에 대한 미련이 사라졌다. 원래는 2심 무죄 판결 후인 2014년 7월, 검찰이 상소를 포기하면 퇴직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검찰이 상소해 명퇴가 늦어졌다."

-34년 8개월 동안 공직에 있었다. 후회는 없나?
"8남매의 장남이다. 아버지가 내 나이 22살 때, 어머니는 23살 때 돌아가셨다. 7남매를 돌보느라 포기할 일도 많았고, 고생도 많이 했다. 6급으로 공직을 마감했지만, 동생 중 5명이 지방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다. 동생들을 잘 건사할 수 있어서 후회는 없다."

 근조녹조훈장을 받은 조성우씨
 근조녹조훈장을 받은 조성우씨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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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 생활 끝에 수년 동안 재판을 받아야 했다. 느낀 점은?
"보안법에 엮어 고초를 겪어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이 남다르다. 직접 겪어보니 국가보안법이 아니라 정권보안법이란 생각이 든다.

정치권이 입으로는 삼권분립을 말하지만, 정치적인 수사에 불과하다. 지금처럼 검찰총장, 대법관, 헌법재판관 등 사법부의 수뇌부를 대통령이 임명하면 정치적으로 자유로울 수 없다.

진정한 자유민주주의는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서 사법부의 수뇌부를 임명할 때 실현된다고 생각한다. 상식이 통하는 자유민주국가를 희망한다"

-향후 계획은?
"사는 계룡시에서 마을을 돌며 소외되고 억울한 이웃의 삶을 비추는 동네 신문 기자로 일하고 싶다. 지금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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