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기만'(오연호의 기자 만들기) 54기 수강생이다. 기자가 되고 싶어서 수강했냐고?
"저는 기자가 되고 싶은 생각이 없습니다."지난해 12월 28일 오기만에서 자기소개를 할 때 처음 꺼냈던 말이다. 실제로 기자가 되고 싶은 생각은 없었으며 기사를 쓰고 싶다는 생각도 없었다. 단지 사회적 글쓰기를 배워보겠다는 명목으로 수강했다.
이때까지 내가 생각한 기사는 <오마이뉴스>에 올라오는 기사와 현저한 차이가 있었다. '딱딱하고, 어렵고, 전문적인 것.' 기사를 쓰고 싶지 않은 것도 내가 내린 기사의 정의 때문이었다.
오기만 2박 3일이 지나고짧은 시간이었지만 기사에 대한 내 생각은 많이 달라졌다. 오기만이 끝나고도 계속해서 <오마이뉴스>를 읽으면서 다양한 형태의 기사를 접했다. 먼저 다양한 카테고리에 눈길이 쏠렸다. 사는이야기, 여행, 책동네…. 편하게 읽을 수 있는 마음 따뜻한 이야기가 가득했다. 내가 생각한 기사는 많은 기사의 종류 중 하나의 단면이 채 되지 않았다.
'이것도 기사가 될 수 있어?'이 생각은 나에게 시민기자의 꿈을 심어줬다. 큰 사건만 기삿거리가 되는 게 아니었다. 내 주변에서 일어난, 있는 그대로의 사건들, 다른 사람들이 놓치고 있는 부분을 전달하는 것도 기사가 된다. 열심히 기획했고 기사를 썼다.
내가 쓰고자 하는 기사는 인터뷰 기사였다. 사전에 대상자를 알 수 있는 책, 이전 기사들, 그들이 운영하는 블로그나 페이스북 등을 보며 좀 더 가까워지고자 했다. 내가 인터뷰를 하고자 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이고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왔는지 알 수 있는 조사였다.
인터뷰를 위한 질문을 작성할 때는 독자에 초점을 맞췄다. 내가 궁금한 것이 과연 독자들도 궁금해 할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 질문을 선정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내가 가지고 있는 감정은 곤욕이 아닌 즐거움이었다. 올해 1월 6일 드디어 시민기자로 데뷔했다. 기사를 쓰는 게 이렇게 재미있었구나!
[내가 쓴 기사] 숨통 틔는 동네책방, '숨'에 가다먼저 내가 쓰고 싶은 것을 쓴다는 것이 가장 큰 재미로 다가왔다. 자발적으로 행하는 것에 대한 쾌감은 겪어본 자만이 알 것이다. 또 다른 즐거움은 새로운 형식을 찾아내는 것이다. 기본적인 틀은 필수적으로 갖춰야 하지만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는 온전히 나의 몫이었다.
완성된 글이 채택되면 또 한 번의 즐거움이마지막 즐거움은 독자들과 함께하는 즐거움이다. 내가 쓴 글이 한 사람에게 또 다른 사람에게 전해지면서 더 단단해지고 힘을 갖게 된다. 기획부터 송고, 채택, 전달까지의 과정은 너무나도 벅차고 두근거렸다. 글이 가진 힘은 나눌수록 더 대단해진다.
바로 이 순간에도 컴퓨터 앞에서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이게 기사가 될 수 있을까?','무엇을 기사로 써야 할까?' 내가 해줄 수 있는 답이 있다면...
'쓰고 싶은 것을 쓰세요. 그 무엇보다 좋은 기사가 나올 겁니다. 그리고 도전하세요! 어렵지 않습니다. 다른 기사와 비교하지 말고 본인의 스타일을 찾으세요. 기사에 정답은 없답니다.'혹여나 내가 쓴 기사가 생나무(정식 기사로 채택이 안 된 기사)에 그친다면 생나무 클리닉을 이용하면 된다. 어떤 부분에서 기사가 부족한지 피드백도 해준다. 이 기사도 한 번의 피드백 후 올라가는 글이다. 도전해 볼만하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