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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여고생들에게 감수를 부탁했습니다. 평범한 여고생들이 새기지 못하는 내용이라면 독자들 또한 새기기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읽어도 모르는 책, 어렵기만 한 책은 외면하게 마련입니다.

여고생들이 감수한 책이라면 청소년들을 주제로 한 자기 계발서나 순정 소설 같은 글일 거라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듣기만 해도 어렵게 생각되는 '철학'입니다.

대개의 사람들이 어려울 거라는 선입감을 갖고 있을 철학을 정말 쉽고 재미있게 차곡차곡 꾸렸습니다. '서양 고대철학', '서양 중세철학', '서양 근대철학', '서양 현대철학'은 물론 '유학'과 '불가', '도가'와 '동학'까지 두루두루 아우르고 있어 마치 철학의 숲을 보는 것 같습니다.     

흐름과 맥락으로 읽는 <한눈에 보는 세계철학사>

 <한눈에 보는 세계철학사> (지은이 허훈 / 펴낸곳 ㈜양철북출판사 / 2015년 12월 10일 / 값 18,000원>
 <한눈에 보는 세계철학사> (지은이 허훈 / 펴낸곳 ㈜양철북출판사 / 2015년 12월 10일 / 값 18,000원>
ⓒ ㈜양철북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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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보는 세계철학사>(지은이 허훈, 펴낸곳 ㈜양철북출판사)는 철학사를 공부하기로 마음먹은 이들이 가장 먼저 읽어야 할 철학 길라잡이 같은 내용입니다. 시대별 철학, 철학자별 사상을 시간표처럼 나열하며 이정표처럼 그려내고 있습니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데카르트, 스피노자, 칸트... 마르크스, 쇼펜하우어, 니체... 공자, 맹자, 순자... 석가모니, 용수, 원효... 노자, 장자, 왕필... 등은 철학, 고전, 인문학 관련 서적에서는 물론 일상적인 대화에서도 아주 흔하게 인용돼 접하게 되는 철학자들입니다.

숲이 울창한 산 속에서도 방향만 잃지 않으면 목표를 향해 나갈 수 있습니다. 공부도 그렇고 철학도 그렇습니다. 흐름을 알고 맥락을 파악하게 되면 엉킨 실처럼 복잡하기만 한 철학이 타래에 감긴 실처럼 가지런히 정리됩니다.

하지만 이들 철학자와 이들이 주창한 사상(철학)을 가지런하게 정리하고 있는 사람은 그리 흔하지 않으리라 생각됩니다. 혼란스럽기만 했던 철학이 실에 꿴 구슬처럼 나란히 정리됩니다. 책에서는 핵심적인 내용들을 쉬운 용어로 아주 간략하게 설명하고 있어 읽어가다 보면 어느새 흐름을 읽게 되고 맥락을 짚어가며 이해하게 됩니다. 

철학자들이 남긴 뒤안길 같은 이야기도 재미있습니다. 소크라테스를 세계 4대 성인으로 꼽고 있는 건 일본 사무라이들이 남긴 잔재라고 합니다. 소크라테스하면 연상되는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이 사실은 소크라테스가 남긴 말이 아니고 신전 현관기둥에 새겨져 있던 말이라는 걸 알게 되면 소크라테스에 대한 중량감이 달라집니다.

필로 풍문으로는 플라톤과 소크라테스가 동성애자라는데 사실인가요?
소피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놀랄 만한 일이기도 하죠. 당시 그리스는 군대처럼 남자들이 모여 만든 사회입니다. 군대에서 처음으로 동성애가 발생한 이유가 조직의 결속을 다지거나 후계자를 키우기 위한 것이듯이, 그리스의 동서애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습니다. (중략) 그래서 플라톤은 "동성애의 목적은 교육에 있다"라고 말합니다. - <한눈에 보는 세계철학사> 61쪽.

아리스토텔레스는 플라톤의 제자이고, 플라톤은 소크라테스의 제자이니 고대 서양철학은 소크라테스 - 플라톤 - 아리스토텔레스로 이어집니다. 소크라테스가 추구한 객관적이고 변하지 않는 지식에 이데아라는 이름을 붙인 건 플라톤입니다.

플라톤이 신들에게 항상 감사를 드리던 네 가지(동물이 아닌 사람, 여자가 아닌 남자, 그리스인 그리고 소크라테스 시대에 태어난 것) 중 하나가 소크라테스 시대에 태어난 것이었다고 하니 플라톤이 소크라테스를 얼마나 존경하던 제자였는지를 어림 할 수 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플라톤의 제자 중 가장 뛰어난 제자입니다. 하지만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플라톤의 맡고 있던 아카데미아 원장 자리를 승계하지 못하게 되자 아테네를 떠나 고국인 마케도니아로 돌아갑니다. 예나 지금이나 어떤 차별이 존재한다는 건 철학으로도 쉽게 극복되지 않는 현실인가 봅니다.   

필로 유가의 도와 도가의 도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소피 유학에서는 인간의 마음에 하늘과 땅의 이치, 즉 천도(天道)가 내재되어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사람이 마땅히 따라야 할 행위 법칙인 인도(人道)는 천도로부터 나온다고 하죠. 유학에서 말하는 하늘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구체적으로 분화되어 드러나게 하는 주체(절대적 실체)입니다. 그래서 인간의 심성은 하늘이 부여한 것입니다. 이에 비해 도가는 도를 만물을 낳는 근원이자 만물의 변화를 일으키는 원리로 봅니다. 노자는 도를 감각이나 인식을 초월한 형이상학적인 것으로 보며, 유한한 언어로는 표현할 수 없다고 합니다. - <한눈에 보는 세계철학사> 547쪽.

이 책이 철학과 철학자별 사상을 쉽고 명료하게 정리할 수 있도록 꾸려주는 수단 중 하나는 문답코너입니다. 철학자별로 함께 글을 읽은 학생들이 한 질문(필로)에 대한 답(소피)을 요점정리를 하듯 정리해 주고 있어 헷갈리거나 구분이 불분명했던 철학별 맥락을 또렷하게 챙겨줍니다.

고대, 중세, 근대, 현대라는 시간을 초월하고, 서양과 동양이라는 공간을 초월하는 것은 물론 유학, 불가, 도가, 동학까지 두루 아우르며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있어 각 철학의 시대적 배경과 핵심을 실에 구슬을 꿰듯 차곡차곡 꿸 수 있는 철학 보석 만들기 독서가 될 거라 기대합니다.

덧붙이는 글 | <한눈에 보는 세계철학사> (지은이 허훈 / 펴낸곳 ㈜양철북출판사 / 2015년 12월 10일 / 값 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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