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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몰타의 수도 발레타의 전경
 몰타의 수도 발레타의 전경
ⓒ 정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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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타가 어디 인가요?"

나조차도 몰타를 처음 들었을 때 생소했다. 누군가 영어를 배우러 몰타로 간다면 신기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영어연수를 생각한다면 미국·영국·호주·캐나다·필리핀과 같은 나라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심지어 인도·피지·남아공까지는 들어봤어도 아직까지 몰타는 낯설기만 하다. 전혀 들어본 적이 없는 생소한 지명에서 어떻게 영어를 배울 수 있는지 사람들은 의구심만 가득하다.

몰타에서 영어 연수가 가능한 이유는 바로 공용언어가 영어로 채택돼 있기 때문이다. 몰타는 과거 영국에 160여 년간 지배를 당한 뒤, 1964년에 독립하면서 자연스럽게 영어와 몰타어를 함께 사용하게 됐다. 이로 인해 영국식 영어로 수업을 진행하는 국제학교와 사설 어학원이 몰타 곳곳에 자리하게 됐다.

이처럼 휴양을 즐기기 위한 관광객도 많지만, 영어연수를 위해서 몰타를 찾는 사람들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 보통 3개월, 아주 길게는 1년까지도 어학연수를 위해 머문다. 하지만 평균 6개월을 잘 넘기지 않는 식이다. 사회에서 잠시 벗어나거나 혹은 방학을 틈타 오는 20대와 30대가 대부분이라 그런지 다들 시간이 한정적이다.

그런데 막상 교실에 앉아있다 보면 몰타에 거주 중인 10대 청소년을 만나기도한다(내가 인터뷰를 한 윤수인양 등을 만나게 된 계기다). 이들은 국제학교에 입학하기 전 사설 어학원에서 미리 영어공부를 하는 조기 유학생이다.

자녀를 위한 새로운 교육 환경과 외국어 습득을 고민해 본 부모라면 한 번 쯤 조기 유학을 생각해 봤을 것이다. 영어가 필수가 돼버린 세상에서 국내 영어 교육의 저변도 확대되고 있지만, 그럼에도 조기 유학을 떠나는 어린 학생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최근 새로운 조기유학 루트로 관심이 생겨나고 있는 '몰타'는 다른 영어권 국가에 비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물가가 저렴하고, 지중해 중앙에 위치한 따뜻한 기후, 치안이 좋다는 점이 몰타를 어학연수지로 선호하는 이유로 꼽힌다.

어느덧 몰타 생활 5년 차에 접어든 윤수인(18)양. 현재 몰타 펨브룩에 위치한 버달라(Verdala) 국제학교에 재학 중인 수인양은 대학 입시를 준비하고 있다. 수인양과의 인터뷰를 통해 몰타에서 조기 유학을 하기 위해선 어떤 것들을 준비해야 하는지 자세히 들어봤다.

 버달라(Verdala)국제학교 화학 실험실에서 절친한 이탈리아 친구와 함께 찍은 수인양의 사진
 버달라(Verdala)국제학교 화학 실험실에서 절친한 이탈리아 친구와 함께 찍은 수인양의 사진
ⓒ 정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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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인양은 어떻게 처음에 몰타로 오게 됐나요?
"한국 사람들 대부분이 몰타를 찾는 이유가 영어잖아요. 저도 마찬가지로 영어공부와 대학 진학까지 조금은 염두에 두고 몰타로 오게 됐어요. 몰타는 아빠를 통해서 처음 들었어요. 처음에는 미국, 싱가포르, 영국, 몰타 이렇게 네 나라 중에 유학 국가를 선택하는 거였어요. 처음에는 미국을 생각하다가 공부하기에는 절차가 복잡한 거예요. 비자를 얻는 것도 힘들고 게다가 한인들이 워낙 많으니까 영어공부를 오히려 안하게 되는 경우도 생긴다고 하더라고요.

영국은 정말 좋았는데 물가가 너무 비싼 거예요. 싱가포르도 마찬가지로 생각보다 물가가 높았어요. 그렇게 생각하게된 게 몰타에요. 한국인도 별로 없고 물가도 비싸지 않아서 선택하게 된 것 같아요.

아 맞다.(웃음) 아빠가 발레타 사진을 보여주면서 '자전거타기 너무 좋은 곳이다' 이렇게 말하기도 했어요. 제가 자전거를 못탔는데 당시에 예쁜 자전거를 하나 샀었거든요. 제 자전거와 몰타가 무척 어울린다고 저를 꼬인 것 같아요. 사진 속에 발레타는 정말 멋있었거든요. 그 사진을 보고서 가게 된 거일 수도 있겠네요."

- 그럼 한국에서 교과과정을 어디까지 마치고 온 건가요?
"중학교를 2학년까지 끝내고 만 14살때 몰타로 왔어요. 저도 처음에는 어학연수가 필요했기 때문에 3월부터 9월까지는일반 사설 어학원에서 영어를 배웠어요. 일반 성인들과 함께 영어를 공부했어요. 당시에는 10대가 저 말고는 없었던 것 같아요."

- 한국 나이로는 거의 사춘기 때 환경적으로 큰 변화를 겪게 된 것 같네요. 당시에 힘든 일은 없었나요?
"제가 처음 몰타에 왔을 때는 인터넷이 거의 안 됐고(물론 지금도 그래요) 그래서 한국에 있는 친구들과 채팅하는 게 어려워서 소통이 힘들었어요. 처음에 학교 다니면서 소외감 느끼기도 하고, 뭔가 한국에서 친구들과 공유하던 감정들을 외국 친구들에게서 느끼긴 어려웠어요. 정서적인 교류가 아무래도 제가 한국인이다 보니 갑자기 몰타에 익숙해지게 힘들었던 것 같아요."

- 한국에서 영어공부는 어느 정도 했나요? 국제학교를 들어가려면 영어 실력이 필요하지 않나요?
"필리핀에서 혼자 두 달 있었던 적이 있어요. 초등학교 5학년 때 어학원에서 그룹으로 보내는 프로그램이 있었어요. 거기서도 영어를 잘 배웠던 기억이 나요.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재미교포에게 영어 과외를 했어요. 줄곧 환경이 영어공부를 할 수 있는 분위기였던 것같아요.

몰타 오기 전에도 원어민과 두 달동안 통화로 수업 하기도 했어요. 계속 영어 공부는 어떻게서든 꾸준히 해왔던 것 같아요. 그래서 영어가 '막연하다' '두렵다'라는 느낌은 없었던 것 같아요. 아마 이런 과정이 없었다면 조금 힘들었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생각되네요."

 버달라(Verdala)국제학교 스피릿 위크(Spirit week) 파자마 데이. 집에서 입는 잠옷을 입고서 학교로 등교한 남학생의 모습.
 버달라(Verdala)국제학교 스피릿 위크(Spirit week) 파자마 데이. 집에서 입는 잠옷을 입고서 학교로 등교한 남학생의 모습.
ⓒ 정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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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도 다녀왔네요. 혹시 몰타와 필리핀을 비교한다면 어떤가요?
"몰타가 훨씬 더 낫죠. 우선 필리핀보다 몰타가 더 안전해요. 필리핀은 과일이 많고 물가가 싸서 좋은데 한인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에요. 그에 비해 몰타는 작은 커뮤니티이긴 하지만 제게는 오히려 한인이 적은 게 나았어요. 이건 사람마다 다르다고 생각해요. 어떤 사람은 한국인이 너무 적어서 불편할 수도 있잖아요.

생각해 보면 필리핀 어학원은 비슷한 나이대에 같은 문화권 학생들 특히 같은 나라 학생들이 교실에 앉아있어요. 하지만 몰타는 여러 연령층과 국가가 섞여서 한 공간에 있지요. 그런 의미에서 굉장히 몰타와 필리핀은 달라요. 그들에게서 (다른 문화권의 학생들) 깨우치고 배우는 게 너무 많거든요. 서로 다른 문화를 알아갈 수 있었던 시간이 몰타에서는 분명 존재했어요. 아, 한 가지 더…. 이거 말해도 될지 모르겠는데 (웃음) 제 주관적인 생각이라서요."

- 말해도 괜찮아요 해보세요. (웃음)
"필리핀에서 한국인들끼리 있으면 영어로 말하는 게 쑥스러워요. 어쩔 때는 영어로 말하는 걸 잘난 척 한다 생각해요. 혹은 틀리지 않았나 눈치도 보고요. 그런데 외국인들은 그런 게 전혀 없어요.

몰타에서 수업을 들었던 어학원 선생님도 항상 말씀하셨어요. 동북아시아(한국, 일본, 중국) 학생들은 서로 같은 나라 사람들이 있으면 눈치를 보고서 영어를 한마디도 안 한다고 말이죠. 몰타는 그런 환경에서 벗어날수 있어서 자유롭게 영어로 말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나마 필리핀 보다는 문법을 신경 안쓰고 자신있게 말하려고 노력한 것 같아요."

- 수인양은 지금 어떤 학교를 다니고 있어요?  몰타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닌거죠?
"음…. 우선 제가 들어갈 수 있었던 학교를 말씀드릴께요. 국립학교, 사립학교, 국제학교로 나눠져요. 국립학교는 전부 몰티즈(Maltese)고, 사립학교도 몰티즈가 대부분이예요. 국립학교 시스템은 잘 모르겠는데 국립은 몰티즈와 영어 그리고 사립은 영어로 수업하는 경우가 많아요.

물론 국제학교는 전부 영어로 수업해요. 저는 St. Catherine high school 사립학교를 3년 간 다닌 뒤, 지금은 버달라(Verdala) 라는 사립 국제학교를 다니고 있어요. 몰타는 그레이드(grade : 학년) 1부터 10까지가 초등부터 중등과정까지라면 그레이드11~12는 고등 과정이에요.

한 학교에서 전부이렇게 교육이 가능한 경우도 있어요. 저는 중간에 들어가서 처음에 시니어3(한국에서는 중학교 과정에 해당)였어요. 그뒤로 주니어(junior : 대학교 입시과정) 컬리지에 들어가요. 몰타 국립·사립학교는 다른 나라와 학년 체계가 달라요.

하지만 국제학교는 다른국제학교들과 같은 시스템이에요. 제가 처음 다녔던 사립학교는 주입식 논술형식으로 수업을 진행했거든요. 그래서 처음에는 실망을 많이 했어요. 한국과크게 다른 걸 못 느끼겠는 거예요. 뭐 다른 점을 꼽자면 여기서는 자기가 꼭 필요한 과목들만 배우고 대부분 몰타대학교(University Of Malta)로 진학해요.

그리고 몰타같은 영어가 모국어인 외국의 학교는 수업을 다 영어로 한다고 생각하잖아요. 제가 사립학교에 들어갈 때도 그렇게 설명을 들었고요. 그런데 가끔 몰타 친구들이 질문을 할 때는 몰티즈(몰타어)를 쓰거든요. 그러면 선생님도 갑자기 몰티즈로 답해버려요. 물론 수업 전체 영어로 진행하기는 하지만 이렇게 질문과 대답이 몰티즈가 돼버리면 소외감을 느껴요. 제가 옆으로 밀려나는 기분이랄까요?

몰타 친구들을 위한 몰티즈 수업은 있지만 외국인 학생을 위한 수업은 방과후에 따로 돈을 내고 들을 수 있어요. 사실 크게 필요성을 못느껴서 배우지 않았는데 다른 언어를 배우는 게 낫다고 느껴지기도 했거든요.

또 특이한 점은 어렸을 때 우리나라처럼 제2외국어 하나를 선택해서 공부하는 게 아니라 세계의 언어를 거의 두루 공부하는 식이에요. 학교가 생각하기에는 여러 가지 언어를 가르치면 좋다고 생각하나봐요. 막 홍수처럼 퍼부어요.

솔직히 너무 많이 공부하니까 효과는 없고 언어가 헷갈리기도 해요. 옵션이 프랑스어, 이탈리어, 아랍어, 처음에는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배우니까 막 단어가 섞이기도 해요. 몰타의 국립학교는 잘 모르겠지만 사립학교는 중학교 때부터 이렇게 여러 언어를 교육하는 것 같아요.

그래도  이게 장점이 될 때가 있어요. 영어공부뿐만 아니라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동아리 활동이있거든요. 여기서도 다른 나라 언어를 배울 수 있는 시간이 있는데 친구들을 통해서 다양한 문화권에 노출이 되는 거예요. 아랍어, 스페인어, 독일어를 전부 배우고 있어요. 어떤 면에서는 여러 문화를 접할 수 있고 다양한 언어도 배울 수 있어 좋은 것 같기도 하네요."

 학생들이 CAS활동으로 YE (Young Enterprise:젊은 기업인이 되어서 나누는 토론)로 모여 회의를 하고 있다
 학생들이 CAS활동으로 YE (Young Enterprise:젊은 기업인이 되어서 나누는 토론)로 모여 회의를 하고 있다
ⓒ 정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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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인양이 다니고 있는 버달라(Verdala) 국제학교 국적 비율은 어떠한가요?
"보통 이탈리아 학생들이 월등히 많아요. 부모님의 사업 때문에 온 학생. 아니면 정말 영어공부를 하기 위해 몰타로 학교를 진학하거든요. 물론 몰티즈, 아랍권, 유럽권 친구들도 많아요. 아시아 학생들은 진짜 적은 것 같아요."

- 몰타의 복지는 어떤가요? 수인양은 어떤 혜택을 받은 게 있나요?
"EU국가 학생들에게는 보통 몰타에서 대학을 가면 용돈이 일부 지급되거든요. 유럽 어딜가나 비슷한 복지혜택인 것 같아요. 몰타에서 아프면 병원도 무료예요. 물론 EU국가에 속한 학생들에게 해당되는 사항이에요. 의료가 무료다 보니 제가 아플때 병원 갔더니 줄이 엄청 길게 늘어져 있더라고요. 실질적으로 받은 혜택은 전혀 없어요. EU에 속해있지 않은 국가의 학생들은 혜택이 하나도 없다고 보시면 돼요."

- 몰타 영어는 어떤가요? 몰타는 영국식 영어를 사용한다던데 정말 그런가요?
"우선 제가 처음 다니게 된 St. Catherine high school 사립학교에서는 영국식 영어를 사용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틀리는 문법과 발음이 많아요. 처음에는 이 몰타식 영어에 적응을 굉장히 못했어요. 알아듣는 것도 힘들었고요.

완전 엉터리까지는 아니지만 영국식 영어라는 말보다 몰티즈 영어(몰타 억양으로 말하는 영어)라는 게 더 맞을 듯해요. 그래도 지금 다니고 있는 국제학교는 선생님도 다 국제적이예요. 아일랜드, 미국, 슬로바키아, 영국. 그래서 영어로 수업하는데 대체적으로 만족하는 편이에요. 사립학교보다는 훨씬 나은 것 같아요. 영어 만족도는 국제학교, 사립학교, 국립학교 순으로 보시면 될 것 같아요."

- 수인양은 만 14세때 몰타에 왔죠? 그때 몰타를 갔던 시기가 적절했다고 생각하나요?
"중학교 입학할 때 가는 게 가장 나은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저는 너무 이른 조기유학은 아니라고 보거든요. 제가 한국사람이기 때문에 한국과의 연결고리가 일찍 끊어지는 느낌이에요.

사실 어린 추억이라고 보면 한국을 떠올려야 하는데 유학을 와버리면 한국에 대한 정서는전혀 가질 수 없는 것 같아요. 저도 가끔 한국어를 잊어버리게 되는데 더 어린 나이에 오면 한국어를 구사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곧 정체성의 문제로도 이어질 것 같고요.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초등과정은 마치고 오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 금액적인 부분이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몰타가 비용이 저렴하다고는 하나 한국에서 공부하는 것보다는 비용이 더 들지 않나요?
"한국보다는 굉장히 많이 들어요. 저는 현재 기숙사에 있지 않고 집을 따로 구해서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어요. 예전에는 홈스테이를 했었는데 함께 생활하기 너무 불편하고 비용도 만만치 않아요.

한 달 플랫(Flat, 한국의 아파트에 해당) 비용은 평균적으로 70만 원 정도, 생활비는 한국과 같다고 보면 돼요. 오히려 기숙사보다 따로 나와 사는게 나을 수가 있거든요. 성수기 (6~9월) 몰타 시내에는 월세를 1.5배 더 챙겨받는 경우가 있는데 제가 사는 동네는 그렇지 않아요. 제가 다니는 국제학교는 다른 나라 국제학교에 비해서는 저렴한 편이에요. 일년 학비 가입 학금, 기부금 제외해서 9000유로(유로환율 1280원 기준 한화 1160만 원) 정도라고 보시면 돼요. 하지만 일반적인 한국 고등학교에 비교해서는 많이 비싼 편이죠."

- 비자 타입은 어떤가요? 몰타에서 비자 연장하기 힘들다고 들었는데?
"저는 학생 비자(student visa) 엄마는 보호자 비자(guardian visa)로 지금 지내고 있어요. 몰타는 굉장히 비자 체계가 낙후돼 있어요. 서류를 내도 이민국에서 잃어버릴 때가 있고 엄마와 함께 비자 신청을 했는데 저는 6개월, 엄마가 1년이 나오기도 했어요.

제가 몰타에서 공부를 하는데 어떻게 제가 더 기간이 짧은 건지 이해할 수 없었어요. 스쿨레터를 두 개 첨부했는데 하나만 읽고서 판단 내려요. 서류가 더 필요하다, 그리고 지난 번에는 몰타보험회사로 건강보험을 들어야 한다는 거예요. 한국에서 든 보험은 안 된다고설명하면서…. 그래서 전 이번에 몰타에서 보험을 새로 들어야 해요. 여러모로 비자를 연장할 때 불편한 점이 많아요. 조기유학을 하면서 비자 문제로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

 CAS 활동으로 학생들이 모여 길거리에서 연주할 노래를 연습하고 있다.
 CAS 활동으로 학생들이 모여 길거리에서 연주할 노래를 연습하고 있다.
ⓒ 정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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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몰타 국제학교를 들어가는 데 특별한 절차가 있나요?
"그다지 어렵지는 않아요. 근데 중요한게 타이밍을 잘 찾아서 들어가야 되는데 들어가고 싶어하는 사람이 더 늘어나는것 같아요. 마치 선착순 같아요. 저는 일반 사립학교, 국제학교 둘다 시험을 봤어요. 사립학교 국제학교 모두 영어와 수학 과목을 응시해야 하거든요.국제학교 같은 경우에는 정확히는 모르지만 초등 중등 교육을 받는 경우에는 영어 실력이 못 미치면 방과후에 엑스트라(추가수업)처럼 따로 레슨을 봐주기도 해요. 영어가 정말 중요해요."

- 학기는 어떻게 나눠져 있나요?
"9월에 시작해서 1월까지 해서 1학기, 2월부터 시작해서 6월부터 2학기가 돼요."

- 몰타에서 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은 어떤 식으로 진학하게 되나요?
"대체로 국립학교와 사립학교에 다니는 몰타 학생들은 공부를 많이 하는 분위기가 아니에요. 한다고 하긴 하는데, 공부를 하는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으로 나눠져 있어요. 대학을 가려면 가고 안 가면 안 간다는 분위기예요.

그 이유도 몰타에서는 법대를 나와도 직장을 구하기 힘들어서 비서로 취직을 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서 차라리 레스토랑을 차리거나 서비스업을 하는 게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다고 생각해요.

딱히 꼭 대학을 가야 한다는 개념이 없어요. 그런데 여기서도 대학교 가기 위해서 대학 입시 코스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조금 다르긴해요. 레벨 혹은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국제대학인증공인자격시험)를 공부하는 학생들이 포함이 되겠죠? 공부하는 애들만 모여있기 때문에 분위기는 틀려오. 특히 IB코스는 좋은 성적으로 통과하는 게 어려워요. 그래서 이 코스를 듣는 친구들은 공부를 굉장히 열심히 해요. 대학교를 들어가기 위한 학위이기 때문에 노력하는 것같아요. 저도 지금 IB코스를 듣고 있어요."

- 몰타에서 공부하는 IB코스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려줄 수 있나요?
"총 2년 과정으로 과목이 6개를 고를 수가 있어요. 이 6가지 과목 외에도 Extended Essay (심화에세이, 선언문), CAS (봉사 및창작활동), TOK(철학, 이론, 논술 비판적인 사고가 필요한 이론학) 세 과목이 있는데 이 세 개를 통과해야지 IB코스를 통과할 수 있어요. 원래 들어야 하는 6과목을 합격해도 Extended Essay, CAS, TOK를 패스하지 못하면 IB코스는 통과하지 못해요. 

제가 듣고 있는 IB코스는 장래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도 많이 줘요. 그런 점이 한국의 교육제도와 많이 다르다고 생각해요. 특히 제가 생각하기엔 TOK에서 어떻게 우리가 과목에서 배운 모든 것을 실생활에 응용할 수 있는지 도움을 많이 주는 것 같아요.

보통 TOK 첫 번째 시간에 물어보는게 'How do you know what do you know?'입니다. 이 말은 즉 '당신이 아는 것을 당신이 어떻게 아느냐?'잖아요. 제가 생각한 관점을 다른 관점으로 태클을 거는 수업이에요.

저는 이게 맞다고 생각하고 살아왔는데 이걸 내가 어떻게 생각하게 된거지? 이런 측면에서 새로운 점을 바라본다는게 한국과는 많이 틀리다고 생각해요. 사고의 전환인거죠. 저는정말 TOK 같은 과목은 좋다고 생각해요. 한국에는 없지만 이 과목을 통해서 친구들과 토론의 장이 펼쳐지거든요. 이 수업이 끝나고 나면 점심시간에 대화도 토론 내용으로 이어지기도 해요. 철학적인 대화를 많이 나누는데 평소 수다 떨던 거랑은 차원이 다를 정도로 대화의 질이 달라지죠.

IB코스는 점수대로 진학할 수 있는데 굉장히 소수 인원이에요. 마치 과외처럼 수업해요. 아무리 많아도 한 반에 17명 이상은 못 들어와요. 그게 또 규정이기도 해요. 저는 수업을 오전 8시 45분 부터 오후 3시 15분까지 들어요. 방과후에는 CAS를 하면서 창작 혹은 봉사활동을 해요. CAS를 하지 않으면 집에 가서 숙제를 하거나 학교에 남아서 대화를 나누고 도서실에 있어요."

- 일찍 마치고 동아리 활동까지…. 한국보다 조금 편하게 학교생활을 하는 것 같아요. 아닌가요?
"절대 아니예요. 한국처럼 똑같이 공부해요. 조기유학이라고 하면 거기서 널널하겠다, 한국처럼 공부 열심히 안하겠다 생각하는데 막상 하고 나면 한국보다 더 힘든 것 같아요. 한국 시스템에 적응이 잘 돼 있어서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영어로 하는 수업도 힘들고 사람도 힘들고 적응도 힘들고 막상 겪어보면 타지 생활은 배로 힘들어요. 공부를 덜 해도 되겠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그건 다른 말이에요. 오히려 공부를 더 해야 하는 상황이죠.

게다가 사립학교는 친구 사귀기도 힘들었어요. 그 당시에 제가 영어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요. 지금도 그렇지만(웃음). 낯선 곳에서 온 외국인에다가, 언어장벽까지 있으니까 저도 그렇고 사립학교 친구들도 서로 접근하기가 힘들었던 것 같아요.

게다가 몰타는 유치원때부터 함께 지내온 친구들이니까 이미 그들만의 그룹이 형성돼 있는데 중간에 끼기가 힘들었어요. 물론 후에는 사립학교의 외국인 친구들끼리 어울려다니고, 또 국제학교 입학 후에는 다른 외국인 친구들과 어울리죠. 친구 문제는 서서히 나아졌어요."

- 몰타에서 유학생활하면서 느꼈던 단점을 말하자면 무엇이 있을까요?
"인터넷이 여전히 안좋아요. 그리고 교통수단도 정말 불편해요. 예전에 비해서 많이 좋아지긴 했는데 제시간에 안와서 죽겠어요. 그리고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치안이 좋은 편이라고 생각하지만 요즘 들어 안 좋아졌어요. 부쩍 외국인과 난민이 더 많아진 것 같아요.

그래서 범죄가 많이 늘었어요. 불과 3~4년 전 만해도 오전 2시에 걸어다녀도 문제가 없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새벽에 혼자 걸어다니면 무서워요. 또다른 점은 공사를 너무 많이해서 먼지가 많아요.

물론 몰타의 전 구역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제한된 장소이긴 해도 최근에 정말 공사를 많이 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아프리카에서 부는 바람인데 흙비를 몰고 오거든요. 여름에 이 흙비가 자주 부는데 황사같은 수준으로 불어닥칠 때가 있어요. 그럴때 정말 힘들어요.

아 맞다, 파쳐빌(몰타의 최대 번화가로 클럽, 카지노, 레스토랑이 밀집되어 있다)에 어린나이에도 불구하고 가는 친구들이 많아요. 아주 쉽게 유흥문화에 빠질 수가 있어요. 아주 자연스럽게 미성년자가 이런 문화를 쉽게 즐길 수 있는 게 안 좋은 것 같아요. 자기가 절제하지 않은 경우에는 굉장히 쉽게 문란한 생활에 빠질 수가 있는게 단점이죠."

- 몰타에 오기 전엔 어떤 꿈이 있었나요? 지금은 장래 희망이 어떻게 되나요?
"저는 한국에서는 꿈이 없었어요. 장래에 뭐할까? 그냥 고등학교 때 문과가서 적당한 곳에 취직하면 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한 기억밖에 없어요. 불투명하다고 할까요? 물론 처음 몰타와서도 정확한 꿈이란게 생기지 않았는데 몰타에서는 제 자신에 대해 생각할 시간은많았던 것 같아요.

제가 무엇을 할 때 제일 보람을 느끼는지에 대해서 고민을 했어요. 그러다가 몰타 교회에서 알게 된 친구도 있었는데 몰타 국립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던 루마니아 친구였거든요. 저보다 나이가 훨씬 많았어요. 그 친구 따라 병원가서 시술하는 걸 옆에서 보고 실은 가슴이 두근거렸어요. 아픈 사람을 돕고 있다는게 정말 의미있는 일 같았어요.

CAS(봉사 및 창작활동)로 봉사활동을 하면서는 제가 가진 걸 나눈다는 점에서 행복을 느끼게 됐어요. 그래서 지금은 의사가 장래희망이에요. 국경 없는 의사회에서 일하고 싶은 게 꿈이 됐어요."

- 마지막으로 몰타에 조기유학을 생각하고 있는 분들께 조언을 한다면?
"가끔 몰타 어학연수에 대한 광고를 보면 환상의 나라로 부풀려놓은 것 같아요. 몰타를 생각하면 놀이동산 패키지 같아요. 엄청 기대하고 갔더니 놀이기구를 타보고 실망하는 경우가 있잖아요. 그것과 똑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몰타에 온 것을 후회하지 않아요. 몰타조기유학은 추천하는 쪽이예요. 사립 학교를 3년 동안 다녔는데 사립보다는 국제학교를 다니는게 더 낫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사립학교는 몰타인들이많고 국제학교는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이 많아요. 생각보다 몰타가 섬나라라서 그런지 몰타인들은 생각이 많이 갇혀있어요. 그래서 인종차별을 겪을 수도 있었는데 국제학교에서는 전혀 그럴 염려가 없어요.

외국 대학교로 진학할 수 있는 몰타의 사립국제학교는 크게 세인트 에드워드(St. Edwards College), 버달라(Verdala)로 세인트 에드워드는 일반 사립고등학교 그리고 버달라는 국제학교예요. 현재는 이 두 곳에서만 IB코스를 밟을 수 있어요(QSI도 국제학교지만 IB코스가 없고 고등학교 졸업장 high school diploma만 취득 가능하다). 이런 국제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면 몰타 대학뿐만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세계 어느 대학이든 진학 할 수가 있어요.

국제학교 들어가기 전에는 영국 혹은 미국 드라마를 많이 보고 오길 권해요. 물론 미국, 영국 드라마가 몰타와는 관련이 없겠지만 자유로운 국제학교 분위기와는 비슷해요. 한국과 달리 몰타에서의 삶은 매우 달라요. 이런 준비를 하고 국제학교에 입학한다면 ice break(마음을열고 어색한 분위기를 깰 수 있는) 주제로도 할 수 있는 좋은 시작이 될 거예요.

마지막으로 몰타에서 좋은 팁 하나! 몰타는 공산품이 엄청 비싸거든요. 관광업으로 먹고 사는 나라다 보니까 공산품은 전부 수입해서 굉장히 가격이 비싸요. 예쁜 필기도구 친구들에게 나눠주면 정말 좋은 선물이 될 것 같아요.

몰타에 대해 솔직하게 말하다보니 안 좋은 점을 얘기 많이 했지만 다시 14살로 돌아간다고 해도 저는 몰타로 올 거예요. 책으로만 보는 게 아니라 제가 실제로 겪은 이 모든 경험은 큰 차이가 있었어요. 다른 나라 생활을 한다는 게 힘들기도 하지만 그만큼 보상받는 게 따르는 삶인 것 같아요. 한국이라면 절대 느끼지 못할 점을 많이 느끼게 된 것만은 확실해요. 그래도 이제는 좀 몰타에서 벗어나고 싶네요."

실제로 몰타 조기유학의 장점(물가가 저렴하다, 치안과 국적비율이 좋다 등)으로 알려진 사실들도 수인양과의 대화에서 조금은 다르게 들려지는 듯하다. 수인양의 말처럼 허황된 광고로 인해서 몰타를 환상의 나라로 알고 있다면 조기 유학이든 어학연수를 실패할 확률이 높을 것이다. 수인양의 경우에는 필리핀으로 단기 연수를 가서 외국에서 얼마나 잘 지낼 수 있을지 먼저 사전 경험을 쌓았다. 또한 지속적으로 영어 공부환경에 노출이 돼 있었기에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몰타에서 조기유학을 잘 적응할 수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조기유학은 장기전이다. 오랜시간 부모와 자녀가 떨어져 지내야 할 수도 있으며 금전적인 비용도 만만치 않다. 신중하게 부모가 자녀와 함께 장래를 위해서 상의해야 할 부분이다. 만약 자녀의 조기유학을 생각하고 있다면 무엇보다도 자녀 본인의 의지와 해외에서 적응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그런 목적의식 없이 부모의 교육 욕심이 앞선다면 그 어디에서도 성공적인 조기유학은 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다양한 문화권의 친구들과 새로운 시야를 넓혀가며 자신의 장래를 자유롭게 생각해볼 만한 교육은 자녀에게 있어서 가치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국에서는 꿈이 없었다고 말하는 수인양이 몰타에서 하고 싶은 일을 찾은 것처럼 조기유학이 누군가에게는 꿈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될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버달라(Verdala) 국제학교에서는 스프릿 위크(Spirit week:특별한 일주일)를 정해서 3일 동안 재미있는 옷을 등교를 한다. 사진 속 모습은 패션테러리스트 데이. 학생들이 안전복을 똑같이 맞춰 입고서 벤치에서 쉬고 있다.
 버달라(Verdala) 국제학교에서는 스프릿 위크(Spirit week:특별한 일주일)를 정해서 3일 동안 재미있는 옷을 등교를 한다. 사진 속 모습은 패션테러리스트 데이. 학생들이 안전복을 똑같이 맞춰 입고서 벤치에서 쉬고 있다.
ⓒ 정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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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몰타에 대한 점이 더 궁금한 분들을 위해 최근 출간하게 된 몰타관련 책 두 권을 소개합니다. <아무도 모르는 누군가의 몰타>| 정수지 글| MIROUX 그림 | 책미래 펴냄 | 2015-12-10 |1만 4800원 <그럴땐 몰타>| 이세영 글, 사진 | 상상력놀이터 펴냄 | 2015-12-14 |1만 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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