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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생활과 인성에 관해 잔소리를 하면 끝도 없다. 그래서 되도록 최소한만 하려고 한다. 안전교육철칙은 다음과 같다.

첫째, 아이들에게 되도록 간단하게 말할 것.

강조할 내용을 간추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예를 자세하게 들어준다. 그러면 무슨 재미난 이야기를 듣듯이 귀와 눈을 번쩍 연다. 예를 들어, 미술 시간에 두꺼운 종이를 가위로 자르다가 엄지손가락 표피가 잘려 피가 뚝뚝 떨어진 일, 풀 뚜껑 닫지 않아 풀이 바닥에 떨어지고 옆 친구 신발에 끈적끈적하게 붙어서 넘어지는 사건, 사탕을 먹다가 뒷자리 친구가 머리를 치는 바람에 목에 걸려서 숨이 막혀서 죽었던 일 등 그동안 교실에서 일어났던 일이나 주변 선생님들에게 들었던 이야기를 아주 실감나게 들려준다. 아이들은 "흐윽." "아니, 그럴 수가..." "진짜예요?"라는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나도 조심해야겠다"라며 말하며 차분히 앉아서 작업한다.

둘째, 무슨 사건이 터졌을 때가 비로소 교육할 시기다.

물론 예방 교육도 중요하다. 하지만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가지고 계속 말하며 겁주는 식의 교육보다는 아이들이 직접 당하거나 일이 터졌을 때 즉시 교육을 시킨다. 토론이나 토의, 모의재판, 역할놀이를 통해서 아이들이 자꾸 말하고 문제에 접근하고 해결을 직접 하게 만든다. 다수의 방관자를 방어자로 만들어 왕따를 없애고 정직하고 솔직하게 말하며 용감하게 행동하는 습관을 계속 들이게 한다.

셋째, 평소에 일어난 일이나 감정의 변화 등 글을 쓰게 한다.

비가 오고 눈이 오는 일, 계절이 바뀌는 일, 누가 전학을 온 일, 음식을 만들어서 반 전체가 뷔페식으로 나누어 먹은 일, 영화를 본 일, 밖에 나가서 열심히 뛰어 놀며 마라톤을 한 일 등 모든 일은 그때그때 글로 풀어내게 한다. 글이 일상이 되고 쉽고 솔직하게 쓰는 연습이 되면 아이들은 무엇보다도 글 쓰는 것을 즐거운 일로 생각한다. 글을 쓰다보면 마음이 정리가 되고 거울 보듯, 마음을 자꾸 들여다보기 때문에 깨끗해지며 남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폭이 넓어진다. 이는 곧 안전사고를 줄이는 지름길이 된다.

세월호 사건 이후 급속도로 안전에 관한 관심이 커졌다. 교사들이 안전교육을 15시간 필수로 들어야 하고 아이들도 안전교육을 철저히 받아야 한다. 지겹게 떠드는 구호나 연례행사처럼 소방차 한 번 와서 불 꺼주고 경찰 한 번 와서 학교폭력예방교육을 매년 똑같은 피피티(PPT)로 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일의 기본은 인간에게서 나온다. 나를 귀하게 생각하고 남을 존중하는 태도만 길러도 대부분의 사고 즉, 왕따, 자살, 실종, 불장난, 학교폭력, 언어 공격, 현장학습안전사고는 확 줄일 수 있다.

"어디 다치기라도 하면 어쩌노"하면서 자꾸 나가서 배우는 학습을 말리며 벌벌 떨지 말고 즐겁게 배우고 실천할 수 있는 마음가짐과 태도, 사회적 환경이 조성되었으면 한다.



태그:#안전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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