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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의 <김대중 죽이기>에 시멘트 같은 물질을 뿌리는 사진
 강준만의 <김대중 죽이기>에 시멘트 같은 물질을 뿌리는 사진
ⓒ 인터넷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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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성향 일베(일간베스트저장소) 회원이 경남도청 서부청사로 이전하는 인재개발원의 도서 이사 작업을 하다가 고 김대중 전 대통령 관련 서적을 훼손했던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커지고 있다.

경남도는 폐업한 진주의료원 건물을 경남도청 서부청사로 개조해 사용하기로 하고, 최근 관련 부서·기관의 이사 작업을 벌였다. 서부청사 건물에는 지금까지 창원에 있었던 인재개발원도 들어간다. 인재개발원은 지난 2일부터 이사를 시작했다.

인재개발원은 자료(도서) 이사 작업을 용역업체에 맡겼다. 일베 회원이 용역업체에서 아르바이트로 일했고, 그가 일부 도서를 훼손했으며, 관련 사진을 일간베스트에 올렸던 것이다.

그는 지난 3일 일간베스트에 "노가다 하러 지방 내려왔는데 놀랐다 feat. DJ(김대중)"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서울 사는 사람이다. 전역하고 할 거 없어서 빈둥빈둥거리다 경남 사는 친구가 이삿짐센터 알바를 하루에 13장이나 챙겨준다고 같이 하자고 하더라. 내려와서 책 옮기는 일 하고 있는데 반사적으로 친근감 있는 철판(얼굴)이 보이더라"고 써놓았다.

그는 이 글과 함께 사진도 올려놓았다. 사진을 보면, 강준만 교수(전북대)의 저서 <김대중 죽이기>를 집어든 뒤 "김대중 XXX는 민주화야"라는 글과 함께 책 위에 시멘트 같은 물질을 쏟아 부어 놓은 것이다.

일베 회원들은 '민주화'라는 단어를 '반대' 혹은 '비추천' 등의 부정적 의미로 사용한다. 사진을 보면 이 책은 훼손이 되어 있다.

일베 회원은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지만, 누리꾼들이 글을 다른 사이트에 퍼트리고 있다.

강준만의 <김대중 죽이기>를 들고 일베 인증을 하고 있다
 강준만의 <김대중 죽이기>를 들고 일베 인증을 하고 있다
ⓒ 인터넷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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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 인재개발원은 지난 9일 이 같은 사실을 알았다. 인재개발원 관계자는 "지난 9일 민원인이 알려주어 알게 되었고, 책이 훼손되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며 "너무 황당하고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사 용역업체 아르바이트생이 이같은 행위를 했으며, 그는 사실을 시인하면서 사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인재개발원 관계자는 "용역업체에 이사 아르바이트를 하러 왔던 대학생이 그랬다고 한다"며 "그는 아무런 생각 없이 그런 일을 한 듯했고, 사과를 했다"고 말했다.

인재개발원은 책을 훼손한 사람에게 변상을 받기로 하기로 했다. 인재개발원 관계자는 "왜 사진과 글을 인터넷에 올렸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우리가 더 피해를 본다. 책 변상은 당연하고 추가로 어떤 조치를 할 것인지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며 "우리가 제대로 관리를 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태그:#일베, #경남도청 서부청사, #김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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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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