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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1일부터 14일까지, 4일간에 걸쳐 열린 제18차 봄철 평양국제상품전람회에 다녀왔다. 이 전람회는 평양시 서성구역에 있는 3대혁명전시관 새기술전시관과 중공업관에서 열렸다. <오마이뉴스>를 통해 지난 5월 전람회 현장을 전하고자 한다. - 기자 말

상품전람회가 열리는 새기술 혁신관과 중공업관 앞에는 아스팔트로 포장된 넓적한 빈터가 있었다. 전에도 자동차가 전시되어 있었지만 소규모여서 눈길을 끌지 못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 공간이 훌륭한 자동차 전시장으로 바뀌었다. 원색으로 도장한 대형 화물차가 가득히 진열되어 있고 주위에 붉고 푸른 깃발이 나부끼고 있어서 전람회장의 흥을 한층 돋우고 있다. 평양 시내의 가장 인기 있는 가로수 수종인 뾰족한 삼각형의 수삼나무 울타리가 병풍처럼 둘러쳐진 아늑한 공간에 자동차 전시장이 마련되었다. 승용차보다는 화물차가 압도적으로 많다. 중국 자동차의 숫자가 많지만 북의 자동차 전시장으로 우선 발길을 옮겼다. 

전시 차량 규모가 가장 큰 덕중자동차합작회사의 전시장부터 보기로 했다.

덕중자동차의 화물차들

자동차 전시장
 자동차 전시장
ⓒ 김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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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중자동차합작회사는 북의 대표적 자동차 기업인 덕천자동차와 료녕성에 있는 중국 화물차 회사가 합작하여 만든 회사다. 카탈로그에 보면 10종의 화물차를 생산하는 것으로 소개하고 있는데 그중에서 5가지 차량을 이번 전람회에 출품하고 있다. 밑에 카탈로그 사진을 첨부했다.

카탈로그에 있는 자동차 사진들
 카탈로그에 있는 자동차 사진들
ⓒ 김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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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탈로그에 있는 자동차 사진들
 카탈로그에 있는 자동차 사진들
ⓒ 김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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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탈로그에 있는 자동차 사진들
 카탈로그에 있는 자동차 사진들
ⓒ 김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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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보듯이 카탈로그에는 10톤 190마력 화물차 및 짐함화물차, 20톤 290마력 자동부림호물차 및 짐함화물차, 30톤 336마력 짐함화물차, 30톤 및 광산용자동부림화물차, 3톤 102마력 화물차 및 짐함화물차, 5톤 115마력 짐함화물차, 8톤 190마력 자동부림화물차, 이렇게 10개 형태가 등재되어 있다.

3톤 102마력 화물차와 동종의 짐함화물차 가격 1100000원 ($10000)
 3톤 102마력 화물차와 동종의 짐함화물차 가격 1100000원 ($10000)
ⓒ 김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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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톤 102마력 정도의 화물차가 가장 인기가 많은 듯하다. 가격이 110만 원이니 미화로 환산하면 약 1만 달러가 된다. (북한의 환율은 1달러당 107원 )

덕중합작자동차는 기존의 덕천자동차의 생산라인을 정비해서 화물차 생산을 본격화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부품은 중국에서 조달한다고 한다. '승리'라는 상표를 달은 산뜻한 화물차량이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참고로 북의 합작회사와 합영회사는 경영 참여 면에서 차이가 있다. 북에서는 투자자가 경영에 참여하면 합영회사라 하고 투자만 하고 경영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는 합작회사라고 한다. 그러므로 덕중합작회사의 경우는 투자한 중국 회사는 투자 수익만을 위해서 투자한 것으로 이해되며 북의 덕천자동차연합기업소가 경영을 맡아서 하는 회사이다.

사진에서 여러 번 본 것과 같이 북의 거리가 한산해서 북의 자동차 공업도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알기 쉬운데 실은 북의 자동차 공업의 역사는 남쪽보다도 훨씬 오래되었고 기술 수준도 높았다. 한국 전쟁이 끝나고 5년밖에 안 된 1958년도에 북은 자동차 기술의 핵심인 엔진을 포함해서 완성차를 제조하기 시작했다. 외부 도움 없이 자체 역량으로 가능했던 이러한 자동차 제작 기술이 30여 년간 국내 수요를 충족하면서 축적되었으나, 1990년대 중반부터 심각해진 전력난과 에너지난 속에서 더 이상 맥을 이어가지 못했다고 한다. 

북한의 기술 발전

함흥 소재 2.8비날론 공장의 재가동을 경축하기 위해 2010년 2월에 모인 함흥시민 10만 명 경축 궐기대회를 하기도 했다. 북의 기술 발전의 흐름은  '련하기계'와 '구성기계'의 CNC기계 가동, 단천 마그네샤 공장과 희천 발전소 건설, 창전거리 10만 세대 살림집 건설, 세포등판 5만정보 목장건설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람회장에 등장한 덕중자동차의 산뜻한 화물차량 역시 북의 경제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덕중자동차  판매원의 설명에 의하면 북의 연간 화물자동차 수요는 10톤 이하는 3000대, 20톤 이하는 1000대,  20톤 이상은 3000대 정도여서 합계 총 7000대로 추산한다고 한다. 그러나 평양 시내를 달리는 석탄수송 차량만 해도 수백 대가 줄이어 달리는데, 전국 각지의 광산과 공장과 건설 현장에 필요한 차량이 일 년에 7000대밖에 되지 않는다는 말은 설득력이 없어 보였다. 그보다 훨씬 많은 화물차 수요가 있을 것으로 추측한다. 덕중자동차의 연간 판매 수량이 7000대라고 한 것이 아닌지 다시 물어보고 싶었으나 그 판매원을 다시 만나지 못했다.
  
혹시 자동차 전문가가 비교할 수 있도록 덕중자동차의 3톤 102마력 화물차의 기술특성표를 밑에 첨부했다. 잘 닦아 반짝거리는 덕중자동차자의 승리표 화물차 앞을 지나서 다음 전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북한 국제상품전람회에 전시된 자동차들
 북한 국제상품전람회에 전시된 자동차들
ⓒ 김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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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전시장 2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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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평양에서 '북한산 비아그라'를 만났다
② '불장식' 회사? 뭘 만드는 곳일까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김수복님은 6·15공동선언실천뉴욕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태그:#평양, #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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