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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배달의 민족 '배달 대상' 시상식에서 커뮤니케이션상을 받은 의리짬뽕 김도현 사장(오른쪽)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배달의 민족 '배달 대상' 시상식에서 커뮤니케이션상을 받은 의리짬뽕 김도현 사장(오른쪽)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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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다닐 때도 못 받아본 상을 여기서 받네요."

올 한해 모범적으로 활동한 배달음식점에 주는 최우수업소상을 받은 한 '떡볶이집 사장님'의 수상 소감이다. 전국에서 이른바 '잘 나간다'는 중국집, 치킨집, 피자집, 분식집 사장들이 2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 모두 모였다. 이날 '배달음식점들의 대종상'이라고 할 수 있는 '2015 대한민국 배달 대상(이하 배달 대상)' 시상식이 열렸다.

배달 대상은 배달 음식 주문 서비스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 형제들(대표 김봉진)에서 외식업소 사장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려고 마련한 상이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이날 시상식에서 배달 대상을 받은 업소는 최우수업소상, 인기업소상 등 9개 부문 112개다. 전국 15만 개에 이르는 회원 업소들 가운데서도 0.01% 안에 드는 대단한 영예다.

수상자 노하우 "댓글 소통으로 고객 불만 해소"

상금이나 부상은 따로 없지만 배달 대상 메달과 함께 사장 사진이 들어간 포스터 등 온갖 명예를 준다. 멀리 부산, 대구 등에서 가게를 하는 사장들도 밤잠도 못 이룬 채 새벽부터 달려왔을 정도다. 수상자들이 하나하나 수상 소감을 말하느라 시상식은 4시간 가까이 진행됐지만, 대부분 끝까지 자리를 뜨지 않고 동료 사장들에게 아낌없는 축하 박수를 보냈다.

수상 업소들은 음식 맛과 친절한 서비스 뿐 아니라 배달 앱을 통해 고객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선 덕에 인기를 끌고 있다. 고객과 소통을 잘한 업소에 주는 커뮤니케이션상을 받은 경북 경산시 '의리짬뽕 사장님' 김도현씨가 대표적이다.

1년 2개월 전부터 영남대 근처에서 중국요릿집을 운영하는 김씨는 그동안 배달 앱에 고객 리뷰만 1000개 넘게 달렸고, 주문 전화는 2만 건이 넘는다고 자랑했다. 젊은 대학생들과 리뷰와 댓글로 열심히 소통한 덕에 금방 입소문이 났다고 한다.

사실 배달 앱에 달리는 고객 리뷰는 양날의 검이다. 손님들이 긍정적인 글을 남기면 가게 홍보에 큰 도움이 되지만, 거꾸로 부정적인 글이 많이 달리면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다. '간장 두 종지' 같은 부정적인 신문 기사는 오히려 약과인 셈이다. <조선일보>는 한 중국집에서 탕수육을 시켰는데 간장 종지를 두 사람당 1개밖에 안줬다고 문제를 제기해 논란이 일고 있다. (관련 기사: 두 그릇 시키고 군만두 받는 법, 조선일보 기자는 알까)

배달 앱 '배달의 민족' 배달 대상 수상자들이 2일 시상식에 앞서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와 매장 포스터에 들어갈 사진을 찍고 있다.
 배달 앱 '배달의 민족' 배달 대상 수상자들이 2일 시상식에 앞서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와 매장 포스터에 들어갈 사진을 찍고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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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배달의 달인들'이 고객 불만을 다독이는 노하우는 무엇일까? 아직 문제가 된 칼럼도 읽어보지 않았다는 김씨는 "우린 여러 사람이 탕수육을 시켜도 간장 종지는 테이블당 1개뿐"이라며 멋쩍게 웃었다. 다만 김씨는 "손님들이 주문한 음식이 맘에 안 든다고 리뷰를 달면 바로 전화해서 죄송하다고 사과하고 환급해 주기도 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어쩌다 부정적인 리뷰가 달리더라도 응원 댓글을 다는 단골들의 '의리'도 큰 힘을 준다고 덧붙였다.

반면 부산에서 떡볶이집 '나는 조선의 떡볶이다'를 운영하는 김대경씨는 사과나 보상보다는 문제의 원인을 해소해주는 정공법을 쓴다고 한다.

배달 앱에 재미있는 댓글을 다는 업소에 주는 센스상을 받은 김씨는 "실제 부정적인 댓글을 거의 없지만 어쩌다 악성 댓글이 달리면 직접 맞대응하지 않고 그 손님이 스스로 미안하게 만들 정도로 만든다"면서 "죄송하다고 하거나 환불을 해주기보다 그 손님이 제기한 문제 요점을 파악해서 직접 해결해준다"고 밝혔다.

스마트폰 사용이나 인터넷 글쓰기에 낯선 50~60대 사장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달 10일 '배달의 민족' 사장 교육 프로그램 수료식에서 최고령자에게 주는 만학도상에 이어 이날 배달 앱 활동 기여자에게 주는 특별상까지 받은 서울 성북구 '동수마늘보쌈' 한남순(61)씨는 "지난해 9월부터 배달을 시작한 뒤로 1년 2개월 동안 모든 리뷰에 댓글을 달았다"고 밝혔다. 이들에겐 손님들이 직접 다는 댓글이 어떤 신문 기사보다 더 고맙고 무서운 탓이다(관련 기사: 노점해서 100개 매장 연 사장, 비결은 직원 집들이?).

○ 편집ㅣ곽우신 기자



태그:#배달대상, #배달의민족, #중국집, #간장 두 종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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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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