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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심판하시는 주여, 일어나사 교만한 자들에게 마땅한 벌을 주소서, 여호와여 악인이 언제까지, 악인이 언제까지 개가를 부르리이까. (시편 94편)"

지난 28일 정오 무렵 전남 목포역 광장에서는 십자가와 피켓을 든 교인들이 시편을 교독하고 있었다. 이날 거리에 선 이들은 목포중앙교회(목사 한봉철), 지도연화동교회(임판순 목사), 지산제일교회(김은수 목사) 교인들이었다.

"교회와 지역에서 바른 역사 세워나가자"

한국기독교장로회 전남노회 소속 145개 교회는 11월 10일부터 매일 목포역광장에 모여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시국기도회를 열고 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전남노회 소속 145개 교회는 11월 10일부터 매일 목포역광장에 모여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시국기도회를 열고 있다.
ⓒ 이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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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하는 기독교인들이 십자가를 들고 거리로 나섰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전남노회(노회장 김영봉 목사·해남읍교회) 산하 145개 교회는 매일 낮 12시에 목포역 광장에서 시국기도회를 열고 있다. 지난 달 10일 시작한 시국기도회는 전남노회 소속 3~4개 교회가 돌아가며 진행하고 있다.

이날 기독교인들은 시작기도문을 통해 "한국기독교장로회 전남노회에 속한 저희들이 십자가를 세운다"며 "80년 5월 항쟁의 현장인 목포역광장에 십자가를 세울 수밖에 없는 현실 속에서 몸부림치며 기도하고자 한다"고 거리로 나선 이유를 밝혔다.

이날 신도들은 "성전을 향하여 채찍을 드신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따라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밀어붙이는 악한 세력에 맞서고자 한다"며 "온 국민들과 역사학자들이 반대하는 국정화를 사명인양 홍보하는 세력들에게 항거하고자 한다"고 기도했다.

이후 손 피켓을 들고 묵언 기도를 이어갔으며, 십자가를 들고 목포역 일대를 행진했다.

이들은 마무리 발언과 기도를 통해 "이제는 교회와 지역으로 나아가서 바른 역사를 기억하고 세워 가는 데 나서겠다"며 "특히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가 취소되고 역사학자들의 손으로 다양한 교과서들이 발행되는 민주국가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를 위해 대한민국의 양심세력과 연대하며 하나님의 나라를 선포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전남노회 소속 145개 교회는 11월 10일부터 매일 목포역광장에 모여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시국기도회를 열고 있다.

이들은 “최고 권력자의 입술에서 시작되고, 단 한 번의 공청회도 없이 하달 된 명령으로 지시된 국정교과서는 지난 죄를 덮고, 정권 입맛에 맞는 역사관을 주입하려는 현 정권의 입맛 길들이기에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전남노회 소속 145개 교회는 11월 10일부터 매일 목포역광장에 모여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시국기도회를 열고 있다. 이들은 “최고 권력자의 입술에서 시작되고, 단 한 번의 공청회도 없이 하달 된 명령으로 지시된 국정교과서는 지난 죄를 덮고, 정권 입맛에 맞는 역사관을 주입하려는 현 정권의 입맛 길들이기에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 이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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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노회는 거리 시국기도회에 앞서 성명서를 발표했다. 전남노회는 성명서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친일 독재 미화이며, 반민족적인 그들의 선친들을 미화하려는 획책"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성경구절을 인용해 "절대 권력은 부패하며 그것은 무너질 수밖에 없는 바벨탑입니다(창세기 11:9)"라고 지적했다.

전남노회는 "최고 권력자의 입술에서 시작되고, 단 한 번의 공청회도 없이 하달 된 명령으로 지시된 국정교과서는 지난 죄를 덮으려는 현 정권의 길들이기에 다르지 않다"며 "친일 독재의 미화가 그 중심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민족의 가장 쓰라린 역사 속에서 반민족 진영의 중심에는 그들의 선친들이 자리하고 있으며 직접 투표를 통한 민주주의 선거를 폐하고 영구 총통의 길을 열었던 박정희 정권의 유신 독재를 뚜렷하게 기억 한다"며 "그 시대는 정의가 이기는 것이 아니라 이기는 것이 정의였던 암울했던 시대였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들은 "불행히도 우리는 친일 독재를 청산하지 못했으며 여기에 상당수 교회와 목회자들이 동조해, 우리가 지난해 총회를 열고 '하나님과 세상에 참회하는 교회' 고백서를 내놓기도 했다"고 일부 기독교인들의 과거에 대해 반성하기도 했다.

전남노회는 "이제 이 죄악을 반복하거나 좌시할 수 없다"며 "한국기독교 장로회 전남노회는 정부의 국정교과서 도입 중지를 즉각 요구하는 바이며 더 이상 역사의 죄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전남노회는 오는 12일 5일 기자회견을 열고, 같은 날 오후 3시부터는 소속 교인들이 모두 모이는 시국기도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태그:#전남노회, #역사교과서, #기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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