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큰손으로 자리매김한 한화 이글스 'FA 영입' 큰손으로 자리매김한 한화 이글스 올해도 아낌없는 투자를 감행했다. 한화는 김태균과 4년간 총액 84억원,조인성과 2년간 총액 10억원 계약에 이어 정우람과 4년간 총액 84억원 심수창과 4년간 총액 13억원에 계약을 체결하였다.

▲ FA 큰손으로 자리매김한 한화 이글스 'FA 영입' 큰손으로 자리매김한 한화 이글스 올해도 아낌없는 투자를 감행했다. 한화는 김태균과 4년간 총액 84억원,조인성과 2년간 총액 10억원 계약에 이어 정우람과 4년간 총액 84억원 심수창과 4년간 총액 13억원에 계약을 체결하였다. ⓒ 한화이글스


스토브리그(비시즌 시기에 팀 전력 보강을 위해 선수영입과 연봉협상에 나서는 것)가 FA(프리에이전트) 선수들로 인해 매우 뜨겁다. 선수들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구단은 공격적 배팅을 멈추지 않는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일까? 소위 말해 수요와 공급이 맞지 않는다. 왜 수요와 공급에 문제가 생길까? 그것은 바로 선수들이 자격을 얻게 되는 'FA 기간'이 너무 길기 때문이다. 응당 선수는 'FA 취득기간'이 줄어들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직 자생력을 갖추지 못한 각 구단은 몸값 부담으로 인해 기간이 단축되기를 원치 않는다. 선수들과 구단 그리고 KBO 조직의 모든 사안을 규정화한 법은 KBO 규약이다. KBO 규약은 KBO리그의 전반적인 사항에 대한 규칙이다.

이러한 규칙을 선수는 물론이고 팬들은 전혀 모른다. 단지 'FA 취득 기준은 대졸은 8년, 고졸은 9년' 정도로만 아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FA 취득은 어떻게 하는 것인지 KBO 야구 규약에는 어떻게 명시되어 있는지 현재 FA 제도에는 어떤 모순이 있는지 지난 11월 26일 관계자를 만나 취재했다.

KBO 야구 규약 제17장 프리에이전트(FA)

KBO 야구 규약 77쪽에는 다음과 같이 FA의 정의 및 자격 요건이 나와 있다. 프리에이전트란 정한 '요건'을 갖추어 모든 구단과 선수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권리를 취득한 선수를 말한다. 자격 요건은 다음과 같다. 현역선수로 KBO에 등록한 후 9번의 정규 시즌을 활동한 선수를 FA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것으로 설명되어 있다.

그렇다고 9시즌을 등록했다고 해서 누구나 FA 권리를 취득하는 것은 아니다. 과연 어떤 세부적인 기준이 있는 것인가? 이에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김선웅 사무국장(변호사)은 "1군 '등록일수'가 145일이 되어야 1시즌을 뛴 것으로 인정한다. 145일 이상 1군 엔트리 등록이 9번(9시즌)이 되면 FA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대졸의 경우는 8시즌 등록이 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야구 규약을 보면 1998년부터 2006년까지의 경우 타자는 정규시즌 총경기의 2/3 이상 출전 또는 1군 등록일수 150일 이상이다. 투수의 부분은 다르다. 규정 투구횟수(정규시즌 총경기 수 X 1이닝)의 2/3 이상 투구 또는 1군 등록일수 150일 이상이다. 이러던 규약이 2008년 이후로 변화되었다. 2006년 이후 입단한 신인선수부터는 1군 등록일수가 145일 이상 되어야만 FA 자격 1시즌을 채운 것으로 변경되었다.

인터뷰에서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박충식 사무총장은 "2006년부터 등록일수로만 FA자격을 결정하다 보니 선수 입장에서는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선수들의 권익이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해외의 사례는 어떨까? 미국 메이저리그(MLB)의 경우 172일(전체 시즌 총 183일), 일본의 경우 145일을 1시즌으로 계산하는데 이는 한국과 같다. 미국은 25인 로스터에 172일 등록이 6년일 때 FA 자격을 취득한다. 단, 다년 계약 시는 제외하는 것으로 명시되어 있다. 일본의 경우는 145일 등록을 1시즌으로 계산한다. 고졸의 경우 8년, 대졸 7년이 등록되었을 때 선수들은 FA 권리를 행사한다.

김 국장은 "미국의 경우 등록 기간은 길지만 DL 제도(부상자 명단으로 게임에는 출전할 수 없지만, 메이저리그 경력은 인정된다)가 있어 선수들이 혹여 부상을 입어도 등록일수에 손해를 보지 않는다. 예를 들어 서건창 선수의 경우에도 올 시즌 부상으로 인해 1군 엔트리에 제외되어 큰 손해를 입었다. 겨우 145일을 채운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박충식 사무총장

박충식 사무총장 ⓒ 강윤기


어려운 FA 취득 자격 요건, 몸값 폭등 일으켜

선수들이 FA를 취득하는 경우는 쉽지 않다. 기간도 매우 길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특수성 덕분에 국방의 의무도 다해야 한다. 여러 정황상 평균적으로 FA 자격을 취득하는 기간은 최소한 12년 정도가 걸린다. 선수들 대부분의 경우 30대 중반에 첫 FA 권리를 행사한다. 선수들의 입장에서는 물론이고 구단 또한 최전성기의 선수와 계약하는 것이 아닌 경우가 발생한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FA 자격을 갖춘 선수가 시장에 적다 보니 선수 가격의 폭등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꾸준히 활약을 보여준 선수. 즉 전력구상을 할 때 어느 정도 계산이 서는 선수가 FA 대상자가 되다 보니 각 구단은 군침을 흘릴 수밖에 없다.

이 부분에 관해 박 사무총장은 "KBO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다. 선수협의 의견은 FA 기간을 줄이는 것보다는 등록 일수에 대한 세분된 변화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선수가 플레이 도중 부상을 당하게 되면 대체할 선수를 등록하고 부상을 당한 선수는 엔트리 등록을 말소한다. 안타깝게도 부상을 입은 선수는 1군 등록일수에 손해를 보게 된다. 팀을 위해 헌신적인 플레이를 하다 다쳤지만 결과적으로는 선수 개인의 커리어에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일본의 경우는 어떨까? 일본은 FA 등록일수를 전년도에 다 채웠다면 다음 해 혹시 부상이 오면 최대 60일까지 인정을 해준다. 예를 들면, 145일을 다 채운 후 다음 시즌에 부상을 입었다면 100일만 등록해도 나머지 60일을 인정하여 선수의 총 등록일수는 160일로 계산된다. 이런 제도가 있기에 선수들은 FA 경력이 인정되니 부상을 입어도 편안한 마음으로 재활을 통해 완벽한 모습으로 복귀한다.

MLB 포스팅 결과발표 하루 앞둔 손아섭 메이저리그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둔 프로야구 롯데 자 소속 손아섭이 23일 세종시 32사단 훈련소에 입소하며 웃음을 짓고 있다.

손아섭 선수가 지난 11월 23일 세종시 32사단 훈련소에 입소하며 웃음을 짓고 있다. ⓒ 연합뉴스


이뿐만이 아니다. 올 시즌 중 한창 논란이 되었던 손아섭 선수의 아버지 임종을 둘러싼 롯데 구단과의 문제도 마찬가지다. 이 기간에 손아섭은 엔트리 등록이 말소되어 1군 등록일수에 크나큰 손해를 입었다. 팀의 입장도 선수가 빠지면 대체 선수를 넣어 경기해야 하므로 엔트리 말소를 시킬 수밖에 없다.

김 국장은 "대부분 직장인의 경우 관혼상제에 대해서는 유급휴가가 인정되는데 선수들의 경우는 인정되지 않는다"며 안타깝다고 했다. 이에 관해 KBO 정금조 운영부장은 "규약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데 기본적으로 상조 관련 내규는 각 구단이 직접 한다. 회원사들의 사규에 맞게 구단 자체적으로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규약을 통해 '신혼여행은 며칠 다녀와라' 이럴수는 없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규약 개정을 통해 일수를 줄일 방법은 또 있다. 바로 민감한 문제인 '군 문제'이다. 20대 청춘의 가장 빛나는 시기에 입대는 신성한 국민의 의무 중 하나지만 요즘 같은 LTE 시대에는 손해 본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렇다면 군대 경력을 인정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경찰청, 상무뿐 아니라 현역 군 복무를 하였다면 최소 한 시즌 FA 일수를 인정해 준다면 부상을 숨기고 국가대표에 참여하는 병역면제를 위해 '꼼수'를 부리는 경우 또한 줄게 될 것이다. 김 국장은 "호봉을 인정해줘야 한다. 헌법에서도 군대를 다녀온 이유로 차별받는 것은 위헌이다"라고 지적했다.

기자의 고개를 갸웃하게 만든 조항은 또 있다. 다름 아닌 국가대표 차출에 관한 규약이다.

현재 국가대표 차출의 경우 소집일부터 해제일까지 추가로 등록일수를 인정한다. 그러나 여기에도 모순이 존재한다. 아시안게임 금메달, 올림픽 동메달 이상, 프리미어 12 대회 3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4강 이상의 성적을 거둬야 인정한다. 국가가 불러 차출되는데 성적에 따라서 더욱 일수를 늘려주는 것이 아니라 아예 인정을 해주지 않는 문제가 있다.

박 사무총장은 "이 밖에도 군대를 면제받게 되면 FA 일수를 인정해주지 않는다(규약에는 나와 있지 않음). 작년 인천 아시안게임 때 군 면제를 받은 선수들은 FA일수가 인정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국가대표 차출로 인해 일당이나 보너스가 많이 나오지 않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은 나라가 부르면 응당 부름에 응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노력하고 희생한다. 그러나 현재 KBO에서는 선수들의 '투혼'을 크게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예전 WBC에서 김동주(두산, 은퇴)의 경우 1루에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면서 '투혼'을 불태웠으나 정작 본인은 부상으로 인해 FA가 한해 늦춰지는 손해를 입었다. 이는 선수 개인에 있어 커다란 마이너스 요소가 아닐 수 없다.

FA 광풍으로 인한 '쩐의 전쟁', 다른 처방 생각해야

선수뿐 아니라 구단 또한 큰 손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FA가 이처럼 다양한 이유로 인해 자격취득도 어렵고 희소하다 보니 되레 기량이 최절정일 때 나오는 선수가 많지 않다. 구단은 같은 돈을 주더라도 나이를 많이 먹은 선수를 뽑을 수밖에 없다. 등록 연수를 줄이는 것이 없다면 다양한 규약의 변경을 통해 등록일수 인정을 세분화하여 인정한다면 FA의 인플레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김 국장은 "대부분의 선수는 30대 중반에 첫 FA 자격을 행사한다. 현재 KBO리그 구조상 고졸 신인이 나오기도 어려운 실정이고 최소 12년 정도는 뛰어야 FA 자격을 취득한다"면서 말을 이어 나갔다.

그는 이어서 "만일 기간이 줄어든다면 구단이 육성에 투자를 안 할 수도 있다는 야구계의 의견이 있지만, 우리의 생각은 다르다. 미국의 경우 선수를 계속 보유할 수 없게 한다. 원활한 선수 공급과 전력 평준화를 위해서 리그 전체적으로 상향 평준화를 위해 많은 선수가 활발히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기자의 생각 또한 별반 다르지 않다. FA 직전 해에 선수들의 연봉은 굉장히 높다. 차라리 이렇다면 다년 계약을 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 볼 수 있다. 선수들의 연봉이 높다 보니 보상금액은 상승하게 되고 20명의 선수 보호는 매우 빠듯하다. 비싼 돈을 주고 선수를 사 왔는데 오히려 더 좋은 선수가 보호 명단에 풀려 타 팀으로 이적할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선수 대신 지명권을 보상으로 양도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FA 광풍으로 인한 '쩐의 전쟁'이 스토브리그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많은 사람이 '선수들의 몸값이 지나친 것 아니냐'는 의혹 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렇다면 그 원인을 찾아 다양한 처방을 내리는 것을 생각해볼 때다.

○ 편집ㅣ김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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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현재 한국프로야구선수협은 선수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발로 뛰면서 어렵고 힘들게 운동하는 2군 선수들을 위해 음지에서 많은 땀을 흘리고 있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 한화이글스 김태균 박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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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KU, 스포츠 야구 전문기자 , 강윤기의 야구 터치 운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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