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의 포스터

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의 포스터 ⓒ KAFA FILMS


수남(이정현 분)에게는 한 가지 목표가 있습니다. 자신의 노동으로 번 돈으로 집을 사서 사랑하는 남편과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입니다.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수남은 아침부터 밤까지 말 그대로 두 손이 부르트도록 성실하게 일을 합니다. 하지만 세상은 절대 녹록하지 않고 수남은 점점 불행의 구렁텅이에 빠져듭니다.

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는 성실함만으로는 행복을 얻을 수 없는 현 세태를 배경으로 삼은 작품입니다. 집을 사기 위해서 고군분투하지만, 집값은 해마다 천정부지로 오르는 세상에서 수남의 노력은 마치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과 같습니다. 영화는 수남의 수난사를 통해 현 세태의 참담한 면모를 가감 없이 보여 줍니다.

영화는 훌륭한 블랙코미디이기도 합니다. 수남은 일련의 계기를 통해 세상에 대해 복수를 하게 되는데 이 과정이 무척 흥미롭습니다. 잔인하지만 유머를 가지고 있고 때로는 애틋하기까지 합니다. 극의 전개는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습니다. 영화는 관객이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정현의 열연에 관해서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는 작품입니다. 이정현은 세파에 지칠 대로 지쳤지만, 어린아이처럼 천진하기도 한 수남의 내면을 실감 나게 연기합니다. 특히 수남이 세상을 향해 복수의 칼날을 겨눌 때, 작은 체구에서 폭발하는 에너지는 압도적입니다. 배우 이정현의 필모그래피가 앞으로 더 기대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하상미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aprilmono.blog.me)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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