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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도 사람이 살던 시대였습니다. 돈 많고 권력이 있어 큰소리 떵떵 치며 살던 권세가들만 사는 세상은 아니었습니다. 가문과 체면을 우선으로 삼던 양반가들만 사는 세상도 아니었습니다.

못난 이도 살고, 오입쟁이도 살았습니다. 보기만 해도 저절로 웃게 만드는 사람도 있었고, 기둥서방 노릇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노래를 잘 부르는 사람도 살고, 노래를 잘 부르지 못하는 사람도 살았습니다. 별별 사람들이 이렇게 얽히고 저렇게 얽혀 살아가는 세상, 그렇게 살아가야만 하는 세상이 조선이었습니다.

웃기고 울리던 사람들 <조선의 엔터테이너>

<조선의 엔터테이너> (지은이 정명섭 / 펴낸곳 이데아 / 2015년 11월 20일 / 값 15,000원>
 <조선의 엔터테이너> (지은이 정명섭 / 펴낸곳 이데아 / 2015년 11월 20일 / 값 15,000원>
ⓒ 이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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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엔터테이너>(지은이 정명섭, 펴낸곳 이데아)는 조선시대를 살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아주 평범한 사람들 이야기라기보다는 조금은 독특한 삶을 산 사람들 이야기입니다.

조선시대에도 사랑은 있었습니다. 누군가가 읽어 주어야 할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지고지순한 사랑도 있었겠지만 남녀 간 불순(?)한 만남도 있었고, 아픈 사람도 있었습니다.

허풍쟁이도 있었고, 사기꾼도 있었습니다. 바보도 있었지만 천재도 있었습니다. 음악이 있으니 소위 '딴따라'라는 것도 있었습니다.

사람들 사는 데는 이야기가 있게 마련입니다. 책에서 읽을 수 있는 이야기들은 조선시대를 살던 사람들, 조금은 독특한 재주를 가졌거나, 조금은 독특한 삶을 살았던 사람들 이야기입니다.

'조방꾼은 기생들의 뒤를 봐주는 기둥서방으로 볼 수 있다. 단순히 뒤를 봐주는 정도가 아니라 손님과 중개인과 보디가드 노릇까지 떠맡았다. 처음에는 대전별감같이 가까운 이들이 주로 조방꾼을 맡았지만 나중에는 다른 직업 없이 조방꾼만 전문적으로 맡는 이들이 생겨났다. 아울러 규모도 커져 가생을 한두 명이 아닌 수십 명까지 관리하는 이들도 생겨났다.' -058쪽-

독특하다고 해 우리의 삶과 아주 동떨어진 삶을 사는 사람들이라는 건 아닙니다. 보통 사람들의 삶 속에 녹아있지만 삶 자체만으로는 평범한 삶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숨어서 먹는 김밥이 더 맛있고, 감춰놓고 마시는 소주가 취기를 더하듯 천대 속에서 피어난 웃음이라 더 슬프고, 멸시 속에서 터져 나온 이야기들이라 더 없이 진지합니다. 먹고 살기위해 그랬다면 너무나 슬픕니다.

정사에서는 읽을 수 없는 이야기입니다. 오입쟁이 양반들을 놀려먹은 이중배 이야기는 알듯 모를 듯한 후련함이고, 19금 이야기의 일인자였던 의영 이야기는 음담패설 속에 담긴 시대상입니다.

요즘 세상에만 일류 대학을 보장하는 스타 강사가 있는 게 아니고 그 시대에도 과거 합격을 보장하는 과거 입시 전문 강사 정학수가 있었으니 세상은 요지경 속이고 돌고 도는 물레방아입니다.

조선시대를 살던 사람들을 웃기고 울리던 사람들, 짜릿하게 만들고 재미있게 했던 사람들을 두루두루 접할 수 있는 웃픈 책읽기가 될 거라 기대됩니다.

덧붙이는 글 | <조선의 엔터테이너> (지은이 정명섭 / 펴낸곳 이데아 / 2015년 11월 20일 / 값 15,000원>



조선의 엔터테이너 - 천대와 멸시를 비틀고, 웃기고, 울리다

정명섭 지음, 이데아(2015)


태그:#조선의 엔터테이너, #정명섭, #이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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