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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오랜만에 생각할 여백이 넘치는 책을 만났다. 작가 말콤 글래드웰은 '참을 수 없이 궁금한 마음의 미스터리'를 주제로 그간 적어두었던 유쾌한 단편들을 한 권의 책 <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로 엮어냈다.

 말콤 글래드웰 저 <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
 말콤 글래드웰 저 <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
ⓒ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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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에서 그는 '마이너 천재'라고 불리는 소위 외골수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를테면 채소 절단기를 판매한 론 포페일같은 사람이다.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워렌 버핏, 제프 베조스 같은 위인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만의 철학을 갖고 살아가는 수많은 이웃들이 세상을 바꾸는 주체라는 사실에 방점을 찍는다. 파레토 법칙이 아닌, 롱테일 법칙을 신뢰하는 그의 이야기가 여러분에게 많은 질문을 던질 것이다.

2부에서는 현상을 받아들이는 방식에 대한 질문이 시작된다. 노숙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이상적인 방안은 무엇인가? 챌린저호 폭발의 진짜 이유는 무엇인가? 혹자는 이 질문의 답을 찾는 과정 자체를 의미 없는 허무론이라고 폄하해버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말콤 글래드웰은 현상에 대한 의문을 품는 시작점에서 모든 편견과 선입견들이 깨질 수 있음을 몸소 보여주기 시작한다.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정상적인 범주가 오히려 비정상일 수 있음을 생각할 수 있도록 틈을 열어주는 것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그의 관점은 '퍼즐'과 '미스터리'의 차이로 명료하게 설명된다. 퍼즐이란 흩어진 조각만 찾으면 쉽게 정답을 알아낼 수 있는 문제다. 그러나 미스터리는 많은 사실들이 산재할수록 해결의 방향성을 잃어버리게 된다.

잘못된 해답으로 인도하는 사실들의 함정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예컨대 오사마 빈 라덴의 은신처는 퍼즐이었으나, IS의 행보는 복잡한 미스터리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어쩌면 세상은 무수히 많은 미스터리들로 뒤덮여 있으며, 그 사실들 속에 숨겨진 진실을 밝히려는 인류의 끊임없는 노력이 내일을 만들어 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3부에서 그는 타인을 판단하는 일의 허과 실을 파헤친다. 타인을 판단하는 근거에는 언제나 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직접 비행기에 탑승해서 수직낙하를 경험해보고서야 비로소 케네디 주니어 비행기 추락 사고의 이유를 밝혀낼 수 있었다.

그는 타인에 대해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단순히 경위를 아는 것을 넘어, 그 사람과 그를 둘러싼 환경이 말하는 '이야기'를 온전히 경험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천재'라는 개념을 이해해 보자. 피카소처럼 20대에 천재성을 발현하는 타고난 천재도 있지만, 세잔처럼 60대가 되어서야 명작들을 완성한 대기만성형 대가도 있다. 그렇다면, 누가 진짜 천재인가?

이 책의 제목 <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는 개 심리학자 시저 밀란을 다룬 글에서 따왔다. 아무리 흥분한 개도 개 심리학자 밀란의 손길에는 쉽게 안정을 찾았다. 그 개가 밀란에게서 본 것은 무엇일까? 말콤 글래드웰이 알고 싶은 것은 바로 이 지점과 정확히 일치한다.

사람들이 무언가를 생각하고 판단하는 과정, 즉 그들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한 말콤 글래드웰의 호기심은 여러분에게도 많은 자극을 줄 것이다. 대체 무엇이, 사람들을, 그렇게 생각하도록, 만드는가? 그리고 그것은, 말이 되는가?

<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는 굳어가던 뇌에 신선한 자극이 되어 줄 것이다.


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 - 참을 수 없이 궁금한 마음의 미스터리

말콤 글래드웰 지음, 김태훈 옮김, 김영사(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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