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경상남도청에 대한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지난 10월 6일 경상남도청에 대한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국정감사에 나온 홍준표 경남도지사. ⓒ 정민규


프로축구 경남FC(경남도민프로축구단) 서포터즈들이 구단주인 홍준표 경남지사에 대해 "인사실패, 정치적 개입으로 팀을 망친 구단주는 도민 앞에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30일 경남FC 서포터즈연합회에 따르면, 이 단체는 하루 전날인 29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구단주와 대표이사를 비판했다. 경남FC는 2부리그에 강등된 올해 10승13무17패 승점 43점으로, 11개팀 중 9위에 그쳐 형편없는 성적을 거두었다.

경남FC는 김태호 전 지사 때인 2006년 창단했고, 1부리그에 올랐다가 지난해 말 2부리그로 강등되었다. 2012년 12월 19일 보궐선거에 당선되었던 홍준표 지사가 현재까지 구단주로 있다.

홍 지사가 임명한 안종복 전 경남FC 사장은 외국인 선수 영입 비리와 관련해 무려 10억 원의 차액을 챙긴 혐의로 지난 9월 구속되었다. 태광토건 대표이사와 경남개발공사 상임이사를 지낸 박치근 경남FC 대표이사는 지난 7월 임명되었다.

박치근 대표이사는 지난 10월 7일 충주 원정 때 외국선수 스토야노비치가 시즌 9호골을 넣자 박성화 전 감독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 "앞으로 경기에 내보내지 말라"고 했다. 스토야노비치는 10골을 넣으면 5000만 원을 더 받는다는 계약을 구단과 맺은 상태였다. 그 뒤 이 선수는 벤치만 지키다가 본국으로 돌아갔다.

박치근 대표이사는 지난 23일 '구단 운영 비전과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박 대표이사는 박성화 전 감독을 해임 발표했고, 내년부터 선수단을 26명으로 꾸리겠다고 밝혔다. 그 뒤 박 전 감독은 "구단에서 감독의 양심까지 팔도록 종용했다"거나 "취임 6개월째부터 사퇴 압박에 시달렸다", "돈 때문에 특정 선수를 경기에 출전시키지 말도록 구단의 종용을 받았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안종복 비리를 찾아내지 못한 특별감사 구성원 징계하라"

 프로축구 경남FC가 9일 오후 창원축구센터에서 성남FC를 상대로 한 ‘2014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홈 개막전에서 승리했다.

프로축구 경남FC가 9일 오후 창원축구센터에서 성남FC를 상대로 한 ‘2014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홈 개막전에서 승리했다. ⓒ 경남도청


이런 가운데 경남FC 서포터즈연합회가 나섰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현재 경남FC가 직면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경상남도의 도민이자 경남FC의 주주이며, 경남 FC의 지지자로서 경남FC 구단주와 대표이사에게 묻는다"고 밝혔다.

선수단 26명 축소 방침에 대해, 이들은 "'경남FC 혁신 방안'이 진정 경남FC가 자생력을 갖추고 K리그 클래식(1부)으로의 승격을 목표로 한 계획이라고 보는 것인가?"라며 "충분한 고찰 없이 선수단만 26명으로 축소하는 것이 과연 '혁신'인가?"라고 따졌다.

이들은 "K리그 챌린지(2부)는 3월부터 11월까지 FA컵을 포함하여 최소 40경기 이상을 치르게 된다"며 "골키퍼를 제외한 23~24명의 선수만으로 한 시즌을 보내게 되는데 이는 부상, 시즌 중반 이적 등 여러 가지 변수에 대처할 수 없는 숫자이다"고 덧붙였다.

스토야노비치 선수와 관련해, 이들은 "10골을 넣었을 때 지급하게 되는 5000만 원의 득점수당을 지급하지 않기 위함이다. 팀에서 가장 믿을 만한 골게터의 출전을 막으며 득점 수당을 아끼겠다는 구멍가게식 경영은 팀의 성적 부진과 팬 이탈로 돌아왔다"며 "경남FC는 프로 선수단이다. 무능한 대표이사의 상식 밖의 결정은 프로 선수라는 긍지와 자부심을 짓밟는 작태이자, 프로 의식이라는 토양을 썩게 만드는 발상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서포터즈들은 "경남FC는 프로축구단으로서 경기력은 구단의 가장 중요한 수익의 원동력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코칭스텝을 경질하였다"며 "코치진의 사표 제출이 경기력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지는 않는가? 그동안 경남 FC의 이사진들에게는 현 상황에 대한 책임이 없는가?"라고 밝혔다.

이들은 "경남FC는 정치적 목적으로 운영되는 것이 아닌 수익을 창출하고, 경남 도민의 자부심이 되는 구단이 되어야 한다"며 "하지만 팀의 근간을 흔들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 대하여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경남FC 서포터즈연합회는 구단주에 대해, "인사실패, 정치적 개입으로 팀을 망친 구단주는 도민 앞에 사죄할 것"과 "확실한 감사에 실패하고 안종복 전임 대표이사의 비리를 찾아내지 못한 특별 감사 구성원들을 중징계할 것"을 촉구했다.

또 이들은 "경남FC의 발전에 역행하고, 유소년, 선수선발 개입, 비상식적인 선수 선발 운영위원회 구성 등의 혁신안 문제를 일으킨 현 박 치근 대표이사를 경질할 것"과 "현 대표이사 경질 후 전문 스포츠경영인을 대표이사로 선출하고, 구단에 대해 정치적 개입을 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서포터즈들은 "이후 이사회에서 상식 밖의 결정이 있을 경우 우리가 행동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임을 알리며, 경남FC가 경남 도민의 자부심이 될 수 있는 구단으로 영원히 존재할 수 있도록 구단주의 현명한 결정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 편집ㅣ홍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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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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