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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월 전, 한 지인으로부터 <쿵따리 샤바라>로 인기 정상을 달린 클론 멤버였던 가수 강원래씨를 소개받았다. 그리고 수능이 끝난 뒤 우리학교 3학년 학생들을 위해 특강을 해줄 수 있는지를 정중히 물어봤다. 연말연시 바쁜 스케줄에도 그는 내 부탁을 망설임 없이 승작해줬고, 지난 27일 소강당에서 그의 특강이 이뤄졌다.

강연주세
▲ 다시 꾸는 나의 꿈 강연주세
ⓒ 김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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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0시.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강당에 입실하는 아이들의 입에서 하얀 입김이 연신 뿜어져 나왔다. 특강 강사로 초대받은 가수 강원래씨가 휠체어를 타고 강당에 등장하자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아이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환영의 박수를 보내줬다.

사실 처음에는 교통사고 이후, 거의 활동을 하지 않아 아이들이 그의 존재감을 잘 알지 못하리라 생각했다. 그런데도 아이들 대부분은 그가 누군 인지 잘 알고 있었으며 그의 노래 <꿍따리 샤바라>를 리듬에 맞춰 흥얼거리기도 했다.

강원래씨는 '다시 꾸는 꿈'이라는 주제로 약 1시간 동안 강의하기로 돼 있었다. 그는 불의의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고 난 뒤, 가수로서의 모든 꿈이 한순간에 사라졌다고 했다. 그런데 재활 치료를 받으면서 새로운 꿈이 생겼고, 그 꿈을 들려준다며 자신의 꿈 보따리를 아이들 앞에 풀어놓기 시작했다.

누가 날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날 보고 있다
▲ 강연 영상물 누가 날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날 보고 있다
ⓒ 김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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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신의 어릴 적에 찍은 사진부터 청소년기 시절과 한때 대한민국 최고 가수로 활동했던 클론 시절까지의 여러 사진을 보여주면서 그 사진에 얹힌 사연 하나하나를 이야기했다. 특히 교통사고 당시의 영상물이 나오는 순간 강의실 분위기가 놀라움에 숙연해지기까지 했다. 그리고 재활하는 모습의 동영상을 지켜보면서 아이들은 안타까워하며 힘찬 박수를 보냈다.

장애를 인정하기에 너무 힘들었다
▲ 강연 영상물 장애를 인정하기에 너무 힘들었다
ⓒ 김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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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이후, 자신의 현재 몸 상태를 인정하기까지 한참이나 걸렸단다. 자신의 불구를 스스로 인정하기 못하는 것이 자신을 더욱 힘들게 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정신분열증까지 생겨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다고. 강원래씨는 "중요한 것은 현실을 인정하고 그것을 극복하는 마음 자세"라면서 아이들에게 "어떤 역경에도 굴하지 말고 맞서 싸우라"고 조언했다.

자신의 인생을 바꿔준 고교 담임선생님과 함께
▲ 강연 영상물 자신의 인생을 바꿔준 고교 담임선생님과 함께
ⓒ 김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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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신을 쓰지 못한다는 의사의 말에 그는 극단적인 생각까지 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좌절하지 않고 끝까지 버틴 것은 자신을 믿고 용기를 북돋워 준 팬들의 응원 때문이라고 하였다. 이후 '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재활을 시작했다고 하였다. 재활의 힘듦 때문에 몇 번이고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으나 주변의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끝까지 견뎌냈다고 한다. 모든 것은 자신과의 싸움이라며 '극기(克己)'를 강조하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는 꿈이 없는 청소년은 발전이 없다며 작은 꿈 하나라도 마음에 꼭 가질 것을 주문했다. 그리고 가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 자신의 어릴 적 이야기를 하며 꿈의 실현을 위해 열심히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앞으로의 꿈은 '나눔'이란다. 자신이 오늘날 있기까지 여러 사람으로부터 받은 많은 사랑을 자신보다 못한 사람들과 나누며 살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누군가가 자신을 삶을 대신해 살아줄 수 없는 만큼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할 줄 아는 마음 자세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거의 1시간 동안 진행된 강의 내내 아이들은 미동조차 하지 않은 채 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그는 강의 도중 퀴즈를 맞히는 아이들에게 자신이 직접 준비한 선물을 나눠주며 축하해주기도 했다.

아이들과 함께 기념사진 한 컷
▲ 강의가 끝난 뒤 아이들과 함께 기념사진 한 컷
ⓒ 김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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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된 강의 시간이 끝나가자 아이들은 못내 아쉬워 탄성을 자아냈다. 강의가 끝난 뒤, 그는 아이들과 기념촬영을 찍으며 못다 한 정을 나눴다. 그리고 아이들은 가지고 온 종이에 그의 사인을 받으며 즐거워했다. 몸이 불편함에도 강의 내내 힘듦을 내색하지 않고 '꿈'이라는 주제로 좋은 강의를 해 준 가수 강원래씨를 아이들은 영원히 잊지 못하리라 본다.

마지막으로 아이들은 강원래 씨의 선창으로 <꿍따리 샤바라>를 합창하며 마지막 작별 인사를 나누었다.

꿍따리 샤바라
1. 마음이 울적하고 답답할 땐 
 산으로 올라가 소릴 한번 질러봐 
나처럼 이렇게 가슴을 펴고 
꿍따리 샤바라 빠빠빠빠  
누구나 세상을 살다 보며는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을 때가 있어 
그럴땐 나처럼 노랠 불러봐 
꿍따리 샤바라 빠빠빠빠
 기쁨과 슬픔이 엇갈리고
 좌절과 용기가 교차되고
만남과 이별을 나누면서
그렇게 우리는 살아가고
뜻대로 되지 않을 때도있고
마음먹은 대로 될 때도 있어
다 그런거야 누구나
 세상은 그렇게 돌아가니까
다 그렇게 사는 거야
희비가 엇갈리는 세상속에서
내일이 다시 찾아오기에
우리는 희망을 안고 사는거야
아 마음대로 일이 되지않을 땐
하던 일을 멈추고
여행을 떠나봐 바다를
찾아가 소릴 질러봐
꿍따리 샤바라 빠빠빠빠
꿍따리 샤바라 빠빠빠 빠빠빠빠 빠빠빠빠
꿍따리 샤바라 빠빠빠 빠빠빠빠 빠빠빠빠
2. 우울한 날이 계속 이어질 땐
신나는 음악에 신나게 춤을 춰봐
나처럼 이렇게 리듬에 맞춰
 꿍따리 샤바라 빠빠빠빠
누구나 괴로운 일은 있는 것
한가지 생각에 너무 집착하지마
그럴땐 나처럼 툭툭 털면서
꿍따리 샤바라 빠빠빠 *반복

덧붙이는 글 | 한교닷컴에도 송고합니다.



태그:#강릉문성고등학교, #강원래, #꿍따리 샤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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