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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메르스 확산으로 전국이 들썩일 때 국민들의 관심을 모았던 환자가 있었다. 이른바 '40대 임신부'로 산과병동에 입원해 있던 임신부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따. 당시 산모를 돌보던 어머니가 급체 증상이 있어 응급실에 들렀고 '14번째 환자'에게서 감염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임신부 A씨는 응급실에 있는 어머니를 방문했고 함께 간 A씨의 아버지, 남편까지 메르스에 감염됐다. 어머니 병문안 갔다가 일가족 세 명이 메르스에 감염된 것이다.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 중에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환자들뿐만 아니라 병문안을 위해 병원을 찾았다가 메르스에 감염된 사례도 상당수 있었다. 입원 환자를 병문안 하는 문화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다만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병문안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점점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병문안 문화 개선 위해 민·관이 뜻을 모으다

병문안 문화 개선을 위해 보건복지부를 비롯해 대한병원협회, 소비자단체, 환자단체가 뜻을 모았다. 지난 27일, 서울 서대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로비에서 '병문안 문화 개선을 위한 민·관 합동 선포식'이 열렸다. 최현정 아나운서의 사회로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이윤성 대한의학회장, 박상근 대한병원협회장,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 김자혜 소비자시민모임 회장, 정남식 연세의료원장이 참여했다.

11월 27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로비에서 병문안 문화 개선 선포식이 열렸다. 최현정 아나운서의 사회로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이윤성 대한의학회장,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 등이 참가했다.
▲ 병문안 문화 개선 선포식 11월 27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로비에서 병문안 문화 개선 선포식이 열렸다. 최현정 아나운서의 사회로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이윤성 대한의학회장,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 등이 참가했다.
ⓒ 한국환자단체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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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선포식에서는 최현정 아나운서의 목소리 재능기부로 제작된 병원 원내방송을 청취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병원 안내방송은 '좋은 병문안'을 주제로 전국 병원에서 방송될 예정으로 탤런트, 영화배우, 가수, 스포츠 스타 등 사회적 공인으로부터 릴레이로 재능기부 받아 제작될 예정이다.

첫 번째 목소리 재능기부자로 나선 최현정 아나운서는 "병문안 문화 개선을 위해서는 우리의 인식 변화가 우선돼야 한다"라면서 "그런 취지에서 병원 원내방송을 녹음하게 됐다, 이번 기회에 국민의 인식이 조금씩이나마 바뀌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캐치프레이즈 선포 및 서약식이 진행됐다. 병문안 문화 개선을 위한 캐치프레이즈로는 ① 환자와 나의 건강을 위해 병문안을 자제합니다 ② 마음으로 응원할 수 있어요, SNS, 문자, 영상통화로 마음을 전합니다 ③ 병원·의원을 찾을 때는 손을 항상 깨끗이 씻습니다가 선정돼 대국민 캠페인에 활용될 예정이다.

"메르스로 얻은 교훈 발판 삼아 병문안 문화 개선해야"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은 인사말을 통해 "메르스로 인해 얻은 교훈을 발판삼아 또 다른 메르스를 예방하기 위해서 우리 사회의 오랜 관행인 병문안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라면서 "문화를 바꾸기 위해서는 누구 하나의 힘으로 되지 않는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더는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병문안 문화 개선을 위해 뜻을 모아주기 위해 이 자리에 함께했다, 훗날 이 선포식이 우리 사회의 병문안 문화 개선의 발걸음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병문안 문화 개선 선포식에 참여한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이 "또 다른 메르스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우리 사회의 오랜 관행인 병문안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인사말 병문안 문화 개선 선포식에 참여한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이 "또 다른 메르스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우리 사회의 오랜 관행인 병문안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한국환자단체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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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는 국가방역체계 개편방안의 후속 조치로 운영 중인 '의료관련감염대책' 협의체가 마련한 '의료기관 입원환자 병문안 기준 권고문'을 발표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입원환자에 대한 병문안 문화를 개선하고 구체적으로는 총 병문안객 수 감소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일일 병문안 허용시간대 공통기준을 정해 평일 오후 6시~8시, 주말과 공휴일은 오전 10시~12시, 오후는 6시~8시에 병문안이 이뤄지도록 홍보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선포식 이후에도 '병문안 문화 개선 대국민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예정이다. 우선 공식 누리집을 오픈하고, 웹툰과 만화를 제작해 병문안을 자제하고 불가피하게 병문안을 할 때 지켜야 할 수칙 등에 대해 홍보할 계획을 갖고 있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환자에게 가장 큰 복이 실력 있는 의사를 만나는 것인줄 알았는데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좋은 병문안객을 만나는 것도 이에 못지 않게 환자 치료에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라면서 "환자단체는 환자가족을 대상으로 가급적 병문안을 하지 않도록 하고, 병문안을 할 때도 손을 잘 씻고 음식물이나 꽃을 가져가지 않고, 병문안 시간도 꼭 지키고, 직접 찾아가는 병문안보다는 SNS나 문자, 화상통화를 많이 활용하도록 교육하고 홍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태그:#병문안 문화 개선 선포식, #한국환자단체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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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노동자. 주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글로 풀어내는 작업을 해왔으나 암 진단을 받은 후 2022년 <아프지만, 살아야겠어>, 2023년 <나의 낯선 친구들>(공저)을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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