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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필 때 꽃이 질 때
사실은 참 아픈 거래
나무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달아줄 때
사실은 참 아픈 거래··· 아름답기 위해선 눈물이 필요하다고...
- 부활의 노래 '친구야 너는 아니' 중에서

많은 고민을 갖게 하는 덕이의 첫 직장 생활이다. 우선 지금의 직장생활이 힘들다고 그만둘 경우 과연 덕이가 다른 직장을 구할 수 있을까부터 시작하여 구했을 때 적응은 할 수 있을것인가 고민이 되었다. 만약 새로운 직장에서도 덕이가 힘들다고 한다면 그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지금 6개월을 다니는 중이니까 그래도 3년 정도는 일단 다녀보라고 권해야 할까. 아니면 다른 곳을 알아보아야 하나. 직업 선택의 우선순위를 정하기 위해 덕이와 이야기를 나눈다.

고모 : "덕아~ 0에서 100까지 중에 지금 덕이의 직장생활 만족은 몇일까?"
덕 : "0"
고모 : "0?"

나는 순간 깜짝 놀랐다. 그래도 '0'보다는 높을 줄 알았다. 이런 내 표정을 덕이는 살핀다. 가장 중요한 것은 덕이의 신체적 정서적 평안임을 생각한다. 처음엔 놀랐지만 그럴 수 있다는 표정으로 태연함을 유지하려 애썼다.

고모 : "덕아~ 혹시 만약에... 다른 직장이 있으면 덕이는 다른 직장을 선택하고 싶니, 아니면 지금 직장을 선택할 거니?"
덕 : "어딘데?"
고모 : "아직은 몰라. 그러나 나는 너가 걱정이 되어서 만약 너가 다른 직장이 있다면 지금 직장을 그만 두고 싶은지 물어보는 거야, 덕이가 너무 힘들면 다른 곳을 알아봐야 할 것 같아서."
덕 : (입가에 힘을 주면서 말을 아낀다.)
고모 : "괜찮아. 고모는 언제든 덕이가 자유롭게 나에게 말을 하면 좋겠어. 그것이 고모가 바라는 거야."
덕 : "있으면~"

덕이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다른 직장을 알아봐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어디를 알아봐야 할까. 그 다음날 나는 덕이가 근무하고 있는 직장으로 퇴근했다. 저녁 7시였다. 오늘도 덕이는 야간 12시간을 근무하기 위해 이미 출근했을 것이다.

덕이의 근무환경을 보고 싶어서 였다. 그러나 도착해서는 정문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이제는 덕이가 직장인인데 내가 방문해서 이것저것을 물어보는 것은 덕이를 존중하지 않는 태도로 보여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나는 그 주위에서 서성이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발길을 돌렸다. 천천히 운전을 하면서 돌아오는 중에 우연히 도로 옆 정문에 크게 쓰여 있는, 농협에서 직접 운영하는 식품회사를 보게 되었다. 순간 멈추고 살펴보니까 안에는 불아 다 꺼진 상태였고 건물이 크게 몇 개 있는 것만 보였다.

이미 직원들은 퇴근을 했는지 정문만 굳게 닫혀 있고 아무도 없었다. 3월 초 저녁 8시였으니 그럴 수 있겠다 싶었다. 한편으로 '혹시 지금은 운영을 하지 않나'라는 약간의 불안감을 안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 다음날 저녁에 학회 모임만 있어 오전이 여유로웠다. 덕이가 야간근무 후에 퇴근해서 푹 잘 수 있도록 마련해 준 뒤 자는 모습을 보고 어제 보았던 그곳으로 향했다. 밤에 그곳 상호를 인터넷에 검색해 보았다. 그러나 거기에 올려진 내용들은 1년이 넘는 내용들이었다.

그래서 인터넷에 써 있는 전화번호로 아침에 전화를 하니 누군가가 받으며 "~~~~ 입니다"라고 상호를 말했다. 나는 그곳에서 판매할 것 같은 상품명을 말하고 "그곳에서 ~~~을 판매 하시나요?"라고 묻자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곳에서 직원을 모집하는지 안 하는지 이런 것은 일단 가보고 난 후에 결정할 일이었다. 이것 저것 아무것도 모르지만 단, 예의상 10시는 넘어서 방문해야 겠다 싶어 10시에 그곳 정문에 도착했다. 들어가서 뭐라고 하지... 고민하다가 일단은 전화로 문의했던 상품을 살 수 있는지 물으며 사무실로 들어갔다. 계산을 하면서 사무실 분위기를 살펴보았다. 거기엔 총무님, 과장님, 대리님, 각 팀장님들이 분주하게 일을 하고 있었다.

내가 계산을 마치고 상품이 나오길 기다리는 중에 사무실 벽에 있는 게시판을 보게 되었다. 신입사원 모집 공고문이 붙어 있었다. 남자 직원 1명이었다. 그것을 보는 순간 나는 출입구 맨 가까이에 계신 팀장이라는 분께 조용히 물었다. "남자 직원1명을 뽑고 계신가요?" 그러자 "예"라며 인사담당은 과장님이라고 알려주었다.

과장님을 뵙고 여쭙자 "남자 직원 1명이 필요하다"고 하신다. 나는 일단 자격조건에 대해  질문했더니 우리 덕이가 지원하는데 문제가 없었다. 거기에 근무조건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이고 토, 일, 공휴일은 쉰다고 한다. 출퇴근도 아침 8시 30분에 출근해서 저녁 5시 30분에 퇴근이지만 일년에 김장철인 10월 말에서 11월 중순까지 약 한 달 정도는 연장근무 할 수 있다고 했다. 대신 월급이 적다고 하셨다. 6개월은 수습기간이고, 2년이 지난 후에 정규직원이 된다고도 말씀해주셨다. 

나는 과장님께 혹시 제가 잘 아는 아주 성실하고 착한 청년이있는데 소개해도 되는지 묻자 그렇게 해도 된단다. 일단은 이력서를 가지고 직접 방문하라고 하셨다. 지금 다행히 덕이가 야간 근무니까 오전에 잠을 자고 저녁 6시 야간근무하기 위해 출근할 때 잠깐 면접 올 수 있는 상황인 내일 오후 4시에 약속을 하고 나왔다.


태그:#이력서, #면접, #직장, #정규직, #수습기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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