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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크스바겐 골프 7세대
 폴크스바겐 골프 7세대
ⓒ 폭스바겐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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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했던 대로였다. 국내에서도 독일차 폴크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은 이뤄졌다. 지난 9월 미국서 불거진 폴크스바겐 사태이후 2개월여만에 나온 결과다. 세계적으로도 미국 이외 국가에서 불법 조작이 확인된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정부는 26일 폭스바겐코리아에게 판매중지 명령을 내렸고, 리콜명령과 함께 141억 원의 과징금을 내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의 '뒷북' 조사와 함께 리콜 명령 역시 실효성 논란이 일고있다. 또 폭스바겐코리아의 경우 국내 소비자에 대한 적극적인 보상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미국에서는 해당 차량 소유자에게 1000달러 상당의 상품권과 바우처 등을 제공하는 등의 대책과는 사뭇 다른 태도다.  

실내인증 실험 6번, 실제 도로주행까지

환경부는 어떤 근거로 폴크스바겐의 배출가스 불법조작을 밝혀냈을까. 환경부가 조사한 폴크스바겐 경유차량은 6개 차종에 7대 였다. 우선 구형엔진(EA189)이 들어간 유로 5 티구안 차량을 상대로 실내 인증실험을 5차례나 반복했다. 1회째 실험에선 배출가스재순환장치가 정상적으로 가동됐다.

하지만 2회째 실험부터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증가해 기준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이유는 차량 내부에 설치된 전자제어장치가 인증 실험이 끝난 것으로 판단해, 배출가스재순환장치 작동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환경부의 폴크스바겐 구형엔진에 대한 실내 반복실험 결과
 환경부의 폴크스바겐 구형엔진에 대한 실내 반복실험 결과
ⓒ 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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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전자제어장치 분석에서도 1회째와 달리 6회째 급가속 상황에서 배출가스재순환장치가 작동되지 않았다. 차량 에어컨을 가동하는 방법으로 실내 표준 인증실험때와 다른 상황을 만들었을 때도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크게 증가했다.

마지막으로 해당 차량을 몰고 실제 수도권 2개 노선에서의 실제 도로주행 실험에서도 기준치보다 19~31배나 높게 나왔다. 이는 지난 9월 미국의 조사결과와 비슷했다. 결국 폭스바겐코리아도 구형엔진의 배출가스 조작 사실을 시인했다. 

골프·티구안 등 폴크스바겐과 아우디 12만5522대 모두 리콜

환경부는 폴크스바겐 구형엔진이 들어간 차량의 경우 판매중지 명령을 내렸다. 또 이미 판매된 12만5522대 모두에 대해 리콜명령을 내렸다. 차종은 골프와 제타, 티구안 등 폴크스바겐과 아우디 A4, Q3, Q5 등이 포함돼 있다.

리콜은 내년 1월께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폭스바겐코리아가 해당 차종에 대한 배출가스 개선 방안과 리콜 전후의 연비 변화 등이 담긴 리콜계획서를 내년 1월 6일까지 제출해야하기 때문이다. 환경부의 리콜 계획 검토후 승인되면, 리콜이 진행된다.

환경부는 리콜이 완료된 차량에 대해 외부에 스티커를 부착할 계획이다. 이런 표시를 하면 리콜 비율도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단순히 스티커 부착만으로 리콜 비율이 높아질 지는 미지수다. 이미 폴크스바겐 소비자의 상당수는 리콜을 하게 될 경우 연비가 떨어지는 등의 불안감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 기대만큼 리콜 비율이 높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많다.

환경부의 폴크스바겐 구형엔진 실제 도로 주행 결과
 환경부의 폴크스바겐 구형엔진 실제 도로 주행 결과
ⓒ 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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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번에 불법조작이 확인된 구형엔진 이외 신형엔진(EA288) 차량에 대한 보다 면밀한 조사도 필요하다. 환경부는 신형엔진 차량에 대한 추가 조사를 진행하고, 국내 모든 경유차량에 대해 조사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실효성 떨어지는 정부 리콜 대책과 소비자 보상에 소극적인 폴크스바겐

폭스바겐코리아쪽은 일단 독일 본사와 긴밀한 교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 한국정부와 대립각을 세우지 않겠다는 입장인 만큼 본사와 소통해서 빠른 시일내에 대책을 내놓겠다고 했다. 하지만 국내 소비자를 위한 별도의 보상 대책 등에 대해선 언급을 꺼렸다.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한국 정부의 발표를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면서 "그동안 구형엔진에 대해선 조작 소프트웨어가 들어간 것을 인정했었고, 신형엔진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환경부 조사에서도 신형엔진에 대해선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온 만큼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향후 리콜의 경우 독일 본사와 긴밀한 협의를 거친후, 빠른 시일안에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리콜 이외의 소비자 보상안에 대해선 "아직 확정된 내용이 없다"고 전했다.

○ 편집ㅣ장지혜 기자



태그:#폴크스바겐, #환경부, #골프, #디젤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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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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