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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서울에 살면서도 서울의 정체(?)를 잘 모르거나 무관심하다. 서울은 한글이 탄생한 곳이자 한류의 중심이며 2002 월드컵의 함성이 또 다른 모습으로 재현될 수 있는 무한가능성의 도시다. 조선왕조 이래 한반도의 중심으로 600여 년을 이어왔으며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도시이기도 하다.

나는 이러한 서울이 자랑스럽고 고향처럼 느껴지는 영원한 서포터즈로서 한편으로 아쉬움 또한 있어 왔다. 어떻게든 서울을 알리고 여기저기 자랑하고 싶은데 나 같은 시민이 내세울 만한 '서울의 얼굴'이 딱히 없었기 때문이다. 하나로 규정하기 힘든 서울의 다양한 정체성을 담아 시민과 세계인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서울의 얼굴' 말이다.

2002년 만들어진 'Hi-Seoul'은 익숙하긴 하지만 옷장 속에 잠자는 더블버튼 정장처럼 현재의 서울과는 맞지 않아 보였다. 그런 내 마음을 알아채기라도 한 듯 새로운 서울브랜드 개발이 시작되었고 난 '서울얼굴가꿈단'의 일원이 되어 1년이 넘는 기간을 열정을 다해 참여해왔다.

245명으로 구성된 우리 '서울얼굴가꿈단'은 시민주도형 서울브랜드 구축을 위해 모인 자발적 시민참여그룹이다. 서울만의 정체성을 담지 못하는 서울브랜드는 모래 위에 쓰는 브랜드일 뿐이라는 신념으로, '서울다움'을 찾아내는 데에 중점을 두며 일해왔다.

우리의 서울이야기 현장 사진
 우리의 서울이야기 현장 사진
ⓒ 김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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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 '열정', '여유'는 새로운 서울브랜드 'I·SEOUL·U'의 근간이 된 서울 정체성 키워드로 서울얼굴가꿈단이 주축이 되어 찾아냈다. 총 1061명의 참여로 11번 개최된 시민토크콘서트 '우리의 서울이야기', 3438명이 참여한 '서울다움 찾기 현장게시판' 및 시민·전문가의 수많은 토론과 정교화를 거쳐 나오게 된 것이다.

제2회 시민회의
 제2회 시민회의
ⓒ 김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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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우리의 서울이야기'에서는 서울의 산과 강, 수도, 맛, 노래, 거리 등을 주제로 각 분야의 전문가를 초빙해 시민과 의견을 나누고 무엇이 진정한 서울다움인지에 대해 심도 있게 고민했다.

그렇게 찾아낸 '공존', '열정', '여유'를 주제로 서울브랜드 아이디어 공모전이 개최되었고 총 1만6147건의 응모작 중 서울다움을 가장 잘 반영하면서 서울의 미래를 위한 최선의 브랜드로 'I·SEOUL·U'가 선정됐다. '당신(U)'과 '나(I)'사이에 서울이 있어 서로 공존하는 서울을 의미하며 열정을 상징하는 붉은색과 여유를 상징하는 푸른색의 점으로 표현되었다.

새 서울브랜드
 새 서울브랜드
ⓒ 김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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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인 도시브랜드 사례로 평가되는 'I amsterdam'이나 'be Berlin'의 경우 시정부 주도로 개발되었고 시민참여는 확산과정 위주로 진행되었다. 서울브랜드는 서울 정체성 도출부터 브랜드 아이디어 공모, 최종 선정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이 시민주도로 총 17만1385명(외국인 2만6544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서울시는 'I·SEOUL·U'가 탄생하기까지 일방적 주장 없이 시민참여 과정을 믿고 지켜보며 지지해주었다.

산고 끝에 태어난 'I·SEOUL·U'는 이전에 없던 과감한 형식이어서인지, '잘 와 닿지 않는다'는 평이 많지만 이 또한 우리 같은 시민 거버넌스와 서울시가 힘을 모으면 충분히 해결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디지털 언어 등을 통한 무한한 확장이 가능하며 다양한 의미를 담을 수 있는 'I·SEOUL·U'의 매력을 우리가 먼저 발견했을 뿐이니까. 10월 28일 시민의 선택은 옳았고 그 힘은 위대하다. 그날 가졌던 공감을 더 많은 시민과 나눌 수 있도록 노력하면 'I·SEOUL·U'의 정체(?)는 확실해질 것이며 서울을 대표하는 얼굴로 굳건히 자리 잡게 될 것이다.

10월28일 아이서울유 선포
 10월28일 아이서울유 선포
ⓒ 김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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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주 님의 시에서처럼, 대추가 저절로 붉어질 리 있겠는가? 천둥 몇 개, 벼락 몇 개쯤은 당연한 법이다. 서울얼굴가꿈단은 어떠한 비판과 냉소가 있더라도 굴하지 않고 기쁘게 일할 것이다. 우리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시민 모두를 위한 열매를 만드는 보람된 일이기 때문이다.


태그:#서울브랜드, #아이서울유, #시민주도, #ISEOUL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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