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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의 '정치적 아들'을 자처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에 대한 상도동계 막내 김영춘 새정치민주연합 부산시당 위원장의 평가는 박했다.
 YS의 '정치적 아들'을 자처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에 대한 상도동계 막내 김영춘 새정치민주연합 부산시당 위원장의 평가는 박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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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거 정국은 때 아닌 '적자' 논쟁을 불러왔다. '생물학적 아들'에 대항하는 '정치적 아들'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하지만 정치적 아들을 자처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에 대한 상도동계 막내 김영춘 새정치민주연합 부산시당 위원장의 평가는 박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1987년 김 전 대통령이 민주화추진협의회 의장이던 시절 비서로 정치계에 입문, 총재 비서와 문민정부 청와대 정무 비서관을 거쳤다. 25일 오후 부산 지역구 사무실에서 김 전 대통령 영결식 참석을 위해 서울로 올라가기 직전인 그를 1시간 가량 마주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김무성 대표를 향해 쓴 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거꾸로 가는 민주주의'에 대해 바르게 말하고 시대 역행을 저지하려는 노력을 제대로 해야 한다"라며 "그래야 'YS의 정치적 아들'이라고 자부할 수 있다, 또 '정치인 김무성'이 우뚝 설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최근 부산 민심에 대한 이야기도 물었다. 김 위원장은 "박 대통령이 국정교과서처럼 과거로의 회귀를 하려 한다는 것이 느껴지는 순간, 합리적인 유권자층의 이반 현상이 생겼다"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그것이 새정치연합에 대한 지지로 이어지지는 못했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이유는 당내 분열. 또 그 분열이 이른바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연대'로 풀리지는 않는다고 봤다. 그는 "'대선 후보 지지도 1, 2, 3등 모이면 다 따라오겠지' 하는 손쉬운 공학적 접근"이라고 '문안박 연대'를 낮게 평가했다.

다음은 김 위원장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박 대통령, YS 서거 계기로 아버지를 초극하는 효도해야"

- 지난 22일 김영삼 전 대통령이 서거했다. 부산 민심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
"과거 통일민주당을 지지했던 시민들 대부분이 노년 장년층이 됐는데 어느 정도 영향이 있다고 본다. 그분들은 다르다. 20년 이상 흐른 세월 동안 둔감해진 민주주의를 환기 시키고, 박  대통령이 다른 방향으로 가는 것에 대해 반감을 갖는 유권자들이 늘 수 있다고 본다."

- 박 대통령의 '7분 조문' 등이 화제에 올랐다. 김 전 대통령에 대해 애정을 갖고 있는 부산 시민 입장에서는 이에 상처받지 않았을까.
"박 대통령이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명예를 진정으로 회복하는 길은 과거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데서 출발한다. 따님은 (아버지를) 민주주의자로, 민주주의를 지킨 대통령으로 기억되는 게 효도라고 생각하는데... 박 대통령은 지금 거꾸로 가고 있다.

(박 대통령에게) 김 전 대통령은 아버지와 대적한 경쟁자이고 끊임없이 아버지의 독재를 규탄한 사람이다. 김 대통령 재임시에는 5.16을 쿠데타로 규정했다. 박 대통령은 그런 점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 조문도 의례적으로 끝낸 것으로 본다. 오히려 김 전 대통령 서거를 계기로, 아버지를 초극하는 효도를 했으면 좋겠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영삼 전 대통령 빈소에서 저녁시간까지 조문객들을 맞이하며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영삼 전 대통령 빈소에서 저녁시간까지 조문객들을 맞이하며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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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자신을 'YS의 정치적 아들'로 자임했는데?
"김영삼 전 대통령 주변, 상도동계에는 직계와 방계가 있다. 김 대표 같은 분은 야당 시절부터 내려온 직계의 흐름에 있지 않다. 방계다. 새누리당을 대표하면서 '내가 YS 정치적 아들'이라 자처하는데... 김 전 대통령은 민주화의 기수였다. 김 대표가 그 분의 아들로 자처하려면, '거꾸로 가는 민주주의'에 대해 바르게 말하고 시대 역행을 저지하려는 노력을 제대로 해야 한다. 그래야 'YS의 정치적 아들'이라고 자부할 수 있다. 또 '정치인 김무성'이 우뚝 설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본다."

- 김무성 대표는 '직계가 아닌 방계'다?
"직계라 할 수 있는 분들은 과거 민주화 반독재 투쟁을 하면서 가진 마음이 있다. 그 따님(박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면 과거로 회귀한다는, 역사적 후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마음이다. 그래서 진짜 아들인 김현철씨도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대표를 지지했다. 김덕룡 전 의원, 문정수 전 부산시장, 심완구 전 울산시장, 최기선 전 인천시장 등 김 전 대통령의 비서관 출신들도 마찬가지다. 이들이 직계인 셈인데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를 지지하고 새누리당에서 나왔다. 현재 당적이 없다. 이게 상도동 직계 정신이고, 현재 박 대통령과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바라보는 모습이라 생각한다."

- 앞서 당내외를 아우르는 선대위 구성해야 한다는 말은, 이 같은 민주화세력들이 다시 뭉쳐야 한다는 의미인가.
"그렇다. 박근혜 정부의 폭주를 막기 위해서도, 3당 합당 이전 민주세력을 복원해야 한다."

"작년부터 변화 느껴지지만 야당도 한심하다고 해"

-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거와 총선을 앞둔 부산 지역 민심, 어떻게 보고 있나.
"작년부터 변화가 느껴졌다. '박근혜가 생각보다 일 잘 못한다', '대통령으로서의 리더십이나 소통능력이 문제'라는 말이 주로 장년층, 인텔리 노년층 등 박근혜 대통령을 찍은 사람들 입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박 대통령이 국정교과서처럼 과거로의 회귀를 하려 한다고 느껴지는 순간, 합리적인 유권자층의 이반 현상이 생겼다. 잠재적으로 다른 대안이 있으면 여당 아닌 다른 당을 찍겠다는 저변이 넓어진 것 같다. 하지만 우리 당이 4.30 재보선 이후 서로 싸우면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니깐 '정부 하는 것도 싫고 밉지만 이쪽 쳐다보니 저 사람들도 더 한심하다'고 하는 게 현재 부산 민심이다."

- 당 지도부는 '문안박 연대'를 해법으로 내놨는데?
"대선 후보 지지도 1, 2, 3등이 모이면 다 따라오겠지 싶은 손쉬운 공학적 접근 같은데, 문재인 대표는 수가 안 보이니 쉽게 정리하자는 거 같다. 안철수 의원에게 '권력을 나눠주겠다'는 접근보다 마음으로 소통하고 신뢰를 회복하는 게 선결과제다. 그게 더 연대의 초석이 될 것 같다."

- 당내외를 아우를 화합형 선대위를 구성해야 한다고 했다. 당 밖에 그런 인물이 딱히 떠오르지 않는데?
"과거의 야당도 이런 위기가 더러 있었다. 1960년대 후반 야당이 분열 후 통합하면서 전혀 의외의 인물을 영입해 당 대표를 맡겼다. 바로 유진오 신민당 총재다. 그런 게 정치적 상상력이라 본다. 지금 당 체제 그대로 가는 게 곤란하다면 비주류를 통합하는 선대위를 만들되 일방이 좌지우지 한다는 인상을 불식하고 새 얼굴 등용 차원에서 외부에서 존경 받는 인물을 불러오는 것도 가능하다고 본다. 그 전에 당내 단합이 1차적으로 이뤄지고 다음 과정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 즉, 첫째가 문재인-안철수 합의고 그 다음이 통합 가능한 외부 세력과 함께 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전체를 아우를 상징적 외부인사 영입도 가능할 것이다."

- 부산에 국한해서 보자면, 출마 예상자들의 인지도가 여당 후보들보다 낮다는 약점이 있다.
"당연하다. 출마해도 안 될 텐데 왜 고생하려 하겠나. 나 같은 사람은 '돈키호테' 비슷한 사람이라 치고(웃음), 당의 상황이 좋고 지지도도 높아지면 부산에서도 경력 괜찮고, 부산 시민이 봐도 '저런 사람을 영입하는구나' 싶은 사람도 선거에 뛰어들 수 있다. 당의 지지도가 낮으니 (인재들이) 안 들어오려는 것이다. 지금은 악순환의 반복이다."

"문재인, 안철수 부산 출마하면 '여권 강세' 동부산에서도 이긴다"

김영춘 새정치민주연합 부산시당 위원장은 부산진갑 위원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지난 총선에서 그는 3.7%p 차로 낙선했다. 그는 "다가오는 20대 총선에서는 부산 전체 18석 중 6석은 야권이 가져와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은 지난 19대 총선을 앞두고 출판기념회를 연 김 위원장.
 김영춘 새정치민주연합 부산시당 위원장은 부산진갑 위원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지난 총선에서 그는 3.7%p 차로 낙선했다. 그는 "다가오는 20대 총선에서는 부산 전체 18석 중 6석은 야권이 가져와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은 지난 19대 총선을 앞두고 출판기념회를 연 김 위원장.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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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표의 '영도 출마설'은 어떻게 보나?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힌 바 있는데.
"문 대표는 영도가 아니더라도 부산의 어려운 지역에 출마할 거다. 무조건 문 대표는 지역구에 출마할 것이다."

- 같은 의미로 안철수 의원도 부산에서 출마하는 것이 낫다고 보나?
"내가 안 의원이라면 무조건 부산에 출마한다. 안 의원이 의원 선수를 쌓기 위해 국회에 들어온 거 아니잖나. 대한민국 정치를 바꾸겠다고 결단해서 정치권에 뛰어들었다면 쉽게 선수 쌓는 정치를 해선 안 된다. 그런 정치는 국민에 큰 메시지와 감동을 주지 못한다. 야당을 개혁하겠다면 차라리 부산에 출마해서, 어려운 싸움을 감당해 이기면 된다. 그러면 더 큰 성과를 갖고 야당을 선도할 수 있다."

- 이들이 여권 강세인 '동부산'에서도 경쟁력이 있다고 보나?
"문 대표나 안 의원 정도의 인물 경쟁력이면 동부산에서도 이길 수 있다고 본다. 가장 어려운 지역이 원도심 지역이다. 동부산은 의외로 좋은 야당 후보에 대한 선호도가 있다. 상대적 고학력 유권자가 많이 산다. '저런 인물이라면 우리 자존심을 충족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 후보가 나온다면 가능하다. 작년 지방 선거에서 시장 후보였던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해운대에선 이겼다."

- 차기 총선은 어떻게 전망하나?
"이 상태로 그냥 가면 유권자들은 선거에 냉담하게 반응할 것 같다. 심지어 야당 지지층 중에서도 냉소적 유권자들이 생길 수 있다. 그럼 최악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야당이 100석 미만으로 떨어지는 게 최악이라 보는데, 그럼 여당에 개헌 가능한 의석수를 만들어주는 거다. 야당이 대범한 혁신을 못 보여주면 충분히 실현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 야권이 부산에서 최대 6석을 건질 수 있으면 좋다고 말했는데 이유는?
"부산 전체 의석 18석 중에 야당이 6석은 돼야 부산 발전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정치 발전에도 좋다. 그래서 6석을 만들자는 것인데 중앙당이 어떻게 하는지에 달려 있다. 그에 따라 좋은 분들이 부산에서 출마하고 지역구 활동 열심히 하는 분들도 빛을 발할 수 있다. 1/3은 할 수 있다고 본다."

○ 편집ㅣ박순옥 기자



태그:#김영춘,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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