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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실 때 올리신 기도를 저도 감히 올리겠습니다.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저들은 자기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릅니다'(루카 23장 34절). 주님께서는 박해 받는 의인의 역설을 통해서 당신의 사랑을 드러내십니다."

천주교 백남해 신부(요한 보스코)가 조사 받으러 경남지방경찰청에 출석하면서 밝힌 말이다. '진주의료원(재개원) 주민투표운동본부' 공동대표였던 백 신부는 경남도로부터 고발을 당했다.

진주의료원 재개원 주민투표 서명과 관련해 경남도청으로부터 고소를 당했던 백남해 신부가 25일 오후 조사를 받기 위해 경찰에 출석하면서 경남지방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밝혔다.
 진주의료원 재개원 주민투표 서명과 관련해 경남도청으로부터 고소를 당했던 백남해 신부가 25일 오후 조사를 받기 위해 경찰에 출석하면서 경남지방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밝혔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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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는 주민투표운동본부 4명의 공동대표 등에 대해, 서명부 위․변조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위계에의한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경찰은 지난주부터 공동대표를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백남해 신부는 "저는 성직자이며 사회복지사이고 시민운동가이며 진주시민이다. 당당한 경남도민이다"며 "진주의료원이라는 공공의료를 지키기 위해 일하다 고발을 당해 조사를 받기 위해 피의자로 경찰에 출석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그는 "홍준표 지사님, 공공의료를 지키고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위해 활동하는 주민투표운동본부를 경찰에 고발했다"며 "지사님께서 저와 공동대표들을 처벌받기 원하신다면, 저는 어떤 모욕적인 처벌이든 다 받아들이겠다. 그것이 제 스승이신 예수님께서 가신 길이기 때문"이라 말했다.

이어 "사실 저는 공동대표 이름을 걸고 있으면서도 진주의료원 재개원에 큰 역할을 하지 못해 늘 미안한 마음이었다"며 "그런데 지사님께서 저를 고발해주셔서,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위해 고생하신 모든 분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경남도는 진주의료원 건물을 개보수해 오는 12월 '경남도청 서부청사'로 개청할 예정이다. 백남해 신부는 "지사님은 서부청사를 진주의료원에 짓지 않겠다고 언론에 공개적으로 말씀하시고, 지금 진주의료원에 서부청사를 짓고 있으니 거짓말 하신 것이 맞다"며 "이렇게 거짓말을 당당하게 하시는 것이, 당당한 경남도민이시고 그 대표이신 경남도지사냐"고 따졌다.

그는 "공공의료를 무참히 짓밟고 조그마한 업적을 쌓으신 지사님, 그리고 그를 따르는 고위 공무원님들. 앞으로 어떻게 당당하게 살아가실 것이냐"며 "서민들의 아픔을 밟고 선 삶이 어떠할지, 어떻게 견딜지 저는 가늠할 수가 없다"고 했다.

백남해 신부는 "조그만 양심이라도 남아 있다면 지금이라도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위한 방법을 찾아달라"며 "그것만이 여러분께서 짓밟은 서부경남지역 서민들에게 작지만 사죄하는 길"이라 밝혔다.

경남도는 지난 10월 12일, 진주의료원 재개원 주민투표 청구인들이 제출한 주민투표 청구가 청구요건 서명인수(13만 3826명)에 미달한다며 각하 결정 통지했다.

진주의료원 재개원 주민투표 서명과 관련해 경남도청으로부터 고소를 당했던 백남해 신부가 25일 오후 조사를 받기 위해 경찰에 출석하면서 경남지방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밝혔다.
 진주의료원 재개원 주민투표 서명과 관련해 경남도청으로부터 고소를 당했던 백남해 신부가 25일 오후 조사를 받기 위해 경찰에 출석하면서 경남지방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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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백남해 신부, #진주의료원, #주민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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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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