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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의원이 '공정성장론'을 폈다. 안 의원은 24일 오후 경남대에서 '청년 일자리와 공정성장론'이란 제목으로 강연에 나섰다.

안 의원은 "수출이 감소하고, 내수도 살아날 가능성이 굉장히 희박하다"라며 "곧 미국이 금리 인상을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은 굉장히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장기 불황을 걱정했다. 안 의원은 "경제에 여러 가지 영향을 미치는 분야가 있는데 그중에 인구가 가장 중요하다"며 "일본은 1995년부터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면서 그 이듬해부터 모든 소비지수가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20년간 장기 불황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2년 뒤인 2017년부터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한다, 그렇게 되면 일본과 같은 전철을 2018년부터 밟게 된다"라며 "아마도 다음 대통령 임기 첫해부터 모든 생산지수가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굉장히 경제가 어려워지고, 이 추세는 계속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특단의 대책 없으면 장기 불황 올 것"

안철수 국회의원은 24일 오후 경남대에서 '청년 일자리와 공정성장론'에 대해 강연했다.
 안철수 국회의원은 24일 오후 경남대에서 '청년 일자리와 공정성장론'에 대해 강연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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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의원은 "특단의 대책이 없으면, 그리고 인구 구조에 따라 경제가 좌우되는 수준에 맡겨 놓는다면, 우리는 (앞으로) 40년간 장기불황이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장기불황 탈출구가 과연 있느냐는 질문을 던진 그는, '공정성장론'을 그 답으로 제시했다. 안 의원은 "공정한 사회가 되면 성장하고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이는 너무나 당연하다"라며 "공정한 사회가 된다는 말은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다'는 말이고, 이는 개인과 기업도 마찬가지이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서 한 푼도 안 갖고 자수성가로 100대 부자에 오른 사람은 70명 정도이고, 30명 정도는 상속자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100대 부자 중에 자수성가는 20명 조금 넘고 거의 80명 정도는 상속받은 부자다"라며 "미국 같은 경제 구조를 가진 나라에서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다, 경제적으로 활력이 있고, 본인만 열심히 하면 위로 올라갈 수 있다"고 비교했다.

안 의원은 "우리는 경제발전이 일본과 미국 정도도 되지 않았는데 다 닫혀 있다"라며 "비정상적인 구조다, 정상 구조로 바뀌어 놓아야 성장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그 힘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정성장을 통해 어떤 분야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을까. '땅콩회황'을 사례로 든 안 의원은 "외국에서 이런 사건이 생기면 고객은 예약을 취소하고, 주가는 절반 정도로 떨어지며, 사장은 잘리지 않았겠느냐"라며 "그런데 대한항공은 당시 주가가 올라갔다, 땅콩회황으로 인한 손실 가능성보다 유가 하락을 통한 이익 가능성의 폭이 훨씬 높다고 본 것"이라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 시장 구조의 문제점은 1등이 아무리 실수하고 노력하지 않아도 안전하게 1등 할 수 있는 구조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영화산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영화는 기획, 투자, 감독제작, 배급, 상영의 과정을 거친다"라며 "(그런데) 우리는 한 대기업에서 전부 다 하고 있다, 대기업이 영화사까지 갖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중소제작사에서 좋은 영화를 만들어도 새벽이나 심야에 상영한다, 좋은 시간대는 계열사 영화를 상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는 많이 걸려 있는 영화를 보게 된다, 정상 시장은 수요가 공급을 좌지우지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공급이 수요를 좌우한다"라며 "미국은 처음에 영화제작사가 영화관까지 갖고 있었다, 1947년 공정거래위가 법원에 제소했고, 법원은 영화사를 매각하라고 했다"고 미국의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그렇게 되니까 중소영화사도 좋은 영화를 만들고, 큰 영화사도 방심하지 않았다, 그래서 세계적으로 발전한 게 지금의 할리우드다"고 주장했다.

"'재분배'와 '조세제도'가 뒷받침 되어야"

안철수 국회의원은 24일 오후 경남대에서 '청년 일자리와 공정성장론'에 대해 강연했다.
 안철수 국회의원은 24일 오후 경남대에서 '청년 일자리와 공정성장론'에 대해 강연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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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의원은 호텔 사업도 언급했다. 안 의원은 "우리나라에는 대기업 그룹이 하는 호텔이 많다, 서비스 경쟁은 외국 회사 못지않다"라고 전제한 뒤 "그런데 왜 외국에는 우리나라 호텔이 없는가, 30대 재벌 중에 자체 호텔이 22개다, 그룹 행사를 할 때 다른 호텔을 쓸 필요가 없고, 훨씬 더 비싸게 준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호텔 업계가) 우리가 남이냐 하는 식이다"라며 "하나의 산업으로 키울 생각은 하지 않고, 현 상태에서 편하게 있으려고만 한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만약에 호텔 전문 대기업을 만든다면 세계 모든 나라에 우리 호텔이 있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고, 일자리로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공정한 경쟁 환경 속에서 성장할 수 있는데, 그대로 두면 이명박 정부처럼 대기업만 잘살게 된다"라며 "추가로 성장이 가능하게 하려면, 반드시 (성장이) 분배와 연결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성장이 분배로 이어지고, 다시 성장과 연결되게 하려면 '재분배'와 '조세제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장 가능한 분야에 대해, 그는 '산업구조 개혁'과 '신산업 전략', '동북아 경제권 구상'을 제시했다. 산업구조개혁과 관련해, 그는 "지금 재벌구조가 이대로 가면 위험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삼성전자가 10년 뒤에도 여전히 굳건할 것인가 걱정이다"라며 "삼성전자가 우리나라 산업을 받쳐 주어야 한다, 삼성전자가 흔들리면 매우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는다"고 진단했다. 이어서 "삼성전자가 지금은 많은 이익을 내고 있는데, 이제는 글로벌 수준의 전문 분야를 가지고 있어야 살아남는다"고 말했다.

안철수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창조경제'를 비판했다. 그는 "왜 창업하지 않나, 그것은 실패 확률이 높고, 한 번 실패하면 다시 재기를 못 하기 때문이다"라고 구조의 문제를 언급했다. 안 의원은 "현재 우리나라 구조는 창업하면 40% 정도만 살아남고 나머지는 3년 뒤 신용불량자가 된다, 이런 구조를 바꾸어야 한다"라며 "성공확률을 높일 수 있고, 실패해도 재도전할 기회를 어느 정도 줄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지금은 이런 정책을 내놓는 게 아니라 창업 자금을 대주고 있다"라며 "이렇게 되면 3년 뒤에, 박근혜 대통령이 물러난 2018년에 다음 대통령이 뒤집어쓸 것이다, 다음 대통령이 신용불량자를 물려받아야 한다"고 예상했다.

"왜 창업기업이 망하느냐"는 질문을 던진 그는 '동물원 구조' 때문이라 했다. 그는 "신생 벤처기업이 처음 납품하게 되면 대기업은 독점 판매를 요구한다, 처음에는 값을 잘 쳐주지만, 독점계약을 맺고 나면 물건값을 깎고, 벤처 기업은 인력파견업체 정도 수준이 된다"라며 현 벤처환경의 문제점을 토로했다. 안 의원은 "벤처기업은 나중에 돈이 없어 연구개발도 못 하고, 처음 제품 개발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대기업이 만든 동물원 안에서 독점계약 덫에 걸려 죽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국 17곳에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두어, 한 곳마다 대기업 독점권한을 주었다"고 설명한 뒤 "얼마나 산업구조에 대한 고민이 없으면 이렇게 만들겠느냐, 정부가 현장에 대한 깊은 고민이 없는지를 알려 준다"고 한탄했다. 안 의원은 "전국에 영남, 호남, 충청, 수도권 해서 너덧 군데 만들어 공동관리 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창업한 기업은 공동관리한 서너 개 대기업에 쉽게 납품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것이 혁신이고, (이렇게 해야) 동물원 구조를 깰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동북아경제권'에 대해 전력산업을 사례로 들며 설명했다. 그는 "전력이 많이 필요한 시기를 고려해 발전소를 세우는데, 피크타임이 아닐 때도 발전소를 가동해야 한다"라며 "우리가 북한과 경제교류가 이루어져서, 일본, 러시아, 중국과 전력선이 연결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하고 가정했다. 그는 "우선 시간대가 달라 피크타임이 다 다르다, 연결된 모든 국가에서 발전소 건설이 엄청나게 줄어들 것이다, 우리는 낭비하는 전력을 요금이 비싼 일본에 팔 수도 있다"라며 대안을 제시했다.

"공정거래위원회, 독립성 강화돼야 한다"

안철수 국회의원은 24일 오후 경남대에서 '청년 일자리와 공정성장론'에 대해 강연했다.
 안철수 국회의원은 24일 오후 경남대에서 '청년 일자리와 공정성장론'에 대해 강연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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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이 끝나자 안철수 의원을 향해 청중의 질문이 쏟아졌다. 한 학생은 "(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어떤 노력을 하면 좋겠냐"고 묻자, 안 의원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문제가 격차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빈부, 세대, 남녀, 지역, 대기업·중소기업, 정규직·비정규직 등에서 격차가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고, 한 분야의 격차가 다른 분야의 격차를 악화시키고 있다"며 "격차를 고치지 않으면 모두 공멸한다"고 말했다.

그는 청년의 목소리가 중요하다고 했다. 안 의원은 "국회에서 청년들에게 주는 혜택 법안과 어르신 혜택 법안 중 어느 쪽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 그 비율을 보니 1대4 정도이다"라고 주장하며 "예산은 1대5이다, 청년들이 목소리를 내거나 투표를 하는 데 소홀하다 보니, 정치인들이 관심을 두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는 "청년들이 목소리를 내고 열심히 투표에 참여해야 우리 미래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인층의 생산활동에 대해, 안 의원은 "우리나라는 청년 실업도 심각하지만, 더 심각한 게 노인빈곤이다"라며 OECD 평균 노인빈곤율은 10명 중 1명인데 우리는 절반 정도다, 노인 자살률도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른 나라는 50대와 60대가 되면 여유가 있고 더 행복해지는데, 우리는 50대에 행복도가 더 떨어지고 60대가 되면 추락한다"라며 "복지와 성장을 연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철수 의원은 이를 위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안 의원은 "독일은 좋은 사례다"라며 "이전에 베를린에 있던 공정거래위원회가 통일 이후 본으로 이전했다, 통일 뒤 경제부처들이 베를린에 합쳐 이사를 오니까 먼 도시인 본으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이사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왜 그랬는지 알아보니, 자기들이 하는 일은 경제부처와 싸우는 것이고 경제 분야의 준사법기관인데, 같은 도시에서 얼굴 마주치면 제대로 감시를 못 한다고 해서 멀리 떨어졌다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런데 우리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경제부의 한 부처이다, 나란히 사이좋게 있다, 싸우는 부처라는 개념이 없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것을 고치지 않고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공정한 시장을 만드는 역할을 제대로 못 한다"라며 "우리는 중소기업이 억울해서 공정거래위에 제소하면, 그것을 받아서 묻어 둔다"고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안 의원은 "사법기관에 고발하지도 않고, (오히려) 정보가 흘러나가 대기업이 고발한 기업을 죽인다, 그것을 보면 아무도 공정거래위에 고발 못 한다"고 공정위의 현실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공정거래위의 권한을 강화해야 하고, 독립성과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며 "지금은 독립성도 강하지 않고 대통령이 위원을 임명하고 임기도 적다, 앞으로는 국회가 여야 협의를 해서 위원도 선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지금은 판결을 나름대로 하는데, 결과만 이야기를 하지 누가 어떤 논리를 주장하는지 밝히지 않는다"라며 "앞으로는 누가 사주를 받아서 이상하게 주장했는지를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안철수 의원은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기술을 탈취하면 이익의 3배를 물리는 데, 더 물려야 하고 그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또 "정부가 대학 평가를 해서 재정지원하는 정책은 없어야 한다, 지금은 이상한 방향이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회의원이 24일 오후 경남대에서 "청년 일자리와 공정성장론"이란 주제로 강연하기 위해 강연장에 들어서고 있다.
 안철수 국회의원이 24일 오후 경남대에서 "청년 일자리와 공정성장론"이란 주제로 강연하기 위해 강연장에 들어서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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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회의원이 24일 오후 경남대에서 강연하기에 앞서 김경수 새정치민주연합 경남도당 위원장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안철수 국회의원이 24일 오후 경남대에서 강연하기에 앞서 김경수 새정치민주연합 경남도당 위원장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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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ㅣ곽우신 기자



태그:#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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