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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오마이뉴스 청소년 특별면 '너아니'에 실렸습니다. '너아니'는 청소년의 글을 가감없이 싣습니다 [편집자말]
가끔 우리는 '자본'의 존재를 잊고 살아가곤 한다. 자본가와 노동자의 구분을 뚜렷하게 느낄 수 없는 상황일 때에, 우리는 사회 구조가 만들어내는 부적절한 산물을 가감 없이 수용한다.

정보화 시대의 발달로 우리는 모두 자신의 사각형을 가지고 살아간다. 지하철과 버스에서는 모두가 작은 사각형을 들여다본 채 자신만의 세계를 걷는다. 뿐만 아닌 사람과 사람 간의 소통도 전산화 되어 전달된다. 이에 따라 자본을 축적하려는 사람들의 타깃은 사각형 안으로 옮겨가게 되고, 자연스레 대중의 문화 안에 스며든다.

불법 도박 사이트 광고, 주류 광고, 심지어는 어린 아이들도 즐겨 하는 게임 광고에도 성적 어필은 존재한다. 묘한 눈빛과 독특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여자 모델은 요즘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광고의 한 가지 요소가 되어버렸다. '그런가 보다'하고 받아들이기 이전에, 우리는 어쩌면 너무 큰 것을 간과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지 않아서는 안 된다. '옳다' 혹은 '그르다' 라는 개인의 판단이 서기 이전에 이러한 문제를 깊이 고찰해본 사람이 많지 않다는 점이 나에게는 더욱 심각하게 다가온다.

한국의 현대 사회에는 가부장제의 잔재가 아직도 남아있으며, 성의 상품화는 이러한 잔재가 자본주의와 결합하여 두드러지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의 현대 사회에는 가부장제의 잔재가 아직도 남아있으며, 성의 상품화는 이러한 잔재가 자본주의와 결합하여 두드러지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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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현대 사회에는 가부장제의 잔재가 아직도 남아있으며, 성의 상품화는 이러한 잔재가 자본주의와 결합하여 두드러지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기본적으로 성의 상품화는 직접적 성 상품화와 간접적 성 상품화로 나뉘는데, 전자는 대개 모두가 조심스러워 하는 유흥업소를 일컫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수면 위에서 직접적 성 상품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때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기 마련이다. 비도덕적이라고 느끼며, 그러한 분위기의 사회 속에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간접적 성 상품화는 어떨까? 위에서 언급했듯이 간접적인 성의 상품화는 이미 우리 사회와 문화 속에 스며있어 우리는 그것을 자각하지 못한다. 인터넷에서 광고용 이미지로 쓰인 여성의 성적인 사진의 보았을 때, 사람들은 보통 그에 이끌려 들어가거나 아무런 비판의식 없이 자신의 할 일을 하기 마련이다.

비판의 가능성을 충분히 가지고 있는 요소가 간과되는 것, 그것이 바로 현대사회의 성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이다. 이미 사람들은 스크린 안의 성을 인격적인 존재보다 마케팅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렇다면 성의 상품화에 대한 무자각이 불러오는 문제점은 무엇일까. 사람은 한 번 자극을 느꼈던 요소에는 또 다시 흥미를 느끼지 않으며, 같은 자극을 계속 받기보다는 더 강한 자극을 원한다. 성적인 요소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조심스러웠던 자본가의 움직임이 시간이 갈수록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더욱 커지게 된다.

오직 이윤만을 추구하기 위해 성이 자본가들의 수단으로 이용된다면, 성의 가치는 퇴락할 것이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인격의 몰락은 적지 않을 것이다. 성적 가치의 퇴락이 급속화 될수록, 무자각 상태를 탈출하는 사람들은 늘어날 것이다. 허나 그들이 문제의식을 느꼈다고 해서 개혁을 일으키리라는 보장은 없다. 어쩌면 수많은 사람들은 무자각의 상태를 벗어나 외면의 상태에 빠지게 될지도 모른다. 때는 이미 늦었다고 말해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가 중요하며, 자각하지 못하는 것이 더욱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성의 상품화를 무조건 철폐하자는 극단적인 선택보다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광고, 홍보에 쓰이는 요소들을 도덕적으로 점검하는 것이 가장 우선적이다. 또한 청소년들이 미흡한 성적 지식을 갖춘 채 왜곡된 성을 접하지 않도록 성의 가치에 대한 충분한 교육을 실시하고, 청소년들이 접근하기 쉬운 왜곡된 성의 모습을 개편해야 한다.

특히 여성들이 스스로를 수단화하는 선택을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국가의 개입과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교육기관에서는 학생들에게 '성의 상품화는 그르다'라고 일방적인 가르침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성의 상품화가 무엇인지 스스로 찾아내게 하며 그 문제의식을 스스로 깨닫게 해야 한다. 물의를 일으킬 수 있는 요소를 모조리 차단해 버리는 극단적인 제도는 오히려 반감과 국민들의 아우성을 살 수 있다.

도덕은 거창한 것이 아니며 너무나 이상적인 것 또한 아니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며 조금이라도 부조리함을 느낄 때 문제의식을 갖고 세상을 보는 것이 도덕을 찾게 해주며, 우리를 무자각의 상태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 해준다. 사회의 움직임을 정하기 이전에 문제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발전의 첫 발걸음이다.


태그:#성 상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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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청심국제고등학교 재학 중인 1학년 김예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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