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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옥천군 안내면 들녘에 지난 10월 23일 겨울철 소 먹이로 쓸 '곤포(梱包) 사일리지'가 가득하다. 사료작물인 수단그라스를 압축한 뒤 흰색 비닐을 둘둘 말아 만든 이 곤포 사일이지의 무게는 1개당 700㎏에 이른다.
 충북 옥천군 안내면 들녘에 지난 10월 23일 겨울철 소 먹이로 쓸 '곤포(梱包) 사일리지'가 가득하다. 사료작물인 수단그라스를 압축한 뒤 흰색 비닐을 둘둘 말아 만든 이 곤포 사일이지의 무게는 1개당 700㎏에 이른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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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예산군 대술지역 등 땅힘이 약한 산간지역 논까지 축산조사료로 볏짚을 말아 놓은 곤포사일리지가 즐비하게 널려 있다.
 충남 예산군 대술지역 등 땅힘이 약한 산간지역 논까지 축산조사료로 볏짚을 말아 놓은 곤포사일리지가 즐비하게 널려 있다.
ⓒ <무한정보신문> 이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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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여 년 동안 기업형 축산이 늘고 조사료 공장이 설립되며 논에서 거름이 돼야 할 볏짚이 축산조사료로 대거 수집되는 바람에 땅힘(지력)이 약화돼 쌀품질 저하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최근에는 들논에 비해 땅힘이 낮은 산간지역 논에서도 300여㎏ 단위로 볏짚을 말아놓은 곤포 사일리지가 진풍경이 될 정도로 많다. 충남 예산군 삽교·고덕지역의 예당평야에서도 볏짚 수집상들이 대단위로 볏짚을 말아 외지로 유출하고 있다. 땅힘 약화 문제는 갈수록 심각하게 부상하고 있다.

이에 예산군 농정행정은 쌀품질 향상을 위해 충남도 브랜드인 청풍명월 명미화 단지 80㏊에 볏짚환원사업비로 연 4000만 원을 지원해 볏짚을 수확과 동시에 논에 썰어 넣도록 했다. 하지만 시범사업 수준에 그쳐 면적을 확대해야 한다는 여론이 나오고 있다.

절기상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霜降)'을 앞둔 지난 10월 22일 강원 춘천시 동내면의 들녘에서 한 축산농민이 겨울철 소먹이로 쓸 '곤포(梱包) 사일리지'를 축사로 옮기는 등 겨울 채비에 여념이 없다.
 절기상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霜降)'을 앞둔 지난 10월 22일 강원 춘천시 동내면의 들녘에서 한 축산농민이 겨울철 소먹이로 쓸 '곤포(梱包) 사일리지'를 축사로 옮기는 등 겨울 채비에 여념이 없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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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덕에서 벼농사를 짓고 있는 농민 최아무개씨는 "자기 논에 볏짚 썰어 넣고 싶지 않은 농민이 어디 있겠냐. 하지만 쌀값이 폭락해 한 푼이 아쉬운 판에 볏짚이라도 팔아야지 어쩌겠냐"고 하소연했다. 최씨는 "최소 한 해 걸러서라도(2년에 한 번) 볏짚을 썰어 넣을 수 있게 볏짚환원지원금을 확대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축산사료로 팔려가는 볏짚... 쌀 맛 떨어지면 어쩌나

볏짚 수거로 인한 땅힘 약화 문제는 예산군의회의 군정질문 및 행정사무감사에서도 단골 지적 메뉴로 등장했다.

유영배 의원은 지난해 말 농업기술센터에 대한 행감에서 "FTA에 대비 고품질 쌀을 생산하려면 논에 기본적으로 볏짚을 썰어 넣어 지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그런데 조사료로 팔기 위해 논바닥에 공룡알처럼 수도 없이 말아놨다. 한 번 떨어진 지력은 회복 시키기가 쉽지 않고 쌀품질이 떨어지면 더 큰 손해를 본다"고 지적하며 대책을 촉구했다.

농업진흥청 등 관계기관이 낸 여러 자료에 따르면 지난 수십년 동안 식량증산을 위해 화학비료를 과다하게 사용해 농지의 지력이 상당히 약화됐다는 진단이다. 논의 지력저하는 벼의 생육에 영향을 끼치고 특히 쌀의 품질을 떨어뜨려 밥맛경쟁시대에 명품쌀을 생산하는 데 큰 장애요인이 될 전망이다.

한편 논 0.1㏊(300평)에서 나오는 볏짚 600㎏ 속에는 유기물 174㎏, 요소 9.3㎏, 용과린 28.5㎏, 규산 252㎏ 등 땅힘을 키우는 데 꼭 필요한 영양분이 포함돼 있다.


○ 편집ㅣ박순옥 기자

덧붙이는 글 | 충남 예산에서 발행되는 지역신문 <무한정보신문>과 인터넷신문 <예스무한>에도 실렸습니다.



태그:#볏짚 수거, #곤포사일리지, #경축순환농업, #쌀품질, #예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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