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승강제의 묘미가 이 한 경기에 달려있기에 우상일 주심의 종료 휘슬이 울리기 전까지 손에 땀을 쥐는 경기가 펼쳐졌다. 일요일 낮에 열린 2부리그 경기에 1만3031명의 대관중이 몰렸다는 것만으로도 그 가치와 영향력을 알 수 있었다. 대구 홈팬들이 끝내 탄식을 터뜨렸지만 후회 없는 명승부였다.

이영진 감독이 이끌고 있는 대구 FC가 22일 오후 2시 대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K리그 챌린지 44라운드 부천 FC 1995와의 홈 경기에서 1-1로 비기는 바람에 1위 자리를 상주 상무에게 내주며 2위로 리그를 마감했다. 이로써 대구 FC는 플레이오프를 치를 수 있는 기회를 얻으며 3년만에 1부리그(K리그 클래식) 승격의 꿈을 꾸게 되었다.

레오의 멋진 동점골... 명승부의 시작

대구의 홈팬들은 대구 스타디움 트랙에 설치된 가변 좌석을 채운 것도 모자라 일반 관중석에서도 함성을 모아주었다. 그만큼 이 한 경기에 대한 기대가 컸다. 상대는 5위로 이번 시즌 순위표를 거의 확정지은 부천 FC 1995이지만 결코 양보하지 않겠다는 자세로 경기에 임했다.

1부리그 K리그 클래식에 올라갈 수 있는 꿈을 꾸기 위해서는 최소한 4위 이내의 성적을 거둬야 하는데 부천은 이번 시즌 새내기 팀 서울 이랜드 FC의 돌풍에 밀려 거기까지 오르지는 못했다. 그래도 부천 FC 1995의 약진은 이 자체만으로도 놀라운 성적이다. 2013년 K리그 챌린지 7위, 2014년 K리그 챌린지 10위(최하위)라는 초라한 순위표가 고작이었기 때문이다.

부천 FC 1995의 올 시즌 괄목할만한 성적을 말해주듯 경기 시작 후 19분만에 선취골이 터졌다. 대구 FC 수비수가 머리로 잘못 것어낸 공을 골잡이 호드리고가 잡아서 오른발 대각선 슛을 터뜨린 것이다. 최근 슈틸리케호에도 승선한 바 있는 골키퍼 조현우가 오른쪽으로 몸을 날렸지만 소용없는 골이었다.

그러나 대구 FC 선수들의 열정은 단 5분만에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주장 완장을 찬 허재원의 왼쪽 크로스를 레오가 침착하게 받아서 왼발 돌려차기로 정확하게 차 넣은 것이다. 이 덕분에 관중석은 더욱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끝내 터지지 않은 결승골... 대구 FC 2위 확정

대구 FC는 전반전 종료 직전에 레오의 중거리슛이 부천 FC 1995 골문 기둥을 때리는 불운을 겪으며 종료 휘슬 소리를 들었다. 후반전을 기약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이영진 감독은 63분에 큰 결단을 내려 세르징요 대신 노련한 슈퍼 서브 노병준을 들여보냈다.

만 서른 여섯 살의 노병준은 74분에 레오의 절묘한 패스를 받아 오른발 돌려차기로 부천 골문을 노렸지만 안타깝게도 오른쪽 옆 그물을 때리고 말았다. 반대편 관중석에 있던 대구 관중들은 결승골이 터진 것으로 착각하고 환호했지만 그물에 구멍이 뚫린 것이 아닌가 하는 탄식을 내뱉고 말았다.

대구 FC의 공격은 후반전 추가 시간에도 뜨겁게 전개되었다. 수비수 이종성이 공격에 가담하여 위협적인 헤더 슛으로 부천의 골문을 노렸지만 골키퍼 류원우가 오른쪽으로 몸 날려 기막히게 쳐냈다.

그리고 종료 직전에도 K리그 챌린지 득점왕(26골)을 예약한 조나탄이 회심의 오른발 슛으로 K리그 클래식 직행 티켓을 노렸지만 야속하게도 골키퍼 류원우의 손끝에 걸렸다. 대구 FC의 직행 티켓 도전은 여기서 멈출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대구 FC가 승점 1점만 얻은 것으로 2015 K리그 챌린지 정규리그 44라운드는 끝났다. 대구 FC와 상주 상무가 같은 승점(67점), 같은 골 득실(+20)로 균형을 이뤘지만 다득점 기록에서 77골을 터뜨린 상주 상무가 67골을 얻은 대구 FC를 극적으로 따돌리며 우승을 거뒀다. 2016년 K리그 클래식 승격 직행 티켓은 상주 상무가 얻게 된 것이다.

이제 2위 대구 FC는 '수원 FC vs 서울 이랜드 FC'의 준 플레이오프 승자를 기다리면 된다. 단판 승부로 이어지는 플레이오프까지 통과하게 되면 2015 K리그 클래식 11위가 확정된 부산 아이파크와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만나게 된다.

12월 5일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이 열리는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어느 팀이 마지막으로 웃게 될지 2015 K리그 마지막 승부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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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2015 K리그 챌린지 44라운드 결과(22일 오후 2시, 대구 스타디움)

★ 대구 FC 1-1 부천 FC 1995 [득점 : 레오(24분,도움-허재원) / 호드리고(19분)]

◇ 다른 경기 결과
★ 고양 2-5 충주
★ 안산 1-2 안양
★ 수원 FC 3-1 경남 FC
★ 강원 FC 4-4 서울 이랜드 FC

◇ K리그 챌린지 최종 순위
상주 상무 40경기 67점 20승 7무 13패 77득점 57실점 +20 ***** 우승, 2016년 K리그 클래식 승격 확정(골 득실차 동률, 다득점 우위)
대구 FC 40경기 67점 18승 13무 9패 67득점 47실점 +20 ***** 플레이오프 진출
수원 FC 40경기 65점 18승 11무 11패 64득점 54실점 +10 ***** 준플레이오프 진출
서울 이랜드 FC 40경기 61점 16승 13무 11패 69득점 58실점 +11 ***** 준플레이오프 진출
부천 FC 1995 40경기 55점 15승 10무 15패 43득점 45실점 -2
FC 안양 40경기 54점 13승 15무 12패 53득점 52실점 +1
강원 FC 40경기 51점 13승 12무 15패 64득점 56실점 +8
고양 HiFC 40경기 49점 13승 10무 17패 46득점 68실점 -22
경남 FC 40경기 43점 10승 13무 17패 30득점 43실점 -13
안산 경찰청 40경기 42점 9승 15무 16패 31득점 48실점 -17
충주 험멜 40경기 41점 10승 11무 19패 49득점 65실점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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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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