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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태는 국회를 떠나라", 새누리당 김진태 국회의원 춘천 사무실 출입문에 나붙은 항의 문구.
 "김진태는 국회를 떠나라", 새누리당 김진태 국회의원 춘천 사무실 출입문에 나붙은 항의 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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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시를 지역구로 둔 김진태 국회의원이 쏟아내는 막말에 강원도 시민사회단체들이 크게 화가 났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강원도연맹 등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은 춘천시 내 김진태 의원 사무실을 찾아가 "김진태 의원이 경찰의 물대포에 쓰러진 백남기 농민을 두 번 죽이려 한다"며 "막말과 조롱을 일삼는 김 의원은 국회를 떠나라"고 성토했다.

'2015 민중총궐기 강원준비위원회(아래 강원준비위)'는 20일 김진태 의원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맞은 사람은 아무 말도 못하고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는데, 때린 자들은 사과 한마디 없이 오히려 진실을 감추려 한다"며 "이런 와중에 김 의원이 또 다시 망언을 쏟아 부으며 거리에 나선 노동자, 농민, 시민들을 모독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김진태 의원은 19일 김수남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린 자리에서 "(백남기씨가 물대포에 맞아 쓰러지는 동영상을 보여주며) 빨간 우비 입은 청년이 백 노인을 어떻게 하는지 보라. 가서 확 몸으로 일단 덮친다"며 김수남 후보자에게 "이게 (백씨가 사경을 헤매는) 상해의 한 원인이 됐다고 보이는데 철저히 수사하라"고 말했다(관련 기사 : '고집불통' 김진태 "백씨 쓰러진 상황, 수상하다").

그러나 김진태 의원이 한 말은 사실을 크게 왜곡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동영상을 보면, 빨간 우비를 입은 남성은 물대포를 맞아 쓰러진 백씨를 도우려 다가가다 그 또한 물대포에 맞아 백씨 위로 쓰러지는 모습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동영상만 봐도 김 의원의 주장은 근거가 희박하다. 김 의원의 주장은 문제의 본질을 흐리려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김 의원의 주장은 극우 성향 사이트인 '일베(일간베스트)' 등에 떠돌아다니는 주장과도 흡사해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일베에서 한 회원은 "저 놈의 가격 솜씨는 보통을 훨씬 넘어선다. 북한의 격술 기법과 일치한다"며 빨간 우비를 입은 남성이 마치 북한에서 내려와 시위에 참가함으로써 사회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식의 극단적인 주장을 펼치고 있다.

김 의원은 또 인사청문회에서 김수남 후보자에게 지난 14일 민중총궐기대회에 참가했던 사람들을 대상으로 '소요죄'를 적용할 것을 주문해 빈축을 사고 있다. 김 의원은 "다중이 모여 깨부수고 사람 때려눕히는 게 폭동"이라며, 당시 민중총궐기대회에 참가했던 사람들을 '폭도'로 몰아가는 발언을 했다. 소요죄는 집시법보다 형량이 더 무겁다.

한편, 김 의원과 일베의 이 같은 주장에 네티즌들은 대부분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네티즌 들XXX은 "세상에 어떻게 이런 거짓말을 서슴없이 해댈까?"라며 어이없어 했고, 네티즌 고XX은 "기껏 한다는 소리가 구호하는 사람에게 책임전가냐?"고 비판했다. 네티즌 이XX는 "와, 이건 생각도 못했다"며 김 의원의 남다른 발상에 놀라워했다.

"김진태 의원은 춘천 시민들에게 사과해야..."

20일 김진태 국회의원 춘천 사무실 앞에서 열린 '막말 상습범 김진태 국회의원 규탄 기자회견'.
 20일 김진태 국회의원 춘천 사무실 앞에서 열린 '막말 상습범 김진태 국회의원 규탄 기자회견'.
ⓒ 성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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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준비위는 이날 현장에서 배포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그동안 김진태 의원은 막말과 억지 주장, 종북몰이로 정신이상 증세를 보여 왔다. 지역 대표로 뽑아준 춘천 시민들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참을 수 없는 모욕감을 주었다"며 "김진태 의원은 당장 춘천 시민들과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국회를 떠나라"고 요구했다.

경찰을 감싸고도는 새누리당도 비난의 화살을 피해가지 못했다. 강원준비위는 새누리당을 향해 "근거 없는 주장에 열중하지 말고 살인진압의 책임자 강신명 경찰청장 파면과 대통령 사과, 책임자 처벌에 나서라"고 말하고 "이것이 정치인이 해야 할 책무이고,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자 도리이다"라고 충고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국농민회총연맹 강원도연맹 신성재 의장은 "어제 김진태 국회의원이 아무런 근거도 없이,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편집된 영상을 가지고 엉뚱한 발언을 했다"고 지적하고 "(김 의원은) 더 이상 국민의 대표가 아니라 권력의 꼭두각시일 뿐이다. 앞으로 우리는 김진태를 국회의원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김 의원을 맹비난했다.

신 의장은 "헌법을 파괴하고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무시하고, 그리고 헌법 정신에 따라서 저항했던 국민들을 폭도로 몰고, 소요 사태로 몰아가는 작태 그 자체가 헌법을 문란하게 만드는, 어찌 보면 내란 선동 행위"라고 주장하고 춘천 시민들을 향해 "이런 자를 더 이상 국회에, 국민의 대표로 둘 수가 없다"고 힘을 주어 말했다.

이어서 민주노총 강원지역본부 유재춘 본부장은 "(보수 정권이) 70이 다 된 백남기 노인이 물대포로 사경을 헤매고 있는 이 와중에서 자작극이니, 뭐니 하면서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지껄이고 있다"며, "우리 춘천 시민들은 내년 총선에서, 말도 안 되는 막말을 일삼으며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있는 김진태 의원을 표로 심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5 민중총궐기 강원준비회의'에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강원지역본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강원지역본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강원지역본부, 전국농민회총연맹 강원도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강원도연합, 정의당 강원도당, 노동당 강원도당, 강원 녹색당, 강원시민단체연대회의, 민주민생강원포럼, 노동자연대, 강원학생행진 등이 참여하고 있다.

○ 편집ㅣ홍현진 기자



태그:#김진태, #막말, #민중총궐기대회, #백남기, #신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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