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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8일, 환경부는 강원도 양양군의 제출한 오색동 - 대청봉까지 3.5km 에 달하는 케이블카 건설 계획을 승인하였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건설 계획은 지난 15년 동안 수면 위로 떠올랐다가 가라앉았던 사안으로, 일부 언론은 양양군이 세 번째 도전만에 승인을 받았다며 추켜세웠다. 국립공원, 천연보호구역 등 무려 5개의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는 설악산 정상까지 케이블카가 생기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자연을 누리고 바라보는 방식은 시대마다 나라마다 다르다. 국립공원제도를 처음으로 만든 미국에는 국립공원 내에 케이블카가 하나도 없다. 세대를 뛰어넘어 오래도록 모두가 누리도록 보존해야 할 가치를 지닌 곳을 국립공원으로 지정을 하고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도 80년대 이후에는 국립공원에 케이블카를 설치하지 않았다. 관광추세가 바뀌면서 국제적으로는 케이블카 설치는 국립공원 관리 정책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국내에 많이 알려진 외국의 유명한 케이블카들은 아름답기는 하지만 국립공원은 아닌 곳으로, 과거에 세워진 것들이다. 새로운 건설계획은 더 이상 설자리가 없다. 한국은 안타깝게도 이 흐름을 거스르고 있다. 국내 21개 국립공원에는 더 많은 케이블카 건설 계획이 수립되고 있다. 그만큼 자본이 자연을 지배하고, 민주주의를 갉아먹는 시대를 살고 있다는 증거다. 끊임없이 정부와 자본은 당장의 이익을 위해 팔아먹기 위해 혈안이 되고 있다.

케이블카 사업이 불붙기 시작한 것은 이명박 정권 때다. 2008년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후 추진된 규제완화 정책은 국립공원에도 영향을 미쳤는데, 2010년 환경부는 자연공원법 시행령을 개정해서 산의 정상부까지 케이블카가 들어설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버렸다. 사실상 모든 국립공원 어디에서든 케이블카가 건설 가능하도록 케이블카 노선길이를 2Km에서 5Km로 연장하고, 정류장높이를 9m에서 15m로 높일 수 있도록 하였다. 1967년 국립공원제도가 지정된 이후에 처음으로 정상부 지역의 규제를 푼 것이다. 각 산의 정상부는 생태계보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지역이기 때문에 인공시설물을 최소한으로 하도록 해 왔었다.

설악산 정상에 4성급 호텔과 레스토랑?

법 개정 이후, 설악산뿐 아니라 지리산, 소백산 등이 있는 곳의 지자체는 모두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할 계획을 수립해 왔다. 양양군도 2011년, 2012년에 비슷한 계획을 수립했으나 식생 파괴, 산양 서식지 훼손 문제 등으로 부결되었다가, 이번에 세 번째 도전이 성공한 것이다. 설악산에 케이블카가 설치된다면,모든 국립공원과 백두대간이 무너질 것이다.

특히 내년 총선을 앞두고 더 많은 개발사업들이 세워지고 추진될 것이 뻔하기 때문에 더욱 우려스럽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설악산 정상에 4성급 호텔과 레스토랑까지 건설할 '포부'를 갖고 있다. 케이블카가 건설되면 앞으로 이 터무니없는 계획도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정부와 정치세력은 자본과 결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은 '산으로 간 4대강 사업' 으로 비유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경제성, 환경성 하나도 없는 4대강 사업에 수 조원이 넘는 세금을 투입했는데, 4대강 사업이 완료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기온이 높아지면 녹조가 발생하는 현상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고인 물은 썩는다는 진리를 거스른 후폭풍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립공원과 백두대간을 돈 벌이 대상으로 여기고 달려들고 있다. 이미 1년 전에 박근혜 대통령은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을 전향적으로 검토하라', '동계올림픽 이전에 케이블카를 완공하라'고 지시했는데, 대통령 말 한마디에 승인 기관인 환경부가 양양군의 계획이 통과될 수 있도록 '컨설팅' 팀까지 꾸렸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이번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계획이 승인에는 여야가 따로 없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강원도당은 오색케이블카 설치가 당론이라는 입장을 발표하면서 기정사실화했다. 중앙당에서는 당론으로 결정된 바 없다고 하지만, 공식 입장 발표는 할 수 없다며 사실상 인정해주었다.

새정치민주연합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강원도의 3대 현안으로 오색 케이블카 설치 문제를 꼽으며, 양양군에 힘을 실어주었다. 과연 설악산이 강원도민만의 것인가, 과연 케이블카 사업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을 것인가. 여기에 의문을 제기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대 양당은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 누구를 위한 사업이고, 정치인가.

 설악산 케이블카를 반대하며 행진하고 있다.
 설악산 케이블카를 반대하며 행진하고 있다.
ⓒ 한겨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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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을 그대로

강원도와 양양군은 내년 3월에는 착공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쉽지 않을 것이다. 절차적 내용적 흠결이 많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이번 계획을 승인하면서 환경보전 대책 마련 등을 포함한 7개 보완 사항을 제시하면서 '조건부 승인'을 했는데, 추진 과정에서 계속 논란이 될 것이다. 또 설악산 전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어서 현상변경을 위해서는 문화재위원회 승인이 필요하다.

지난 10월, 120여개의 단체와 정당이 모여서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을 출범했다. 국민행동은 승인과정의 절차적 내용적 위법성을 따지기 위한 국민 소송을 진행할 계획이다. 그동안 새만금 등 각종 개발사업으로 지역경제가 활성화되지 않는다는 게 증명이 되었는데도, 이러한 개발사업을 계속 추진하는 것을 심판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민행동에는 환경단체뿐 아니라 종교, 산악계 등이 참여하고 있어 앞으로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케이블카 건설 계획은 말 그대로 아직 '계획'이다. 환경부 승인 이후로 더 큰 저항세력을 만들어내고 있다. 국립공원까지 팔아넘길 수 없다는 시민들이 더 많이 모여서 "설악산을 그대로" 를 외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 고이지선 기자는 녹색당 전국사무처장입니다.
- 이 글은 천주교인권위원회 월간 소식지 교회와 인권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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