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삼순이가 사람이 먹던 자장면을 탐내고 있다. 'TV 동물농장'의 한 장면.
 삼순이가 사람이 먹던 자장면을 탐내고 있다. 'TV 동물농장'의 한 장면.
ⓒ SBS

관련사진보기


지난 10일, 다음 아고라 청원 사이트에 원숭이 한 마리를 구조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동물농장 게잡이원숭이 '삼순이'를 살려주세요'라는 제목의 이 청원은 발의 후 이틀 만에 2만 명에 육박하는 서명을 끌어냈다. 사람과 친숙한 개·고양이가 아닌 동물을 위해 이토록 많은 서명이 이뤄진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삼순이'는 11살 된 긴꼬리원숭이다. 긴꼬리원숭이는 동남아시아의 해안가에 주로 서식하는데, 수영을 잘하며 게를 비롯한 갑각류 동물을 주로 사냥해서 '게잡이원숭이'로도 불린다. 지난 8일, SBS <TV 동물농장>에서는 문수인씨 가족과 함께 경기도 안양시에 살던 삼순이가 경상남도 김해의 동물원으로 보내지게 된 사연이 소개됐다.

문수인씨는 11년 전 인도네시아의 식당에서 식용으로 도살될 처지에 있던 삼순이와 처음 만났다. 그 처지를 딱하게 여긴 문수인씨는 식당에 돈을 지급하고 삼순이를 구해줬는데, 제 갈 길을 가지 않고 자꾸만 따라와서 한국까지 데려왔다고 한다.

그런데 얼마 전 문수인씨 가족은 삼순이가 '사이테스(CITES·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 부속서 Ⅱ'에 해당하는 종으로 개인의 사육이 금지돼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그래서 삼순이를 보호해줄 시설을 수소문한 끝에 경남 김해의 한 동물원이 삼순이를 받아주기로 했고, 문수인씨 가족은 삼순이와 눈물로 이별하게 됐다.   

방송이 나간 지 며칠 후 동물원에서 눈에 띄게 수척해진 삼순이의 사진이 인터넷에 공개됐고, <TV 동물농장>이 삼순이가 동물원에 '유기'되는 과정을 방송에서 '보호'로 미화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해당 프로그램의 시청자 게시판에는 항의 글이 이어졌고, 다음 아고라에서는 '삼순이를 더 나은 환경으로 보내달라'는 청원 운동이 시작됐다.

이에 지난 10일, <TV 동물농장> 제작팀은 (방송에서 자세히 언급되지 않았지만) 문수인씨 가족이 더는 삼순이를 보살필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을 밝혔다. 제작진은 동물원과 연락하면서 삼순이의 상태를 지켜보고 있으며, 적절한 환경에서 보호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겠다는 요지의 해명 글을 시청자 게시판에 올렸다.

가족과 헤어져 낯선 환경에서 살게 된 삼순이의 사연은 딱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연민에 매몰되지 말고 애초에 이런 일이 일어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원인이 해결되기 전에는 삼순이와 같은 사례가 또다시 생겨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과연 야생동물이 '애완동물'로 적절할까

호기심 많은 삼순이. 집안을 이리저리 뒤지며 사고를 쳐서 잠시도 한눈을 팔 수 없다. 'TV 동물농장'의 한 장면.
 호기심 많은 삼순이. 집안을 이리저리 뒤지며 사고를 쳐서 잠시도 한눈을 팔 수 없다. 'TV 동물농장'의 한 장면.
ⓒ SBS

관련사진보기


개·고양이는 오랜 세월 인간 곁에 살면서 길들여진 동물로 '반려동물'이라 불린다. 그런데 개·고양이 외에 원숭이와 각종 포유류, 뱀·악어를 비롯한 파충류 등을 '이색 애완동물'이라며 가정에서 기르는 사람들이 있다. 이렇게 애완용으로 사육되는 동물 중에는 삼순이와 같이 국제적 멸종위기종도 많다.

작년 6월, 동물보호단체 '동물을 위한 행동'은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학생들로 구성된 '슬픈 과학자'와 함께 개인이 야생동물을 애완용으로 기르는 것의 문제점을 알리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야생동물 개인 거래 및 사육 실태 보고서'라는 제목의 이 보고서는 개·고양이 그리고 논쟁의 여지가 있는 몇 가지 종을 제외한 동물 대부분을 '야생동물'로 규정했다. 보고서에 언급된 문제점 가운데 삼순이와 관련된 사안을 간략히 소개한다.

야생동물을 가정에서 사육하는 것은 해당 종의 생태에 맞는 환경을 제공하지 못해 동물의 복지가 충족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앵무새·영장류 등 지능이 높고 사회적인 동물은 사육이 특히 어렵다. 충분한 관심을 주지 않거나 온종일 가둬둘 경우 자해를 하는 등 비정상적인 행동을 보인다. 

삼순이의 경우 마음에 들지 않는 상황에 처했을 때 자기 손등을 무는 버릇이 있었고, 그 결과 몸에 굳은살이 박여 있었다. 동족의 친구가 없어서인지 어릴 적 사다 준 인형에 지나치게 의지하는 모습도 보였다. 과일에는 무관심하고 자장면·김밥 등 사람이 먹는 자극적인 음식을 좋아하는 식성, 나무를 잘 타지 못하는 등 사람과 함께 살면서 생겨난 부자연스러운 습성도 있었다. 호기심 많은 삼순이가 온종일 집안을 헤집고 다니다가 급기야 수면제를 먹어 우리에 가둬야만 하는 상황은 지능이 높은 동물을 사육하기가 어려움을 보여준다.

또한 보고서에는 "야생동물 사육에 관한 정보가 개·고양이의 경우와 달리 불충분하고 널리 알려지지도 않아 사육자가 본의 아니게 동물을 부적절한 환경에 놓이게 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한국과 자연환경이 다른 외국에서 데려온 동물의 경우 먹이·조명·온도를 비롯한 환경을 조성하는데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 게다가 이런 동물이 병에 걸렸을 경우 제대로 진단하고 치료하는 병원을 찾기도 쉽지 않다. 이러한 고충은 애완용으로 기르던 야생동물을 유기하게 만드는 주요 원인이다.

야생동물 암거래 시장에서 슬로로리스 원숭이가 사람을 물지 않도록 상인이 이빨을 자르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마취는 이뤄지지 않는다. EBS 1TV <하나뿐인 지구> '야생동물이 배송되었습니다'의 한 장면.
 야생동물 암거래 시장에서 슬로로리스 원숭이가 사람을 물지 않도록 상인이 이빨을 자르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마취는 이뤄지지 않는다. EBS 1TV <하나뿐인 지구> '야생동물이 배송되었습니다'의 한 장면.
ⓒ EBS 1TV

관련사진보기


자발적으로 사람을 따라온 삼순이의 경우는 그렇지 않지만, 야생동물을 애완동물로 삼는 것은 무수한 동족을 희생시킨다는 문제가 있다. 희귀 애완동물을 원하는 사람들 때문에 야생동물이 멸종된다는 지적도 있다. 또한 어린 동물이 애완용으로 선호되기 때문에 포획 과정에서 새끼를 빼앗기지 않으려고 저항하는 어미를 비롯한 동물 가족 전체가 몰살되기도 한다. 게다가 이런 동물의 거래는 대부분 불법이므로 단속을 피해 몰래 들여오는 과정에서 동물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무시되기 일쑤다. 그 결과 상당수의 동물이 운송 과정에서 죽게 된다.

이런 비극은 지난 10월 2일 EBS 1TV에서 방영된 <하나뿐인 지구> '야생동물이 배송되었습니다' 편에 생생히 묘사돼있다. 이 다큐에는 멸종위기종인 슬로로리스 원숭이가 애완동물로 주목받게 되면서 인도네시아의 밀림에서 포획되어 한국으로 들어오기까지의 전 과정이 담겨있다. 이색 애완동물에 대한 욕망이 일으키는 끔찍한 학대는 이들을 소유하는 것이 단순히 개인의 취향 문제가 아닌, 자연으로부터 동물을 수탈하는 중범죄임을 일깨워준다.

갈 곳 없는 야생동물, 언제까지 동물원에 떠넘길 건가

동물원에 남겨진 후 자신을 떠나는 가족들의 뒷모습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삼순이. 'TV 동물농장'의 한 장면.
 동물원에 남겨진 후 자신을 떠나는 가족들의 뒷모습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삼순이. 'TV 동물농장'의 한 장면.
ⓒ SBS

관련사진보기


지난 7월 환경부는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른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국제적 멸종위기종 및 국내 멸종위기 야생생물을 보유하고 있는 자에 대한 자진신고 기간을 공고했다. 자진 신고자에게는 해당 법률의 의무 위반에 따른 벌칙이 면제되지만, 개인 사육이 금지된 동물(앵무새를 제외한 사이테스 포유류·조류 전종 해당)을 사육하는 경우에는 몰수 조치가 가능하다. 이 공고에 따르면 삼순이는 '사이테스 부속서 Ⅱ'에 해당하는 종으로 개인 사육이 불법이다. 그런데 사육이 불법인 것보다 더 큰 문제는 개인을 대신하여 이런 동물들을 보호해줄 시설이 없다는 것이다.

방송에서 언급됐듯이 삼순이의 가족은 긴꼬리원숭이 사육이 불법임을 알게 된 후 자진 신고를 위해 서류를 접수했다. 그 후 아무런 조치가 없어 당사자가 환경부에 문의를 해보니, 불법으로 사육되던 동물을 보호할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환경부가 전국의 동물원에 협조를 요청한 상태였다. 하지만 동물원 역시 그런 동물을 모두 받아주기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새로운 집을 찾느라 어려움을 겪은 것은 삼순이만이 아니다. 애완동물로 사육되다가 길에 유기되어 구조되는 야생동물이 늘고 있다. 삼순이와 마찬가지로 이런 동물은 야생성을 잃어 사람의 보호가 필요하지만, 구조돼도 갈 곳이 없다. 동물원이 사육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동물의 왕국'이라는 경기도의 사설 동물원은 동물들을 감당하지 못해 소유권을 포기했는데 새집을 찾지 못해 동물들이 8개월 동안 방치됐다. 경영난 끝에 지난 10월 폐업한 강원도 원주의 치악 드림랜드의 동물들도 새집을 찾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았다. 

이에 지난 6일, '동물을 위한 행동'은 갈 곳 없는 야생동물 전문 보호 시설의 건립을 요청하는 서신을 윤성규 환경부 장관에게 발송했다. 서신에는 버림받은 야생동물을 보호할 공간이 없어 환경청 직원들이 전국의 동물원에 구걸을 하다시피 하며 협조를 요청하는 현실이 지적됐다. 또한 동물원은 각자의 비전에 따라 동물원 고유의 기능을 수행해야 하며 갈 곳 없는 동물을 받아주는 보호소 역할을 하기가 어렵다는 점, 대부분의 동물원이 동물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포화상태라는 점이 언급됐다. 따라서 야생동물 전문 보호시설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또 다른 삼순이가 생겨나지 않기 위해

2012년 겨울, '동물을 위한 행동' 회원들과 함께 치악 드림랜드를 방문했을 때 만났던 나귀. 공허한 동물원에서 무료했는지 방문객들에게 많은 관심을 보였던 이 나귀는 지금은 세상에 없다고 한다. 치악 드림랜드는 지난 10월 폐업했다.
▲ 강원도 원주의 치악 드림랜드의 나귀 2012년 겨울, '동물을 위한 행동' 회원들과 함께 치악 드림랜드를 방문했을 때 만났던 나귀. 공허한 동물원에서 무료했는지 방문객들에게 많은 관심을 보였던 이 나귀는 지금은 세상에 없다고 한다. 치악 드림랜드는 지난 10월 폐업했다.
ⓒ 조세형

관련사진보기


"아이고, 내가 못할 짓을 했다. 미안해... (너를) 왜 데리고 왔니, 내가..."

삼순이를 동물원에 보내기 전, 문수인씨는 눈물을 흘리며 이렇게 중얼거렸다. 11년 동안 애지중지한 가족 같은 동물을 감당하기 어려워 동물원에 보낸 안타까운 사연은 이색 애완동물이 인간의 가족이 되기 어려운 현실을 보여준다. 비록 시작은 새끼 원숭이를 죽음으로부터 구해 주려는 이타심에서 비롯됐지만, 삼순이의 이야기는 이색 애완동물 사육의 문제점을 잘 드러내고 있다.

방송에도 책임이 있다. <TV 동물농장>은 동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방송 프로그램으로, 우리 사회에서 동물에 대한 우호적인 시각이 형성되는데 크게 이바지해왔다. 그러나 가정에서 사육되는 야생동물을 귀엽고 신기한 존재로만 부각해 이색 애완동물에 대한 환상을 부추기고, 지나친 의인화로 동물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확산시켰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동물을 위한 행동'과 '슬픈 과학자'가 작년에 보고서를 발간한 것도 이런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 삼순이를 둘러싼 이번 논쟁과 관련하여 '동물을 위한 행동'은 "<TV 동물농장>이 시청자에게 야생동물에 대한 왜곡된 시각을 전달해왔으며 이에 대해 많은 항의를 해왔지만 전혀 변화가 없다"고 비판했다. 

먼 이국에서 온 삼순이는 우리 사회에 무거운 과제를 남겼다. 야생동물을 소유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시민들의 각성, 야생동물을 보호하는 법을 제대로 실현하기 위한 시설을 갖추려는 정부의 결단, 동물에 대한 올바른 시각을 전달하기 위한 방송의 노력이 필요하다.

동물원에서 자신이 처한 낯선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 듯 어리둥절한 삼순이. 'TV 동물농장'의 한 장면.
 동물원에서 자신이 처한 낯선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 듯 어리둥절한 삼순이. 'TV 동물농장'의 한 장면.
ⓒ SBS

관련사진보기


'동물을 위한 행동'이 윤성규 환경부 장관에게 보낸 서신 전문
존경하는 윤성규 환경부 장관님께

학대받거나 몰수·유기되거나, 소유권을 포기하여 갈 곳 없는 사육된 야생동물(captive animals)을 위한 쉼터를 만들어주세요!

우리는 '동물을 위한 행동'이라는 동물원 전문 단체의 회원들입니다. 동물을 위한 행동은 2012년 동물원 동물(갇힌 야생동물 captive animals)의 복지와 상업적 쇼를 반대하기 위해 설립된 국내 최초의 전문단체입니다.

우리 활동가들은 2012년부터 전국의 동물원을 조사하였습니다. 그 와중에 원주에 있는 드림랜드라는 부도난 동물원에서 열악한 환경에 방치되어 굶고 있는 동물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중 크레인이라는 호랑이는 ('작별'이라는 다큐멘터리에 등장했던) 박원순 시장님의 배려로 서울동물원으로 갈 수 있게 되었으나 나머지 동물들은 3년간 사실상 방치 상태에 있었습니다. 우리 활동가들은 동물원에 대한 통합적인 법이 없어 부도가 나거나 동물원이 제대로 운영되지 못했을 때 이를 저지하거나 관리 감독할 수 없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 국회에 청원운동을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장하나 의원에 의해 동물원 법이 발의되었으나 이는 국회 소위원회조차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업자들은 동물원을 규제만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동물원에 살고 있는 동물들은 이윤을 만들어내는 자원이기 전에 살아있는 생명입니다. 업자들이 돈벌이를 위해 우후죽순으로 동물원을 만들고 제대로 운영하지 못해 방치하고 버리는 일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최근 10월 28일 드디어 드림랜드는 문을 닫았지만 남아있는 동물들은 갈 곳이 없어 환경청과 강원도청은 매우 난감한 처지에 있었습니다.

이뿐이 아닙니다. 최근에는 일산에 있는 '동물의 왕국'이라는 동물원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좁은 철창 안에 갇힌 반달가슴곰은 개 사료를 먹으며 정형 행동을 반복하고 있었고 원숭이 우리 안의 사료통 안에는 배설물이 가득했습니다. 동물원 주인은 이를 감당하지 못하자 정부에 기증하고 소유권을 포기했으나 환경청은 이 동물들을 데려다 놓을 곳이 없어 8개월 동안 방치하였습니다. 결국 반달가슴곰과 원숭이는 한 동물원이 받아줘 그곳으로 이송되었으나 이 과정에서 환경청 직원들의 고충이 많았습니다.

최근 야생동물의 개인 거래가 늘어나자 환경부는 불법 야생동물 소유자에 대한 자진신고 기간을 가졌습니다. 자진신고 기간이 끝나면 단속하겠다는 입장이나 환경부 직원들의 고민은 바로 이것입니다. "불법 개체가 나타나 법에 따라 몰수하려고 해도 갈 곳이 없다. 어떤 동물이 나타날지 겁이 난다."

정부가 운영하는 동물보호소는 지자체마다 있는 유기동물 보호소와 다친 야생동물을 구조 후 치료, 재활하는 야생동물 구조센터가 전부입니다. 이 보호소들의 재정과 운영 현실도 열악하지만 급증하는 야생동물 거래와 동물원의 증가에 따라 새로운 형태의 동물보호소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지금도 환경청 직원들은 동물원이 문을 닫거나 소유자가 소유권을 포기하거나 불법 거래에 의한 야생동물이 유기되어 발견되었을 때 이를 보호할 공간이 없어 여러 동물원에 구걸하다시피 전화를 하는 상황입니다. 이런 일시적인 방법은 장기적으로 옳지 않습니다. 동물원은 각자의 명확한 비전을 세우고 동물원 고유의 기능으로 발전해야 하며 단순히 갈 곳 없는 동물들을 받아주는 곳의 기능만 하기는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지금 대부분의 동물원은 포화상태입니다.

자식들에게 재산을 물려주지 않고 사회에 환원하며 민간단체에 기부하는 시민이 많은 서구사회에는 이른바 '야생동물 쉼터(생츄어리)'를 민간단체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부의 규모가 크지 않고 대부분 시민단체가 시민들의 작은 기부로 운영되는 우리나라에서 민간단체가 쉼터를 마련하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현재 정부의 예산을 들여 운영하는 동물보호소는 전국의 유기동물보호소와 야생동물 구조센터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동물의 변화하는 상황은 새로운 형태의 보호소가 필요합니다. 학대받거나 몰수·유기되거나, 소유권을 포기하여 갈 곳 없는 사육된 야생동물(captive animals)을 위한 쉼터입니다. 동물의 복지란 동물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정신적 육체적 고통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배려할 때 실현 가능합니다.

환경부에서 적극적인 예산 수립과 설립 추진을 진행해 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15년 11월 6일

동물을 위한 행동 회원 일동

※ 제2의 삼순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독자 여러분의 동참을 호소합니다. 야생동물 보호소 건립 추진을 요청하는 메시지를 환경부 장관님에게 남겨주세요. 환경부 열린 장관실·환경부 장관의 페이스북·트위터를 통해 메시지를 전할 수 있습니다.

http://www.me.go.kr/minister/web/index.do?menuId=373
https://www.facebook.com/ecosky58?fref=photo
https://twitter.com/eco_sky58



○ 편집ㅣ김준수 기자

덧붙이는 글 | 조세형 시민기자는 '동물을 위한 행동'의 활동가입니다.



태그:#SBS , #삼순이, #긴꼬리원숭이, #게잡이원숭이, #이색 애완동물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