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북경에 거주하는 중국인 손(孫·29세)씨, 그녀의 직업은 한국 유학을 꿈꾸는 중국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한국어 강사다.

시간당 100위안(약 1만8천 원) 남짓한 금액을 받고 일종의 아르바이트인 과외 교사 일을 병행하고 있지만, 그녀의 한 달 월급은 불과 4000위안(약 72만 원)을 조금 넘어서는 수준에 불과하다.

내년이면 서른 살을 맞는 그는 지금껏 부모님의 경제적인 지원으로 어려움 없이 생활했지만, 최근 다시 높게 오른 베이징 부동산 가격에 타향살이를 접고, 고향인 호남성(湖南省)으로 돌아가야 할지를 고민 중이라고 했다.

그는 현재 룸메이트와 함께 월 3400위안(약 61만2천 원)의 작은 월세 집에 거주하고 있지만, 사실상 그녀의 한 달 지출액이 수입을 넘어서는 일이 더욱 잦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집세뿐만 아니라, 하루 식비를 포함한 한 달 생활비는 그가 가장 쉽게 사 먹을 수 있는 값싼 음식인 계란 볶음밥(10위안, 약 1800원)으로 삼시세끼 식사를 한다고 해도, 고공 행진을 지속하는 부동산 매매가와 덩달아 높게 뛴 월세가를 감당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다음 달로 다가온 집 재계약 날짜에 맞춰 집 주인으로부터 인근 지역 시세에 맞춰 해당 아파트 월세가를 4000위안(약 72만 원)으로 인상하겠다는 통보를 받은 상태다.

이처럼 중국 대도시의 부동산 가격이 기록적인 상승곡선을 그리는 사이, 꿈을 찾아 대도시로 몰려온 중국의 많은 젊은이들의 생활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최근 5년여 사이 크게 오른 부동산 가격 탓에 더 이상 젊은이들이 직접 돈을 모아 집을 구매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워 보일 지경이다.

최근 중국의 대표적인 부동산 그룹인 리엔찌아(lianjia·緣家)에서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올 초 중국의 수도 베이징의 부동산 매매가는 1㎥당, 3만8000위안(약 684만 원, 평당 252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9월 대비 1.23%, 지난해 같은 동기 대비 10.1% 상승한 수치다.

더욱이 북경에서는 최고의 교육지구로 분류, 한국의 대치동과 비교되는, 하이뎬취(海定區) 중관촌(中关村)일대의 부동산 매매가격은 1㎥당 5만9990위안(약 1079만 원, 평당 32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역 일대에 최근 새롭게 들어선 신규 아파트 단지의 매매가는 무려1260만 위안(약 22억 6800만 원)까지 치솟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중국 정부의 침체된 부동산 경기 부흥 정책에 따라, 베이징 일부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고공 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탓이다.

대대적인 '도시화' 방침, 집값 상승 원인으로

 베이징 하이디엔취 거주지역의 한 아파트에 부착된 아파트 월세가격표와 1304호 방이 비어있으니 월세를 내놓겠다고 써놓은 안내문. 해당 방은 지난 7월 이후 높은 월세가로 인해 지속적으로 방이 비어있는 상태다.
 베이징 하이디엔취 거주지역의 한 아파트에 부착된 아파트 월세가격표와 1304호 방이 비어있으니 월세를 내놓겠다고 써놓은 안내문. 해당 방은 지난 7월 이후 높은 월세가로 인해 지속적으로 방이 비어있는 상태다.
ⓒ 임지연

관련사진보기


중국 정부는 이 같은 집값 상승 원인으로 원유, 원자재, 인건비 등의 상승이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원인으로 작용했으며, 가속화 된 도시화 과정에서 많은 수의 농민이 도시로 이주한 것 역시 집값 상승에 한 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그런데도, 중국 정부는 지난 3일 제13차 5개년계획(十三五計劃)의 주요 항목으로 '도시화' 의 지속적인 추진계획을 포함시켰다.

일명 '스산우계획(十三五計劃)이라 불리는 해당 국가신형도시화계획(2014~2020년)에는 오는 2020년까지 중국 전체 인구 가운데 45% 가량을 도시에 집중시킨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13년 기준 중국 전체 인구 중 35.9%에 달했던 도시 거주 인구수를 매년 1.3%(약1600만 명)가량 씩 늘려가겠다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과거 해당 도시 지역에서 출생하거나 경제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갔다는 명확한 증거가 없이는 부여되지 않았던 '도시호적'을, 정부는 해당 기간 동안 도시 취업자, 제대 군인, 농촌 출신이지만 도시에서 학업을 이어가는 학생 등 약 1억여 명에게 발급할 방침이다.

하지만 도시에 거주하는 대부분의 인구가 지금껏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지 못한 채, 도시의 이방인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정부의 대대적인 '도시화' 방침은 오히려 집값 상승 등 사회문제를 불러일으키는 부작용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이 거세다.

"21년째 일해도 월급 38만원... 내 집 마련 꿈도 못 꿔"

 중국 최대 부동산 업체 리엔찌아의 모습
 중국 최대 부동산 업체 리엔찌아의 모습
ⓒ 임지연

관련사진보기


실제로, 도시에 거주하는 상당수 일반 임금근로자의 임금 수준은 몇 년 사이 급격하게 성장한 부동산 가격의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지난 9월 28일 중국 정부 인사부가 발표한 내년도(2016년) 중국 전역 24개 지구의 최저임금 수준은 선전(深圳)이 2030위안(약 36만 원)으로 가장 높고, 상하이가 2020위안, 관둥(關東)이 1895위안(약 34만 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베이징의 월 최저임금은 1720위안(약 31만 원)으로 6위에 그쳤다.

중국의 대표적인 경제 리포트인 '후룬 리포트(胡润百富, Hurun Report)'는 중국 국가통계국의 수치를 인용해 중국 대도시 거주 임금 근로자의 평균 임금선이 6000~7000위안이라고 최근 발표했다. 하지만 이러한 고임금 근로자들의 생활상보다, 중국 인사부가 발표한 내년도 최저임금이 어쩐지 더욱 피부에 와닿는 느낌이다.

중국의 유명 구직 사이트에 게재된 한 외식업체의 전문매니저 월 평균 임금은 3000위안(약 54만 원)을 밑도는 수준이다. 해당 업체는 한국에도 체인점을 낸 중국의 유명 외식업체로 전문 매니저 1인이 하루 평균 8시간, 일주일 5일간, 한 달 평균 20일을 근무했을 때 받을 수 있는 금액은 3800위안(약 68만 원), 일반 조리원의 급여는 2500~3000위안(약 45만 원~54만 원)에 불과하다. 이는 이 업체가 사원 모집을 위해 온라인에 정식 공시한 공개 모집 란에 게재된 금액이다.

중국의 수도 베이징을 거점으로 발간되는 지역일간지 신경보(新京報)가 올 하반기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중국은 최근 5년간 전세계에서 집값 상승 속도 1위. 같은 기간, 부동산 가격은 무려 120.8% 상승했다. 같은 시간 전세계 부동산 가격 상승률인 0.5% 비교해도 큰 차이다.

신경보(新京報) 보도에 따르면, 지난 10월 초 발표된 중국 국무원의 대도시 부동산 부양정책에 따라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 거주자의 경우 부동산 구입 시 최대 200만위안(3억6천만 원)까지 대출 받을 수 있도록 대출 한도가 한껏 높아졌다. 이는 대도시 기준, 비교적 저렴한 가격의 소규모 공동주택 평균 매매가격이 200만 위안이라는 정부 기준에 따라 산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서 발표한 지난해 기준 4년제 대학 졸업 출신자들의 평균 임금 수준은 3000~4000위안(54만 원~72만 원)이다. 이 기준에 따라, 가구당 월평균 소득이 8000위안(약 144만 원)인 20~30대 부부가 200만 위안(약 3억6천만 원)의 소규모 일반 주택을 구입하고자 할 경우, 숨만 쉬고 25년을 살아야 내 집 마련이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베이징 하이디엔취 건물에 들어선 부동산 업체 모습
 베이징 하이디엔취 건물에 들어선 부동산 업체 모습
ⓒ 임지연

관련사진보기


이 같은 세태에 대해 중국의 최대 SNS인 웨이보(微博)에는 "일반 노동자인 나는 21년째 일하고 있지만, 월급은 2100위안(약 38만 원)밖에 안 된다"며 "아내와, 아이, 노모까지 모시고 1인당 500위안 남짓 되는 금액으로 살면서 내 집 마련은 생각조차 못하는 꿈이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웨이보 사용자는 "우리 같은 일반 노동자들은 고작 월 평균 1800위안(약 32만 원)을 받는다"며 "정부의 공식적인 임금통계를 믿어야 한다면 분명, 나는 중국인이 아니다"고 정부의 공식 통계를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까지 보이고 있다.

현지에서 매년 무섭게 치솟는 중국의 부동산 가격과 꿈을 안고 대도시로 상경하는 수많은 청년들의 모습 앞에서, 한국 청년들의 모습이 문득 떠오른다.

중국 정부는 매년 고공행진을 하는 경제 성장 곡선 뒤에, 내 집 마련이라는 소박한 꿈 조차 이루기 힘들어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야 하는 처지에 있는 청년들을 위해 하루 빨리 현실적인 임금 정책과 부동산 대안을 내놓길 소망한다.

○ 편집ㅣ홍현진 기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가깝고도 먼 나라, 중국 베이징에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