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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뷰(OhmyView)>는 소비자 입장에서, 소비자의 눈높이로 제품을 꼼꼼히 따져봅니다. 대상은 따로 없습니다. 자동차든, 휴대폰이든, 금융상품이든...가장 친소비자적인 시각을 전달하려고 합니다. 또 이 공간은 각 분야에 관심있는 전문블로거나 시민기자 등 누구에게도 열려있습니다. [편집자말]
넥서스5X(왼쪽)와 아이폰6S로 실내에서 촬영한 사과 사진. 아래는 확대 사진.(무플래시, 무보정)
 넥서스5X(왼쪽)와 아이폰6S로 실내에서 촬영한 사과 사진. 아래는 확대 사진.(무플래시, 무보정)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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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카메라 성능은 숫자로 따질 수 없다. 애플 아이폰은 오랫동안 단 800만 화소 카메라로 2000만 화소를 넘나드는 경쟁 제품을 따돌렸다. 더구나 1200만 화소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아이폰 6S에 구글과 LG전자가 만든 넥서스5X가 감히 도전장을 냈다.

서울, 안동, 제주 찍고 소백산 정상까지. 지난 2주일 동안 넥서스5X 리뷰용 제품을 빌려 전국을 누볐다. 스마트폰, 특히 카메라 필드 테스트에 좋은 조건이었다. 아쉽지만 비교 상대는 평소 쓰던 애플 아이폰6였다. 다만 지난달 23일 국내에 출시된 아이폰 6S도 전시장 안에서 간단히 비교해볼 수 있었다. 과연 50만 원대 '반값 스마트폰' 넥서스5X가 100만 원대 아이폰 6S의 경쟁 상대가 될 수 있을까?

[1라운드-서울] 넥서스5X 대 아이폰6S, 애플-로즈 대결

"스마트폰 카메라가 거기서 거기죠."

한 통신사 홍보팀에서 일하는 카메라 애호가 말이다. 이른바 '폰카' 성능이 서로 비슷비슷하다는 얘기다. 과연 그럴까?

지난달 20일 국내 출시된 넥서스5X는 구글 안드로이드 마시멜로(6.0버전) 운영체제가 처음 들어간 레퍼런스 스마트폰으로 LG전자에서 만들었다. 구글코리아에서 빌린 리뷰용 제품은 16GB 블랙 모델로 출고가는 50만8000원이다. 아이폰6S 16GB 모델 출고가가 80만~90만 원대인 걸 감안하면 거의 반값이다.

'기준'을 뜻하는 레퍼런스란 말대로 넥서스5X는 스마트폰 제조사나 통신사 영향을 최대한 줄이고 구글 운영체제에 최적화시켰다. 덕분에 통신사-제조사 붙박이 앱(응용 프로그램)과 불필요한 기능들이 빠져 가격도 착한 편이다. 전작인 40만 원대 넥서스5는 지난 2년 동안 450만 대가 팔릴 정도로 꾸준한 인기를 끌었다(관련기사: 50만 원대 넥서스5X, '반값 스마트폰'은 없다?).

넥서스5X의 첫 비교 상대는 지난달 23일 국내에 나온 아이폰6S였다. 아이폰6S 카메라는 후면 1200만 화소, 전면 500만 화소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후면 1230만 화소, 전면 500만 화소인 넥서스5X와 비슷하다.

다만 넥서스5X 이미지센서 크기는 1.5마이크론 픽셀, 조리개 수치는 F/2.0여서 어두운 실내 촬영에 유리하다. 일반적으로 이미지센서 크기가 크고 조리개 수치가 작을수록 성능이 우수한데 아이폰6S는 1.2마이크론 픽셀에 F/2.2, 삼성 갤럭시S6는 1.12마이크론 픽셀에 F/1.9다.

아이폰6S+(왼쪽)과 넥서스5X로 실내에서 촬영한 장미 화분 사진. 아래는 확대 사진.(무플래시, 무보정)
 아이폰6S+(왼쪽)과 넥서스5X로 실내에서 촬영한 장미 화분 사진. 아래는 확대 사진.(무플래시, 무보정)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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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이동통신사 매장에 전시 중인 아이폰6S와 비교하다 보니 실내에 있는 사과와 장미 화분을 비교 촬영했다. 먼저 800만 화소인 아이폰6와 1200만 화소인 아이폰6S를 비교했을 때는 사진 품질 면에서 아이폰 6S가 확실히 우세해 보였다. 반면 넥서스5X와 아이폰6S는 색감이나 밝기 외에 품질 차이는 크게 느낄 수 없었다.

같은 풀HD 화면상으로 나타난 결과물은 아이폰6S+ 사진이 좀 더 밝았지만 넥서스5X 사진 쪽이 명함 대비가 더 분명해 보였다. 결과적으로 실내 촬영만으로 두 카메라의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다.

[2라운드-안동] 240도 대 360도, 파노라마 사진 대결

지난달 24일 경북 안동 하회마을에서 본격적인 야외 테스트를 진행했다. 하회마을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부용대에서 파노라마 사진 촬영에 도전했다. 넥서스5X와 아이폰6 모두 파노라마 촬영 기능을 제공하지만 방식은 조금 달랐다. 아이폰6은 가운데 화살표가 중심선을 벗어나지 않도록 카메라를 움직여가며 피사체를 연속으로 담는다. 최대 240도까지 촬영할 수 있고 적당한 위치에서 끊을 수도 있다.

반면 넥서스5X는 여러 장의 사진을 이어붙이는 방식이다. 카메라 초점에 해당하는 바깥 원을 연이어 나타나는 중심원 하나하나에 맞추는 형태로, 최대 360도까지 돌려가며 촬영할 수 있다. 대신 아이폰6는 파노라마 촬영을 마치자마자 바로 결과물을 볼 수 있는 반면, 넥서스5X는 촬영한 사진들을 조합하는 과정을 거쳐 1~2분 정도 지나야 한다.

경북 안동시 부용대에서 본 안동 하회마을 전경 파노라마 사진. 위 아이폰6, 아래 넥서스5X.
 경북 안동시 부용대에서 본 안동 하회마을 전경 파노라마 사진. 위 아이폰6, 아래 넥서스5X.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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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넥서스5X는 '포토 스피어(구형)' 기능도 제공하는데, 촬영자를 둘러싼 상하좌우 360도를 모두 한 사진에 담을 수 있다. 촬영 방식은 파노라마 사진과 비슷한데, 좌우뿐 아니라 위 아래까지 확장한 형태다.

아래는 경북 안동시에 있는 경북도청 신청사 전경 사진으로, 넥서스5X로 보면 마치 현장에서 카메라를 통해 들여다보는 듯 착각하게 만든다. 파노라마 촬영도 두 제품 나름의 장단점이 엇갈려 이번에도 무승부.

경북 안동시 경북도청 신청사. 넥서스5X로 촬영한 360도 파노라마 사진(위)과 포토 스피어 사진(아래)
 경북 안동시 경북도청 신청사. 넥서스5X로 촬영한 360도 파노라마 사진(위)과 포토 스피어 사진(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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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라운드-제주] 16:9 화면비, 숨어있는 1인치를 찾다

아이폰 카메라를 쓰면서 큰 불만 가운데 하나는 사진 화면비다. 아이폰5 이후 화면비가 HD에 맞춰 16:9로 바뀌었지만, 스틸 사진만은 여전히 4:3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넥서스5X에선 4:3과 16:9 화면비를 모두 선택할 수 있다. 16:9 사진은 최대 830만 화소를 넘을 수 없지만, 스마트폰 화면에 꽉 차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넥서스5X의 16:9 사진은 지난달 27일 제주 카카오 스페이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현장에서 능력을 십분 발휘했다. 아이폰6으로는 좌우로 길쭉한 스페이스닷원 건물 전체를 한 화면에 담기 쉽지 않았는데, 넥서스5X는 같은 위치에서도 좀 더 폭넓은 화면을 담을 수 있었다.

제주 카카오 스페이스닷원. 위 아이폰6 800만 화소 4:3 사진, 아래 넥서스5X 800만 화소 16:9 사진.
 제주 카카오 스페이스닷원. 위 아이폰6 800만 화소 4:3 사진, 아래 넥서스5X 800만 화소 16:9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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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스페이스닷원 입구에서 노트북을 든 돌하루방을 찍는데, 16:9인 넥서스5X 사진 오른쪽 끝에는 기자간담회 행사장 입구까지 보인다.

숨 가쁜 취재 현장에선 사진 품질 못지않게 순발력이 생명이다. 카메라 구동 속도는 넥서스5X가 한 발 빨랐다. 넥서스5X는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도 전원 버튼을 두 번 연속 누르면 카메라가 바로 가동됐다. 아이폰6도 잠금 화면 상태에서 오른쪽 아래 카메라 아이콘을 들어 올리면 되지만, 일단 화면은 켜야 한다. 결국 이날 제주에선 아이폰6보다는 넥서스5X로 찍은 사진이 더 많았다.

[4라운드-소백산] 야경이 밝다고 아름다운 건 아니다

마지막 대결은 지난달 29일 해발 1380m 소백산 연하봉에 있는 소백산 천문대에서 진행됐다. 낮보다 밤이 아름다운 이곳에서 야경 촬영 대결은 피할 수 없었다. 아쉽게도 한밤이 되면 칠흑 같이 어두워지는 탓에 해넘이 촬영으로 만족해야 했다.

경주 첨성대를 본 따 만든 소백산천문대 첨성관을 배경으로 지는 해를 담았다. 넥서스5X로 찍은 사진이 더 밝긴 하지만 전체적인 색감은 아이폰6로 찍은 사진이 좀 더 아름다웠다. 카메라 성능을 숫자로 말할 수 없듯, 결과물에 대한 평가도 저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소백산 천문대 해넘이. 위 아이폰6 800만 화소 촬영(F/2.2), 아래 넥서스5X 1200만 화소 촬영(F/2.0)
 소백산 천문대 해넘이. 위 아이폰6 800만 화소 촬영(F/2.2), 아래 넥서스5X 1200만 화소 촬영(F/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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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 동영상 비교는 하진 못했다. 아이폰6S와 넥서스5X 모두 4K 동영상 촬영을 지원한다. 다만 넥서스5X의 경우 아이폰과 달리 동영상 촬영 도중 스틸 사진 촬영이 안 되는 게 아쉽다.

결과적으로 카메라 성능만 놓고 봤을 때 두 제품의 우열을 가리긴 어려웠다. 물론 아이폰6S의 경우 '움짤' 촬영용 라이브 포토 기능이 추가됐고, 슬로모션이나 타임랩스 기능 등도 우수하다.

'밀리언셀러' 넥서스5에 이어 아이폰6S 아성에 도전

구글 넥서스5X 대 애플 아이폰6S 사양 비교
 구글 넥서스5X 대 애플 아이폰6S 사양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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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서스5X에는 사진이나 영상을 관리하는 갤러리가 따로 없었다. 대신 온라인 사진 무료 저장(클라우드) 서비스인 '구글 포토' 앱으로 사진·영상 관리를 일원화했다. 덕분에 넥서스5X로 찍은 사진도 PC나 아이폰에서 확인해 볼 수 있었다. 구글이 1장당 2~3MB 정도인 고용량 사진과 4K 동영상 촬영에도 16GB 모델을 낸 이유도 '구글 포토' 때문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10GB 용량 가운데 지난 2주 동안 절반 가까운 5GB를 사용했다. 어쨌든 보관함에 저장된 사진과 영상을 꾸준히 지우는 불편은 어쩔 수 없다.

넥서스5X에 처음 들어간 지문 인식 기능도 아이폰6 터치 센스 못지않게 인식 속도도 빨랐고 오인식률은 낮았다. 다만 아이폰은 지문 인식 센서가 앞면 아래쪽에 있어 엄지, 검지, 중지 등 다양한 손가락을 등록해 사용할 수 있는 반면, 넥서스5X 센서는 케이스 뒷면 윗쪽에 있어 양쪽 검지 정도만 쓸 수 있었다. 또 홈 버튼을 누르면 자연스럽게 지문 인식이 되는 아이폰과 달리 넥서스5X 지문 인식 센서는 버튼 기능이 따로 없어 조금 어색했다.

지난 2013년 지문 인식 센서가 처음 들어간 아이폰5S와 삼성 갤럭시S4, 갤럭시노트3 같은 쟁쟁한 제품들이 쏟아졌지만, <오마이뷰>에서 뽑은 올해의 스마트폰은 구글과 LG전자가 만든 '넥서스5'였다. 당시 넥서스5는 40만 원대 보급형 모델이었지만 당시 90만 원대 프리미엄급 못지않은 성능을 갖춰 높은 '가성비(가격 대 성능 비율)'를 인정받았다(관련기사: 아이폰-갤럭시 미안하다, 난 넥서스5 편이다).

2년 만에 나온 넥서스5X는 50만 원대로 가격이 오른 데다 다른 프리미엄 폰 가격이 70만 원대까지 떨어진 탓에 가성비가 예전 같지 않다. 다만 카메라, 지문인식 등 전반적 성능이 향상됐고 아이폰6S는 여전히 100만 원대를 넘나드는 고가여서 올해도 강력한 '올해의 스마트폰' 후보임은 분명하다.

○ 편집ㅣ박순옥 기자



태그:#넥서스5X, #아이폰6S, #구글, #애플, #L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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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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