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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광장 주변에는 무엇이 있을까?

중앙광장의 구시청
 중앙광장의 구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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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광장은 구시가지의 중심으로 주변에 구시청, 궁전, 대주교관 등 유명 건물이 모여 있다. 그 중 가장 유명한 것이 구시청이다. 이것은 12세기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한 고딕식 건물로, 시청으로 사용된 것은 1434년부터다. 먼저 왼쪽의 노란색 탑이 고딕식으로 지어졌고, 1442년 건물을 확장하면서 전체를 후기 고딕식으로 고쳐지었다. 16세기 중반에는 르네상스 양식이 도입되었고, 1586년 지진으로 탑이 무너지기도 했다.

1733년에는 시청이 불탔고, 바로크 양식으로 다시 짓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19세기까지 진척이 없자 시는 1867년 시청 남쪽에 있는 아포니궁(Apponyi-Palais)을 구입해 이전했다. 그리고 1년 후 구시청을 복원해 시립박물관으로 만들었다. 1911-12년에는 건물의 동남쪽 부분을 고쳐 현재에 이르고 있다. 2005-07년 사이에는 건물 보수와 이 지역에 대한 고고학적 발굴이 이뤄져, 기원전 500년 전후 철기시대 유물이 발견되기도 했다.

막시밀리안 분수
 막시밀리안 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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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광장의 막시밀리안 분수는 1572년 헝가리왕인 막시밀리안 2세의 주문으로 만들어졌다. 이것은 현재처럼 관광용이 아니라 시민들에게 물을 공급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한다. 분수의 상단에는 전투복장을 한 막시밀리안이 있는데, 그것은 그가 이 도시를 구원하고 보호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막시밀리안 2세를 사랑하고, 중앙광장의 중심에 막시밀리안 동상을 세우게 되었다고 한다.

중앙광장 주변에는 바로크와 로코코 양식의 건물이 많은데, 그것은 이들 대부분이 18세기에 재건되었기 때문이다. 에스테르하지궁에는 프랑스와 그리스 대사관이 들어서 있고, 팔루기아이궁에는 금융기관이 들어서 있다. 이곳 중앙광장에서는 시티투어 버스가 출발하고, 축제와 공연이 열린다. 그리고 부활절과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공개적인 시장이 열리기도 한다.

프리마치알 광장에는 또 어떤 건물과 인물이...

문화회관
 문화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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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중앙광장에서 프리마치알 광장으로 이동하다 보면 문화회관(Old Town Hall)을 만날 수 있다. 이 건물은 구시청과 함께 역사가 가장 오래된 건물이다. 13세기 시장관사로 지어졌으며, 처음에는 로마네스크 양식이었다고 한다. 거기에 웅거 하우스, 파버 하우스가 덧붙여 지어졌고, 15세기에는 신고딕 양식의 라디스라브 교회가 들어서기도 했다. 1581년에는 르네상스 양식의 아케이드가 만들어져 복합건물이 되었다.

1868년 이 건물에는 시립박물관이 들어왔고, 이후 시의 중요한 문화행사들이 이곳에서 열리고 있다. 이 건물은 르네상스 양식의 안마당이 아주 인상적이다. 이곳은 또 문화회관답게 마당에 피아노가 있어서 지나가는 사람들이 연주를 하기도 한다. 브라티슬라바, 처음 찾는 도시지만 매력이 있다. 나와 아내는 이제 프리마치알 광장에 있는 대주교관으로 향한다.

대주교관 안마당의 성 조지 분수
 대주교관 안마당의 성 조지 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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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교관은 1778-1781년 에스테르곰(Esztergom) 대주교의 거처로 만들어졌다. 건물은 고전주의 양식으로 지어졌으며, 지붕에는 추기경을 지낸 사람들의 조소상이 세워져 있다. 실내에는 17세기 영국에서 만들어진 태피스트리가 장식되어 있다. 1805년 12월에는 이 건물에 있는 거울의 방에서 프랑스와 오스트리아 간에 브라티슬라바 조약이 맺어졌다. 1903년 건물에 대한 대대적인 재건과 보수가 이루어졌다.

지금은 이 건물이 시장 집무실로 사용되고, 거울의 방 등에서는 콘서트 등 문화행사가 열리고 있다. 건물의 안마당에는 성 조지(St George) 분수가 있다. 성 조지는 말을 타고 창으로 용을 퇴치하고 있다. 그리고 용은 죽어가면서 입으로 물을 뿜어내고 있다. 성 조지의 용 퇴치전설은 종교개혁으로부터 가톨릭교회를 보호하려는 대주교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한다.

시티투어는 어떻게 진행될까?

브라티슬라바 시티투어 버스
 브라티슬라바 시티투어 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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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티슬라바 구시가지를 다니면서 나는 빨간색으로 된 특이한 차를 볼 수 있었다. 마차 같기도 하고 기차 같기도 하면서 시내를 활보하는 1량과 2량짜리 소형 투어버스다. 이 버스를 이곳 사람들은 프라스포라칙(Prešporáčik)이라 부른다. 관광객들은 이것을 타고 세 코스를 다닐 수 있다. 구시가지 투어, 성곽 투어, 이 두 가지를 결합한 그랜드 투어가 그것이다.

구시가지 투어는 말 그대로 시내 중심지만 도는 코스로 35분 정도 걸린다. 중앙광장에서 출발, 막시밀리안 분수, 성 마틴 성당, 성 클레어 교회, 성 미카엘문, 프란시스코 교회 등을 돌아본다. 성곽 투어는 좀 더 넓은 영역의 시가지를 보고 성채까지 올라가는 60분짜리 코스다. 국립극장을 출발, 삼위일체 교회, 블루멘탈 교회, 중앙은행, 역 피라미드, 정부청사, 대통령궁, 성, SNP다리 등을 본다. 그랜드 투어는 이 두 가지를 합친 것으로 1시간 35분이 걸린다.

성곽투어 코스
 성곽투어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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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투어를 하기 위해서는 시티카드를 사는 것이 가장 좋다. 시티카드는 1일권, 2일권, 3일권 세 가지가 있다. 가격은 1일권이 10€, 2일권이 12€, 3일권이 15€다. 그러면서 15€짜리 3일권을 사면, 25,75€를 절약할 수 있다고 선전한다. 가장 큰 게 시티투어 요금 14€ , 대중교통 요금 10€, 박물관과 미술관 등 입장료가 16.75€다. 어느 도시에서나 자유여행을 할 때는 시티카드를 사는 것이 유리하다. 

브라티슬라바를 거쳐 간 음악가 이야기

브라티슬라바는 음악의 도시로도 유명하다. 이곳을 거쳐 간 음악가로는 모차르트, 하이든, 후멜(Johann Nepomuk Hummel: 1778-1837), 베토벤, 리스트, 루빈슈타인(Anton Rubinstein) 등이 있다. 1762년 12월 6살의 모차르트는 브라티스라바의 벤투르스카(Ventúrska) 거리에서 콘서트를 열었다. 1762년 레오폴트 모차르트는 빈으로의 연주여행을 통해 마차를 구입할 수 있었고, 12월 24일 브라티슬라바를 떠나 빈까지 하루 만에 도착할 수 있었다고 한다.

1820년 리스트가 이곳에서 연주했음을 알리는 동판
 1820년 리스트가 이곳에서 연주했음을 알리는 동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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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테르하지 공작의 궁정 악장으로 고용된 요셉 하이든은 카피툴스카(Kapitulská) 거리에 있는 에스테르하지 공작궁에서 일을 하곤 했다고 한다. 1772년에는 마리아 테레제아 황제의 딸 결혼식 무도회가 이곳 그라살코비치(Grassalkovich)궁에서 열렸고, 그때 오케스트라를 하이든이 지휘했다. 그라살코비치궁은 현재 슬로바키아 대통령궁으로 사용되고 있다.

베토벤도 브라티슬라바를 여러 번 방문한 기록이 있다. 그리고 프란츠 리스트는 브라티슬라바를 가장 자주 방문한 음악가다. 1820년 9살 밖에 되지 않은 리스트는 현재의 대학도서관 자리에서 연주했다. 리스트가 연주했다는 기록을 우리는 도서관 벽에 붙어있는 동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들과 달리 후멜은 브라티슬라바가 교향인 작곡가다. 그는 1778년 이곳 네드발로바(Nedbalova) 거리에서 태어났다.

슬로바키아 국립극장
 슬로바키아 국립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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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생가는 현재 후멜 박물관이 되었다. 러시아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인 안톤 루빈슈타인은 1885년 브라티슬라바를 방문, 후멜 추모음악회를 열었고, 그때 얻어진 수입이 후멜 기념관의 종잣돈이 되었다고 한다. 이처럼 대단한 음악적 전통을 가진 브라티슬라바에는 1920년 슬로바키아 국립극장이 만들어졌다. 이 극장은 1884-86년 흐비에츠도슬라브 광장에 신고전주의 양식으로 지어진 건물을 사용했다. 그리고 2007년에는 두나이 강변에 새로운 건물을 증축했다.  

흐비에츠도슬라브 광장에서 문학을 생각하다

이제 숲이 우거진 흐비에츠도슬라브 광장을 따라 서쪽으로 이동한다. 시내관광의 출발지였던 리브네 광장에서 버스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광장 초입에는 흐비에츠도슬라브(Pavol Országh Hviezdoslav: 1849-1921) 동상이 있다. 처음 들어보는 이름인데, 슬로바키아에서는 아주 유명한 작가였다. 그는 낭만주의 영향을 받은 사실주의자로, 슬로바키아 민중들의 삶에 토대를 둔 시, 소설, 드라마를 썼다고 한다.

흐비에츠도슬라브 동상
 흐비에츠도슬라브 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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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언어와 형식적인 측면에서도 새로운 경지를 개척했다고 한다. 그는 또한 외국문학의 번역에도 힘써 셰익스피어, 괴테, 푸쉬킨 등을 슬로바키아에 소개하기도 했다. 흐비에츠도슬라브, 그는 현재 슬로바키아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다. 이곳 흐비에츠도슬라브 광장에는 안데르센의 동화에 나오는 모티브를 보여주는 동상도 있다. 소녀가 사슴을 감싸고 있는 것으로 보아 <백조왕자>에 나오는 엘리자 공주로 보인다.

이곳 광장에는 체스 놀이를 하는 어른들도 보인다. 이들은 광장 바닥에 만들어 놓은 체스판에 말을 옮기면서 게임에 열중하고 있다. 좁은 실내가 아닌 숲이 울창한 넓은 광장에서 하는 체스놀이, 일종의 신선놀음이다.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른다는데, 그들이 그런 경지 아닌지 모르겠다. 광장을 나온 우리는 이제 두나이강에 놓인 SNP다리를 건너 브라티슬라바를 떠난다. 아무리 봐도 다리 위에 설치된 명물 전망대 겸 레스토랑 UFO가 신기하다.

광장에서 체스 놀이하는 사람
 광장에서 체스 놀이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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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중앙광장, #구시청, #시티투어, #프란츠 리스트, #흐비에츠도슬라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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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분야는 문화입니다. 유럽의 문화와 예술, 국내외 여행기, 우리의 전통문화 등 기사를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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